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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해방일지 - 우리 내면의 빛을 깨워줄 교사들의 아름다운 성찰일지
권영애.버츄코칭리더교사모임 지음 / 생각의길 / 2023년 4월
평점 :
오늘은 어린이날, 학교 수업이 없는 날이다. 학생들도 교사들도 좋아하는 어린이날, 나는 모처럼 느긋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선생님들의 멘토인 꽃 샘 권영애 선생님과 16명의 선생님들의 글을 모아 만든 '선생님의 해방일지'. 최근 화제를 몰았던 '나의 해방일지'라는 드라마가 먼저 떠올랐다. 온갖 기대와 많은 눈과 사회적 규범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선생님. SNS에 게시물을 올리고 상태메시지와 프로필 사진을 변경하는 것조차 자유롭지 않은 선생님은 직업인으로서 선생님이기 이전에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다.
열 여섯 명의 선생님은 각자 교실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얼음이'들을 많이 만나셨다. 정도와 유형의 차이가 있지만, 다들 교직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입으신 경험이 있으셨다. 스타샘들의 SNS를 팔로우하고 좋아요를 누르지만, 정작 내 주변의 동료교사의 성과에는 맘편하게 축하해주지 못했던 선생님, 학생과 학부모에게 폭언과 폭력을 당해 멍든 마음을 가지신 선생님. 교권이 추락했다고 하지만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는 방학도 있고, 정년도 보장되는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그러한 겉면의 아래로, 수많은 교사들의 자기희생과 자기검열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버츄카드로 만나는 미덕의 보석함 연수는 나도 들은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 겉모습만 따라해봤을 뿐, 진정으로 내가 만나는 아이들의 마음 속에 미덕의 보석이 52가지나 있다고 믿고 마음으로 대했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가끔은 미덕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교관처럼 각잡힌 교실을 만들고 싶었던 적도 있었고, 내가 이만큼이나 해주었는데 어떻게 너희들이 나한테 이래 같은 짝사랑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저마다의 생각과 말과 표현으로 나를 비추고 있었고, 내가 하는 그대로 나에게 돌려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101가지 이야기 같은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다소 얼어붙어있던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꽃 샘 권영애 선생님의 강의에 나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동저자인 버츄코칭리더교사모임의 선생님들이 권영애 선생님으로부터 따뜻하고 긍정적인, 신뢰의 에너지를 받아 변화한 모습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누가 시켜도 이렇게 찬양하는 글을 쓰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그분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교직 인생 터닝포인트를 가감없이 드러내신 선생님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더불어, 개인의 희생이 아닌 나, 학생, 학부모, 동료교사의 상생을 통한 건강하고 활기 넘치는 공교육이 부활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