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라니 합창단, 희망을 노래하다 - 신미식 포토 에세이
신미식 지음 / 끌레마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잘 알지 못했던것 같다. 어렴풋이 그리고 우연히 TV를 통해 가끔 보게되었던 지라니 합창단. 막연히 아프리카 아이들로 이루어진 합창단인가 보다 하고 별로 관심있게 보지 않았던 것 또한 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표지의 눈이 맑은 아이들의 천진한 표정을 보니 그 아이들에 대해 궁금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고로고초 아이들, 캐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 '고로고초' 라는 뜻이 케냐 현지어인 스와힐리어로 '쓰레기'라는 뜻이라고 한다. 일자리도 없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얼마 후 거대한 쓰레기 마을이 만들어 졌다고 한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쓰레기를 뒤지며 생명을 연연해 가고 있었다. 각종 질병, 말라리아 에이즈등으로 인해 부모를 잃고 가족을 잃고, 동생을 먹이기 위해 새벽부터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아이들. 케냐의 대통령 선거시 고로고초 마을을 깨끗한 곳으로 이주시키고 일자리를 지원하겠다는 공약이 나왔지만 그들은 선거가 끝나자 오히려 마을을 강제 철거하겠다며 주민을을 협박했다고 했다. 갈곳 없고 돈이 없고, 삶의 희망마저 없는 이들에게 어떻게 이렇게 간혹한 사형선고같은 통보를 할수 있는걸까? 사진속 오도커니 서 있는 한 남자의 비쩍 마른 모습에 내 마음 한구석이 찡해짐을 느낀다.

 

어떻게 저런 삶속에서 해맑은 미소가 나올수 있는 것일까? 내 스스로에게 자문을 해본다. 내가 만약 고로고초 같은 곳에서 살아가야 한다면 , 나는 저 아이들처럼 해맑은 표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수있을까? 악취와 쓰레기 더미, 그리고 온갖 질병들로 가득한 그곳에서 말이다. 또한 지금 이 글을 읽는 그대들에게도 묻고 싶다. 그대들 또한 이 아이들의 모습을 할수 있을지!

 

그런 그곳에 우연히 임태종 목사가 방문하며 쓰레기를 주워먹던 아이의 모습에 충격을 받아, 고로고초 아이들에게 무언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분이 고심끝에 생각한건 합창단을 만드는것. 삶의 희망이 없는 아이들에게, 희망이란 두 글자를 가슴에 새겨 넣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리키고 희망을 주면서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를 가져다 주었다. 그 아이들은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공연을 한다. 그리고 매년 우리 나라에 찾아와 공연을 한다. 타지에서 , 그리고 심각한 오염으로 숨 쉬기 힘들 정도로 악취가 심한 그곳에서 아이들을 위해 노력한 목사님에 대해 큰 존경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누군가에게서 절대로 희망을 빼앗지 말라. 그가  가진 것의 전부일 수도 있으니 _ 잭슨 브라운 주니어 Jackson Brown Junior



나는 언제나 모든 일의 좋은 면만을 본다. 매사에 걱정거리가 되는 어두운 면만 보는 사람이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비록 엄청난 고통에 짓눌린다 해도, 하늘이 온통 먹구름으로 뒤덮여 한 점도 보이지 않는다 해도 괜찮다. 나는 고통도 낙으로 여기겠다 _ 마더 데레사 Mother Teresa


나 스스로는 늘 분에 넘치게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늘 부족함을 호소하고 있었던것 같다. 저 아이들은 하루 먹는것에 , 하루하루 살아가는것을 걱정하고 힘겨워 하는데, 나는 늘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어했고, 더 많은 것을 필요이상으로 더 가지려 했던 . 늘 이런 책들이나 티비를 통해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그때만큼은 절약하고 아껴쓰자며 늘 다짐의 다짐을 하면서도 그것도 잠시뿐, 또다시 사고싶은것, 가지고 싶은것에 몇번을 망설이다 결국 구입을 하게된다. 이런 내가 지라니 합창단을 보며, 그리고 사진속의 아이들을 보며, 또한번 반성을 하게된다.

 

활자들보다 사진이 더 많은 책이지만, 많은 글이 필요없을 정도로 사진속에서 모든 생각, 감정, 이야기들이 그대로 베어 나오는것 같다. 저자는 사진가이다. 그래서 어쩌면 글을 쓴다는 것은 , 읽는 독자로 하여금 조금은 낯설고 적응하기 힘든. 그래서 약간은 부족한 표현과 저자의 글속에서 좀더 느끼고 싶었던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내게는 약간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무언가 꾸미려는 느낌이, 조금은 표현을 화려하게 하려는 꾸밈을 주려는 불편한 문체들을 접하면서 내 마음까지 불편했던것 같다. 만약 사진과 글 모두 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면 그냥 그런 책 , 이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박혀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글의 부족함을 사진들이 모두 대체해 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내게는 괜찮은 에세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