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여성 호르몬 교과서 - 초경부터 갱년기까지 여자의 평생 건강을 좌우하는 호르몬의 비밀
구로즈미 사오리.사다 세쓰코 지음, 이선정 옮김, 이석수 감수 / 북라이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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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가 뭐라 해도 현재 내게 가장 큰 화두는 "늙음" 이다.

꼰대로 늙지 않는 것,

건강하게 늙는 것,

나의 늙음에 당황하지 않는 것.

맘의 준비를 꽤 오래 전부터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늙음에 당황하고 있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ㅠㅠ


얼마 전 읽었던 에세이를 통해 맘을 다스려봤다면

이번에는 신체적 변화를 어떻게 다스릴 지를 살펴본다.

친절한 여성 호르몬 교과서를 통해서.


 

몹시 친절하시다.

수많은 도표와 시각적 자료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써 놓았다.

내가 궁금했던 갱년기 변화는 물론,

생리통부터 생리전증후군(PMS), 자궁근종, 불임과 피임까지 여성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다룬다.

그러나 겁먹지 마시라.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핵심만 이야기한다.

구구절절 못알아먹겠는 전문적이고 자세한 얘기는 다루지 않는다.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감수의 글.

"막상 결정을 하고 나니 슬슬 걱정이 되었습니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쓴 책이 아니라면 대개 내용이 일반적인 수준이고 비의학적인 정보도 많아서 난감한 적도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처음 몇 페이지를 읽고 나서 내심 깜짝 놀랐습니다. 내용의 수준이나 짜임새가 전문가가 쓴 것과 다르지 않았고 그림이나 표, 통계 등도 정확하고 적절했습니다." (262-263쪽)


감수자의 말처럼 쉽고 간결하지만 대강 썼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내가 원했던 갱년기 부분이 더 길었다면 좋았겠지만 친절한 여성호르몬 교과서 아닌가.

친절하게 여성호르몬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모두 다룰 수 밖에.

젊은 여성은 임신에 관계된 것에 집중한다면

나이 지긋한 여성은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을 때 신체변화에 집중하지 않겠는가.

전연령대의 여성 모두를 아우르고 있으니 젊은 여성이 읽으면 더 오랫동안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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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엠마 후퍼 지음, 노진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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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이야기.

별 얘기 없다.

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에 관한 이야기.


그런데 자꾸 눈물이 차오른다.

별 것도 없는데.

정말 아무 것도 없는데.

가슴이 저린다.

80대 할머니가 집을 떠난다.

80대 할아버지는 집을 떠나는 그녀를 잡지 않는다.

옆집 사는 80대 할아버지는 모른 척 있었지만 결국 할머니를 찾으러 나선다.


인생을 마무리하는 에타와 오토와 러셀.

녹녹치 않았던 에타와 오토와 러셀의 유년시절이 오버랩되는 책의 구조는 짠함을 최고조로 이끈다.

러셀이 사슴을 찾는 이유를 알게 되는 순간엔 눈물이 날까봐 결국 책을 덮고야 말았을 정도.

받을 사람이 없어 반송될 걸 아는 편지를 쓰고, 레시피 카드에 쓰인대로 케잌을 기가 막히게 만들어내는 오토 때문에 가슴이 먹먹하다.

이 노인네들이 정말이지......... 왜 이러는 걸까. ㅠㅠ


청년도 노년도 아닌 나는 누가 뭐라 해도 중년이다.

청년 시절에 대한 추억과 아쉬움에, 노년 시절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을 모두 떠안고 있는 중년.

그리하여 '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의 모든 시절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

내 나이 때문에 이토록 절절하다고 우겨볼란다.


저무는 인생의 쓸쓸함과 사랑.

원했던 일을 해보는 것으로 생을 마무리하는 사람과,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며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 일을 지지하는 사람,

평생을 조용히 지켜봤지만 마지막에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

그리고 말없이 쓸쓸함을 나누는 한 친구.

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짧고 간결한 문체가 가슴을 더욱 아리게 만든다.

읽어내는 책이 아니라 느끼며 공감해야 하는 책.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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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복도로 이바구 - 이바구스트 손반장이 안내하는 색다른 부산 여행
손민수 지음 / 인디페이퍼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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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복도로.

처음 듣는다.

'배 복(腹)' 자를 써서 산 가운데 있는 도로를 말한다는 산복도로.

한 개의 도로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산 가운데 있는 도로는 몽땅 산복도로라고 한단다.

빠르게 달리는 도로를 모두 고속도로라고 하는 것처럼.


부산.

부산이 항구도시임을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다.

항구도시니까 바다를 끼고 있고 어촌이니 바다가 많은 건 당연하다고 여기며 살았다.

부산이란 이름에 왜 '산(山)' 자가  들어갔나 의심은 커녕 부산의 '산'이 그 '산'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부산은 산이 많은 도시였고 6.25 전쟁 당시 피란을 와 머물 곳 없는 사람들이 산 중턱까지 터를 잡게 되었다 한다.

사람들이 오르내리기 위해 산 중턱까지 길이 필요했고

부산이란 도시와 산복도로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어 산복도로 이바구를 만들어낸다.


그저 그렇게 뻔한 여행에세이라고 생각했다.

부산은 친근하고 익숙한 동네여서 만만하게도 봤다.

부산 친구가 있어 부산만큼은 관광지가 아닌 동네 구석구석도 외지인답지 않게 많이 안다고 여겼었드랬다.

이유없는 자신감과 오래간만에 부산 여행을 계획하며 신나고 들뜬 마음이 어우러져 잡아들었던 산복도로 이바구.

까불면 코를 납작하게 해주겠다고 작정이나 한 듯이 풀어내는 산복도로 속 숨은 이바구는 들뜬 마음을 물리치며 경건하고 숙연하게 만든다.


깎아지른 계단을 오르내리며 살아야 했던 고단한 삶.

아름다운 해안 마을이라 칭송받지만 바닷바람에 맞서 공동무덤 옆에 자리잡아야 했던 아픔의 현장.

전통과 역사로 유서 깊은 곳처럼 보이는 비석마을은 사실 무덤 앞의 비석과 공존하는 마을이라는 사실.

표지판을 세우기 위해 땅을 판 곳에서 일본이 박은 쇠말뚝이 나오는 현장까지.


부산은 휴가철이면 사람들이 넘쳐나는 해운대로 대표될 곳이 아니었다.

우리의 뼈아픈 근현대가 공존하는 땅.

생소한 산복도로로 대표되는 역사의 산 증인이었던 것이다.

부산 여행을 룰루랄라 놀자고 오는 사람들을 보며 저자가 얼마나 하고픈 말이 많았을까 싶다.

하고팠던 수많은 말을 이번 책에 고스란히 담아내서 그런가.

책이 두껍다.

글자도 많다.

사진은 크기를 최대한 줄였다.

사진 크기 작은 것이 나는 못내 아쉬웠지만 사진을 크게 넣으면 산복도로 이바구는 2권짜리 책이 되었어야 했겠지. ^^;;


부산 여행을 어떻게 재미나게 보낼까 궁리하기 위해서라면 이 책은 추천하지 않는다.

부산 여행을 좀 더 깊이 있게 해보겠다면 꼭 읽어보라 추천하고프다.

기존의 여행에세이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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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천재가 된 홍 팀장 - 실행력을 높이는 기적의 독서 솔루션
강규형 지음 / 다산라이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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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나 본능에 의한 움직임은 무섭다.

의식이 지배하기 전에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경우, 대개 후회가 따르기에 더 무섭다.


독서 천재가 된 홍팀장!!!!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시리즈라고 생각했다.

그 시리즈인 줄 알고 나도 모르게 책을 집어들었는데,

나도 모르게 그 책을 집어들 정도로 아주 감명깊게 읽었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던 것이다. ㅡㅡ;;

저자도 이지성이 아니라 강규형. ㅎㅎㅎ


여차저차 우여곡절 끝에 읽기 시작한 독서 천재가 된 홍팀장.

얘는 정확하게 자기계발서로 분류해줘야겠다.


 

읽기 붐이 일어난 것만 같은 요즘.

독서에 대한 방송도  생기고 강연도 많다.

누구누구의 서재라는 형식의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너도나도 책 읽기를 강조하는 분위기다.


독서 천재가 된 홍팀장 역시 독서를 강조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강조하는 독서는 마음의 양식을 키우고 인생을 풍부하게 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현실에 접목시키는 독서,

내 업무에 도움이 되는 독서,

책을 읽은 후 하나씩 실행하는 독서를 강조한다.


책 읽기가 중요하고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안다.

아는 것과 별개의 현실은 책을 읽기가 싫고, 읽기가 쉽지 않다는 것.

그리하여 독서 천재가 된 홍팀장에선 책읽는 방법을 소개하신다.

차례나 에필로그를 보고 책 전체 내용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정독만이 답이 아니니 중요한 부분만 집중해서 읽는 속독을 해도 좋다고도 하고,

책 보는 시간을 만드는 방법과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한다.  


이런 내용이야 다른 자기계발서와 비슷하다면 비슷하다만,

독서 천재가 된 홍팀장만이 가진 강점은,

읽는 책 분야가 인문, 사회, 과학, 철학, 역사, 외국어...... 등등을 총망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로 자기계발 위주로 업무에 도움이 되는 전문적인 책읽기를 강조한다.

읽은 내용을 반드시 현장에서 실행하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


독서 입문서의 개념으로

책은 읽고 싶으나 어찌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면,

충분히 도움받을 수 있겠다.

단, 비문학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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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철도 분실물센터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나토리 사와코 지음, 이윤희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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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시간에 쫓기는 바람에 내내 에세이류만 읽으려니 재미가 없다.

그렇다고 없는 시간이 만들어질 리는 없고, 단편집으로 구성된 소설인 펭귄철도 분실물센터를 집어든다.

제목만 보고 여러가지 추측을 해보고 기대도 하고.


기차에 펭귄이 나타난다.

사람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심지어 별 관심도 없어보이는데 나만 신기하다.

잘못 보았나? 라고 의심도 하지만 분명 펭귄이다.


기차역 분실물센터로 가는 열차에 펭귄이 출몰한다.

분실물센터로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러 가기 위해 열차를 타는 사람 눈에만 신기하게 보이는 펭귄.

그 노선을 주구장창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미 열차 타는 펭귄이 눈에 익어 신기하지 않다.

분실물센터에 살고 있는 펭귄은 열차 타는 것을 좋아해 혼자 열차 여행을 즐기고, 그래서 펭귄철도 분실물센터가 되었다.


이쯤에서 환타지 소설로 넘어갈 거라 맘의 준비를 한다.

한창 베스트셀러였던 나미야잡화점의 기적같은 일이 벌어질 거라 예상하지만!!!!

보기좋게 빗나간다.

펭귄은 그냥 펭귄이다.

분실물센터 한쪽 - 개조한 냉장고에 살고, 분실물센터 직원이 물고기를 먹여서 키우고 있는, 팔 짧은 펭귄.


가장 평범하고 무난한 이야기.

펭귄이 열차에 있으니 놀랍고 신비한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 상상하지만

그런 놀랍고 신비한 일은 펭귄이 열차에 탔다는 사실 말고는 없는 것처럼,

우리네 삶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 싶은 얘기지만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보여준다.


분실물센터로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러 오는 그들.

그들은 잃어버린 물건을 찾음과 동시에 살아야 할 이유를 찾게 된다.

펭귄철도 분실물센터에서 펭귄을 만난 것 이외에,

다른 충격적인 일은 더이상 벌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처럼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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