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쌤의 비밀 상담소 - 사춘기 5, 6학년을 위한
김선호 지음, 신병근 그림 / 노르웨이숲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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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고학년이라 할 수 있는 5,6학년이 되면, 이전과 다른 주제의 고민들이 찾아오게 된다. 나 역시 학생 때 그랬던 것 같다. 고학년 담임 경력이 많은 저자가 5개의 카테고리, 총 28개의 고민을 소개하고 그에 따른 상담을 해주는 형식으로 구성된 책이다.


가장 먼저, 가장 많은 아이들이 고민하고 있을 교우관계와 관련된 고민들과 상담 내용을 소개한다. 그중에는 따돌림과 소문에 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혼자서 끙끙 앓고 속부터 곪아가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 적혀 있다. 2부는 가족과 관련된 고민이다. 엄마의 잔소리부터 부모님의 이혼, 적은 용돈 등에 관한 고민들이 나온다.


3부는 학교생활과 학업에 관한 내용이다. 학교 폭력에 관한 고민도 나온다. 4부는 이성과 관련된 고민. 과연 고학년다운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5부는 자살이나 자해와 같은 조금 무거운 고민도 나온다. 


어리다고 고민마저 어린 것은 아니다. 이렇게 보니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던 아이들도 속으로 저마다 어떤 고민들을 가지고 치열하게 살고있을지 가늠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고민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고민의 경우 주변 어른의 도움을 받아 현명하게 극복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이 그런 아이들에게, 또 그런 아이들의 주변에 머무는 성인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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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부모의 탄생 - 공동체를 해치는 독이 든 사랑
김현수 지음 / 우리학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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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대안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교육자인 저자 김현수가 어렵게 낸 책이다. 2023년, 교육계는 여러 굵직한 사건들을 마주했고, 그 과정에서 교사들이 모여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며 공감과 연대를 하게 되었다. 그 사건의 중심에, 괴물 부모가 있었다.


우리보다 먼저 괴물 부모 문제가 불거진 일본과 홍콩의 사례를 다루고, 우리나라의 사례들도 함께 다룬다. 최대한 덤덤하게 읽던 나는, 37페이지의 학부모 민원 사례를 읽으며 빠르게 뛰는 심박수를 제어하기 어려웠다. 영화 서울의 봄을 볼 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교사들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그날, 서울의 여름...


그저 단순히 분노하고 화를 삭이며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마주한, 교육을 어지럽히는 괴물 부모가 어디서 왔는지, 왜 나타나게 되었는지 그 근간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러한 괴물 부모 밑에서 자라는 자녀들의 특징도 함께 다루고 있다.


2부에서 괴물 부모가 탄생하게 되는 이유의 서사가 너무 안타까우면서도 소름이 돋았다. 신도 메시아도 아닌 내 아이, 아이가 종교가 되어버리는 부모, 부부는 없고 아이만 남는 가정들을 보며 건강하지 못한 가정에서 문제가 기인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자식은 왕이다 파트는 인터넷에서 한참 화제가 된 왕의 DNA가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자녀를 아끼고 보호하려는 마음은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그 앞길에서 넘어지고 부딪히며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채 모든 방해물을 미리 제거하려고 노력하는 그들의 컬링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 과정에서 다른 가정의 아이들이 상처를 받고, 역시 다른 가정의 구성원인 교사 또한 병들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자녀는 제대로 된 성인으로 자랄 수 없음을 알게 된다면 그들 또한 그렇게 막무가내로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런 부모들은 이런 생각, 이런 책을 읽을 생각을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슬퍼졌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마주했거나 언젠가 마주할 지 모르는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로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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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을 위한 애도 수업
김현수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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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으로 빛을 내는 파란 새가 인상적인 표지의 책. 여러 문화권에서 '파란색 = 슬픔'을 나타내는 것 같다. 예전에 본 '인사이드 아웃'에서도 슬픔이는 파란색이었다. 그런데 '애도'와 '수업'이라니? 수업의 소재로 애도를 한 번도 다뤄본 적 없는 나는 이 무슨 역설적인 제목인가하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고 나서 애도 수업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지만.


정신 건강 의학과 교수님과 현직 교사들이 함께 만든 책이어서 그런지, 슬픔과 애도에 대한 내용이 전문적이고 체계적이었다. 아니 이런것까지 다룬다고? 하는 생각이 들만한 부분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 위해선 그것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하는데, 30년 넘게 살면서 제대로 알지 못했던 슬픔과 애도를 정면으로 마주보고 배우는 기분이었다. 그동안 숱하게 장례식장을 찾아 누군가를 보고 배운 절하는 방식과 인사치레를 해왔었는데,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정상적인 애도 반응이라는 장에서는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반응, 그리고 발달 단계에 따른 애도 반응 등을 다룬다. 같은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충격과 그로 인한 슬픔, 애도의 과정이 모두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흔히 간과하게 되는 것 같다. 뭐 그만한 일로 그렇게까지 슬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들에게 이부분만큼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해서는 안 될 말과 위로의 힘을 지닌 말 부분에서는 시 한 편을 통해 말이 가진 힘을 다시 느낄 수 있었고, 혹여 내가 무심코 했던 말들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았을까 돌아보기도 하였다.


우리는 수많은 미디어와 매체 속에서 죽음을 접하고 경험하기도 한다. 특히 학교에서 그러한 비극이 발생했을 경우 무엇을 해야할 지 막막하고 당장 대답하기 어려운데, 책의 후반부에서 매뉴얼처럼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언제든 필요할 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런 일을 겪지 않는 것이 제일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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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에 숨어 있는 양성평등의 씨앗 - 신라 원화 제도부터 근대 독립운동까지! 우리 역사에 숨어 있는 가치씨앗
김영주.김은영 지음, 최경식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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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는 어땠는지 기록이 남아있지 않으니 알 턱이 없지만, 유사이래 신라부터 고려, 조선, 그리고 일제강점기때 활약한 역사속 실존 여성들의 일화를 바탕으로 짧은 이야기글이 총 8편 실려있다. 이야기가 끝난 후에는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와 해외의 여성 지도자들이 활동하는 모습이 사진과 함께 실려있다. 그동안 역사의 조명을 받지 못한 여성 위인들의 이야기를 제법 자세히 다루고 있다는 점이 반갑고, 왜 진작 알려지지 않았을까 싶은 안타까움도 함께 들었다.


책 이름은 '양성평등의 씨앗'이라고 되어있지만, 상대적으로 남성의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군 간호 사관 남자 생도 이야기를 다룬 한 페이지가 전부일 뿐. 그만큼 역사에서 소외된 성별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반대 사례를 찾기 어려운 까닭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남아 여아 모두 성별 갈라치기가 아닌 양성 모두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성인으로 자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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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날 678 읽기 독립 2
이은서 지음, 천유주 그림 / 책읽는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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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 소재로 책을 쓸 생각을 다 하셨을까? 아이의 일상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작가의 책이 반갑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엄마와 함께 집에서 쉬고 싶었지만 직장에 가야하는 엄마와 헤어져 학교로 온 예원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학교에 오기 싫었지만 선생님께서 걱정하며 맞아주시고, 같은 반 친구 미나의 도움으로 보건실에서 유자차도 마시는 이야기가 나온다. 보건실에 한번도 가본 적 없는 1학년 학생에게 낯설고 무섭게 느껴질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보건실에서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위로받고 온 이후 아이들은 온갖 핑계를 대서 보건실에 가려고 하고, 보건실은 아이들의 사랑방이 되곤 한다.


아픈 날에도 꼬박꼬박 학교에 가야했던 어린시절이 떠오르면서, 아픈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마음 편히 일하지 못했을 부모님도 떠올랐다. 안전하고 따뜻한 공간인 학교에서 자녀를 잘 보호하고 있으니, 마음의 짐을 덜어놓고 일하시고 오셔도 된다고,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졌다. 이 책은 아이들과 보호자의 마음 모두를 어루만져 준다고 생각한다. + 정겨운 사투리 어미와 부사어, 의성어/의태어도 함께 학습하기에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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