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엠마 후퍼 지음, 노진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소박한 이야기.

별 얘기 없다.

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에 관한 이야기.


그런데 자꾸 눈물이 차오른다.

별 것도 없는데.

정말 아무 것도 없는데.

가슴이 저린다.

80대 할머니가 집을 떠난다.

80대 할아버지는 집을 떠나는 그녀를 잡지 않는다.

옆집 사는 80대 할아버지는 모른 척 있었지만 결국 할머니를 찾으러 나선다.


인생을 마무리하는 에타와 오토와 러셀.

녹녹치 않았던 에타와 오토와 러셀의 유년시절이 오버랩되는 책의 구조는 짠함을 최고조로 이끈다.

러셀이 사슴을 찾는 이유를 알게 되는 순간엔 눈물이 날까봐 결국 책을 덮고야 말았을 정도.

받을 사람이 없어 반송될 걸 아는 편지를 쓰고, 레시피 카드에 쓰인대로 케잌을 기가 막히게 만들어내는 오토 때문에 가슴이 먹먹하다.

이 노인네들이 정말이지......... 왜 이러는 걸까. ㅠㅠ


청년도 노년도 아닌 나는 누가 뭐라 해도 중년이다.

청년 시절에 대한 추억과 아쉬움에, 노년 시절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을 모두 떠안고 있는 중년.

그리하여 '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의 모든 시절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

내 나이 때문에 이토록 절절하다고 우겨볼란다.


저무는 인생의 쓸쓸함과 사랑.

원했던 일을 해보는 것으로 생을 마무리하는 사람과,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며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 일을 지지하는 사람,

평생을 조용히 지켜봤지만 마지막에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

그리고 말없이 쓸쓸함을 나누는 한 친구.

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짧고 간결한 문체가 가슴을 더욱 아리게 만든다.

읽어내는 책이 아니라 느끼며 공감해야 하는 책.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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