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쉬굴 아이 - 1948년 한국, 제주 4·3 민주항쟁 한울림 지구별 그림책
김미승 지음, 이소영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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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나오지 않는, '작은놈'이라고 불리는 9살 아이는 산중턱에 일하러 간 아방을 기다리고, 아방이 산에 있다는 이유로 어멍이 끌려가는 모습을 숨어서 지켜봐야 했다. 야학에서 일하는 삼촌을 따라 은신처인 다랑쉬굴로 들어가게 된다. 보름이 넘도록 그곳에서 버텼지만, 이내 발각되어 입구에 피운 연기 때문에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죽게 된다. 아방과 어멍을 만나게 해 달라고 빌었던 소원은, 작은놈이 죽어서야 이뤄지게 된다....


이런 비극이 그동안 조명 받지 못했던 이유는, 국가에 의해 자행된 폭력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같은 민족끼리 벌인 일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하게 행해진 사건,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친족 사이인 피해자들이 입을 모아 증언하는 4.3의 민낯은 아직도 전부 드러난 것이 아닐 것이다.


혐오의 시대라는 말이 어울리는 요즘이다. 자신만의 잣대로 남을 깎아내리며 모진 말을 주고 받고 있다. 그 이전에, 사람으로서의 연민과 공감을 할 수 있다면, 연대하며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불편한 과거를 바로 마주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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