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욕의 고양이들
짐 튜스 지음, 엘렌 심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8월
평점 :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방속작가인 짐튜스가 운영한 고양이 블로그의 글들을 엮어낸 <뉴욕의 고양이들>. 블로그를 운영하는 나로서는 새로운 소재에 대한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딱히 블로그의 주제는 없는 나로서는 <뉴욕의 고양이들>을 엮어낸 짐 튜스. 방송작가라 그랬을까? 새로운 시각으로 블로그에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가장 재미있게 풀어낸 짐튜스의 이야기를 살펴보고자 한다.
요즘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장 가까이 내 막내 동생도 고양이라고 하면 꿈뻑 죽는다. 어릴적 고양이라는 별명을 가진 나이기에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염 알레르기를 달고 사는 나로서는 고양이를 기르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런 나에게 대리 만족을 준 <뉴욕의 고양이들>
고양이들과 인터뷰한다는 컨셉으로 다양한 집 고양이들의 사진을 소개한 짐튜스. 그냥 귀여운 고양이다! 라고 책장을 휙휙 넘기다보면 그들의 마음을 정말 옮겨 적은 듯한 짐 튜스의 인터뷰 내용에 살짝 미소를 떠오르게 된다. 그들도 하나의 사람처럼, 정말 내가 기르는 고양이가 되어 나와 이야기 하는 것 같은 착각을 준다.
흔히 상상하는 고양이의 성격도 있고, 상상하지 못한 고양이의 모습도 보게 되고, 정말 이럴수도 있지 하며 웃게 되는 <뉴욕의 고양이들>. 글자 읽는 것이 싫은 사람이라면 그냥 고양이들의 귀여운 모습을 보는 것을, 그러다 심심해지면 글자를 읽는 것을 추천한다. 솔직하게 말하면 짐 튜스의 모든 이야기가 그가 찍은 사진과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 갑자기 여기서 이런 이야기는 왜 하지? 하며 궁금해하지만, 그럴땐 그냥 글만 읽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 왠지 나에게 말해주는 것 같은... 그냥 나와 이야기를 하는 듯 한 그런 느낌이 이 책의 매력이다.
한동안 책들을 읽으면 비평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던 적이 있다.
'이건 무슨 말이지?', '이건 무슨 의미일까?', '왜, 여기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까?'
하며, 반문을 하며 읽었다. <뉴욕의 고양이들>은 그런 시선으로 읽어서는 절대 재미를 느낄 수 없는 책이다. 사진은 사진대로, 글은 글대로 각자 나름의 매력이 있는 책. 같이 보아서 나를 위로하는 말이 있고, 따로 보아서 나를 위로하는 말이 있다. 짐 튜스의 고양이 블로그가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그것이 아닐까.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는 한마디들의 문득문득 귀여운 고양이의 얼굴로 나에게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뉴욕의 고양이들>을 읽다보면 문득 문득 나에게 와닿는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사람과의 대화가 그래서 좋은거다. 고양이를 빌려 말하는 짐 튜스지만, 누군가와 대화할 수 있게 해 주는 책! 혼자 있지만 혼자 있지 않게 해주는 이야기,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고 책으로 나오지 않았나 싶다.
요즘 들어 한번 읽은 책은 책장에 넣기 바빴는데, <뉴욕의 고양이들>은 책을 다 읽고 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들고 다니며 순서에 상관 없이 읽었다. 그러다 보니 책 표지의 동물들 서평을 나중에서야 봤다. 책의 특징을 가장 잘 알려주는 책 표지를 나중에야 읽게 되었다는 사실에 조금 부끄럽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새로운 방법으로 책을 읽게 된 것 같아 뿌듯했던 책 중 하나. 귀여운 고양이들을 좋아하거나 누군가와의 의미 없는(?) 대화가 필요할때, 혼자만의 대화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