청춘의 사운드 - 차우진 산문집
차우진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지난 3월 초, 기차여행과 함께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에 가벼운 산문집이나 에세이가 좋을 것 같아, 도서관에서 대출해온 <청춘의 사운드>를 여행 가방에 담아 왔습니다. 여행을 함께하는 동행인도 있었지만 기차를 타고 가는 내내 몇 시간을 음성으로 채울수는 없으니 , 잠시의 수다와 잠시의 잡다한 생각들과 그리고 잠시의 책 넘김을 함께 했습니다. 오랫만에 타는 밤 기차는 꽤나 매혹적이기도 하네요. 스스로 인디 문화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깊이감이  얕다 보니 , 영화나 음악, 공연을 보고 난 후, 제대로 내가 느끼지 못했구나.. 라고 늘 생각을 많이 하기도 합니다. 음악 역시 그러하지요. 얼마전 블로그에도 끄적였던 것처럼 취향이 변한다는 것은, 스스로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겠지요.. 낭랑 18세적에는 랩이 들어간 노래나 발랄한 대중가요에 매료되어 늘, 워크맨과 어쩌면 불법 테이프인 노점의 최신인기 가요 테이프를 사들고는 오래된 카세트에 플레이어를 수없이 했습니다. 아직도 제 방 어느 한 곳에는 오래된, 그동안 내가 좋아했던 가수들의 가요 테이프들이 고스란히 먼지를 머금은채 꽂혀 있어요. 이제는 하나의 추억의 편린이 되어버렸지만.. 급속히 변하는 지금의 현실에서 그리고 그에 따라 나의 감성이나 취향도 급속히 그 발빠름에 맞춰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대중가요를 즐겨 들었던 나는 어느순간, 언제였을지도 모르게 음악적 취향도 인디밴드 음악에 완전히 빠져 있었네요. 대중음악과는 다른 독특한 멜로디와 현실적인 청춘을 노래하는 가사들이 , 제 마음을 움직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노랫 가사말이 재미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의 청춘들, 그러니까 20~30대들이 겪고있는 많은 고민들을 담고있어서가 아닐까 합니다. 이번 산문집 <청춘의 사운드>는  음악 평론가 차우진이 지금의 청춘들에게 전하는 , 그리고 하고자 하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아니 오로지 '음악' 이야기로 텍스트를 꽉 채운 책이였다면, 아마 저도 중간에 읽다가 책을 한 구석에 던져 버렸겠지요. 차우진 평론가는 다양한 장르를 이 책 속에 담고 있습니다.  브로콜리 너마저의 ‘앵콜요청금지’와 ‘보편적인 노래’,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 가을방학의 ‘가을방학’ 등 인디그룹의 음악부터 샤이니의 ‘JOJO’, UV의 ‘집행유애’, 노라조의 ‘카레’,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ABRACADABRA’ 까지 다양한 음악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대비해 지금의 청춘들이 느끼고 있는 사회적인 관점과 청춘들의 입장,관점에서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내고 있습니다. 저는 많은 인디 음악들을 들으면서도 아직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인디밴드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그리고 어느 한 밴드 음악의 음성을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설명함으로써 '도대체 어떤 느낌이지?' 라는 궁금증이 생겨 뮤직 앱을 실행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음악을 좋아하고, 그 중 인디음악을 정말 좋아하는 '나' 이기도 하지만, 늘 표면적으로 들리는 그들의 음성과 멜로디에만 빠져 지낸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들이 사람들에게 또는 자신의 팬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 전하고 싶었던 메세지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스마트폰 플레이 리스트에 수두룩히 담긴 노래들을 전과는 다른 생각과 느낌으로 다시 플레이 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청춘의 사운드>라는 제목처럼 어쩌면 많은 청춘들은 현실에 지친 심신을 조금이나마 음악을 통해 치유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음악이 없는 세상, 노래가 없는 세상은 단연코 한번도 상상해보지 않은 지금, 그것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 적막하고 삭막한 공기를 어떻게 버티고 견뎌 낼수 있을까요..

 

<청춘의 사운드>는 음악에 관심없는 사람이라면 꽤나 지루하고 재미없는 산문집이 될 것입니다. 더욱이 인디음악에 관한 이야기라면 말이지요. 저도 차우진 평론가의 이번 산문집을 읽으면서 공감 백 하는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읽게 된 계기는 인디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을듯한 기대감에서였지요. 분명히 이 이야기는 그러했습니다. 그동안 줄기차게 지겹도록 들어왔던 어느 인디밴드의 노래에 대해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솔솔했지만, 때로는 관심없는 특정 그룹이나 밴드의 이야기에선 건성 건성 텍스트를 눈으로만 훑어내렸으니 말입니다. 이 산문집은 음악에 관해 관심과, 무관심으로 갈라짐으로 호 불호도 또한 명확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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