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은 결혼이다
우애령 지음 / 하늘재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대부분 결혼에 관한 환상을 갖고 산다. 아니라고는 하지만 남자는 내조 잘하는 여성을 만나 심적인 안정을 기대하게 되고, 여자는 마음 넓고 자기만을 사랑해줄 남자를 만나 덤으로 사회적인 안정을 갖고자 한다. 물론 그 바탕에는 남자의 경우 현재 살고 있는 삶이 망가지지 않음일 테고, 여자는 현재 살고 있는 삶이 사랑하는 남자와의 생활만으로 바뀌길 원함일 게다.
저자 우애령은 이렇게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하는 결혼은 먼저 자신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치관의 격동기에 살면서 자신을 이해하려면 심리적인 측면만이 아닌 세상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극격한 전환을 이해햐여야만 한다.' 그렇다.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은 내 속에 갇힌 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나를 바라봐야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먼저 나를 이해하고 상대방을 이해한 후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향상시키거나 통제하려고 들지 않겠다.'는 결심이 서면 결혼이란 걸 해보자. 진정 결혼은 결혼일 뿐이라는 사실을 절절하게 인식한 후에.
중년 남성이 외로워서 개를 키운다는 얘기가 나온다. 아내가 있고, 가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외롭다고 한다. 자신이 집에 들어설 때, 무조건 반갑게 맞이하여 주는 개가 있어 행복하다는 그. 나의 아버지를 생각해보며, 나아가 그것이 나의 남편임을 본다. 함께이면서도 늘 고독(쉽게 말하는 절대고독 아님)하다면, 다시 태어나면 절대로 당신과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말이 주저없이 나온다면, 살아보니 후회스럽다는 생각이 들 거라면 결혼따위 하지 않아도 좋다. (너무 도발적인가? ㅡ.ㅡ;;) 결혼 적령기(?)를 넘겨버린 나이에 덤덤하게 결혼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