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헤르만 헤세 지음, 박희정 그림, 서유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어릴 적 만화책을 좋아하던 나. 하지만 책은 싫어했다. 그래서 대학교 입학시 문예창작학과를 들어간다는 말에 모두가 책 싫어하던 네가 왠일이냐?하고 반문을 했더랬지... 뭐 결국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바뀌게 된 계기였지만...

갑자기 무슨 이야기냐고? 만화와 소설을 좋아하는 내게 너무나도 반가운 콜라보레이션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어릴 적 좋아하던 만화가(이제는 일러스트레이터라고 불러야 하나..) 중 하나인 박희정 작가가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의 책 표지! 는 물론 소설 중간 중간 일러스트 삽입으로 너무나도 멋진 개성이 넘치는 책을 펴냈기 때문이다.

소설 중에서도 순수문학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런 순수문학은 만화와 같은 상업적인 것과 어울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고지식한 인간으로서 이번 콜라보레이션이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지만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다른 작가였다면, 과연 이렇게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었을까 싶지만... 평소 몽환적인 느낌의 일러스트라서 어릴 적 만화잡지에서도 잘라서 별도 보관까지 할 정도로 좋아했던 박희정 작가의 일러스트가 담긴 순수문학이라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던 책!

오히려 박희정 작가의 일러스트가 많이 수록되지 않음에 괜히 억울하기까지 했던 나다. 솔직히 한 챕터당 한 페이지의 일러스트는 있을 줄 알았는데...인간적으로 너무 적어서 아쉬웠다..ㅎㅎ

첫 선택은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이 실려있는 책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그 매력을 박희정 작가의 일러스트가 더해준 것도 사실일테고...

무튼, 책을 살펴보자면 헤르만 헤세의 십대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인 <수페바퀴 아래서>. 한스 기벤트라는 총명하고 기품 있는 소년이 신학교에 입학하면서 헤르만 하일너를 만나고 그 두소년을 통해 사춘기의 청소년을 보여준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1등을 하는 것이 목표인 한스 기벤트, 그런 그와는 반대로 반항적이고 시를 좋아하는 하일너. 그 둘은 나의 청소년기에 봐왔던 친구들의 모습으로 100년전이나 현재나 크게 다를 것 없어보였다.

그 둘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청소년기가 그리워지기도 하고, 나는 어땠나 추억해보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지금의 나의 꿈은 무엇이지? 청소년기가 한참 지난 지금도 한스 기벤트와 같이 목표 없이 생활하고 있지는 않나 한숨 쉬기도 했다.

청소년 시절에 만났다면 다소 우울했을지도 모르는 <수레바퀴 아래서>. 하지만 지금 만나도 어른인 나에게 많은 울림을 주었던 책. 그런데 그 울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려웠던 책. 그래서 이번 리뷰도 산으로 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는 책.

그 때문인지 소설은 한번 읽고 두번 읽고 싶다는 생각을 잘하지 않게 되는데,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는 여러번 읽고 싶은 책이 되었다. 한번 읽은 것으로 어떻다! 라고 바로 이야기하기가 참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무언가 내 머리를 땡! 하고 치기는 했는데, 그 울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집어 이야기하기가 어려워 한번 더, 두번 더 이 울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때까지 읽어보고 싶은 책이 되어버렸다. 단순히 박희정작가의 일러스트에 매료되어 선택한 책이었는데, 너무 큰 숙제를 안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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