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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세는 천하를 잡으러 간다
미야지마 미나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1월
평점 :

"나는 2백 살까지 살 생각이야."
라는 나루세의 말에 문득 중2병 시절의 내가 생각났다.
"나는 우주정복이 꿈인데?" 라던 허황된 시절의 나.
그 꿈은 잘근잘근 잘라서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로 내 위치에서 무언가를 하기 위해 사부작사부작 거리고 있는 나다.
우주정복은 할 수 없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것이라며..
아직도 20대처럼 이 도전 저 도전을 하고 있는 나를 자꾸만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루세는 천하를 잡으러 간다> 책을 처음 만났을 때는 나루세만의 모험이 있겠거니 싶었는데,
책을 읽을수록 나루세는 하나의 장치일 뿐,
사실을 세이부가 진짜 주인공이 아닐까 싶었다.
세이부를 중심으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고 이어져가고 있으니 말이다.
R-18 문학상의 3관왕을 탄 <고마웠어! 오쓰 세이부백화점!>을 시작으로 여러 단편이 모여 있는 <나루세는 천하를 잡으러 간다>는 모두 나루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예상했지만, 사실은 세이부백화점이 중심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 중 하나는 나루세를 배제하고 세이부 중심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으니, 나로서는 나루세보다도 세이부 백화점이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중요 포인트가 아닌 그 외의 것에 신경쓰지..ㅋ)
독특한 사차원 주인공 나루세.
그녀의 모습에서 자꾸만 내 모습을 훔쳐보게 되었던 시간들.
덕분에 나루세를 지켜보는 내내 너무나도 즐거웠고 행복했다.
만약 그녀의 행보가 조금이라도 비뚤어지거나 실망스러운 점이 있었다면 이렇게 나루세에게 매료되지 않았을테지만,
그녀의 행보는 모든 것이 재미로 시작해 재미로 끝나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
어른들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은 물론, 말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던가.
하지만 나루세의 말처럼 큰 걸 백개 이야기 해 그 중 하나라도 이루어내면 대단한게 된다는 말 처럼,
2024년에는 내가 도전하고 싶었던 것들을 속으로만 삼키는 것이 아닌 허풍이라도 나루세처럼 말해볼까 싶다.
2024년 무엇을 할까? 아직 갈팡질팡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재미있는 것을 찾고,
작은 것 하나도 허투루 생각지 않고 주의깊게 생각하는 그녀의 모습에 용기를 얻고 무엇 하나 이루어내려고 하는 나의 모습을 찾게 될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