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자는 삶의 끝에서 삶을 생각한다.

<법의학자와 읽는 호메로스 이야기>라는 교양수업으로 법의학 소개하고 있는 저자.

10권의 읽을 책 목록이 추가되겠다. 읽은 책도 읽지 않은 책도 있지만 읽어봐야겠다.  

법의학자가 보는 죽음...을 엿보고...결국 좋은 삶이란 어떤걸까 생각해봄.

- 프롤로그

인생이 살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 문제에 답하는 것.

<법의학자와 읽는 호메로스 이야기> 수업 학생들이 삶과 죽음에 관한 글 작성하는 과제로 제출한 글에 답하는 마음으로 쓰기 시작한 책.

법의학과 상관없는 다른 여러 책에서 다루는 삶과 죽음과 법의학적 지식을 엿볼 수 있는 책이겠구나.

1장. 죽음을 읽는 시선.<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 나는 지금도 죽음이 불편하다.

법의학을 왜 택했는지 가물가물 하단다. 

합리성보다 어쩌다보니 사람은 감정적인 존재.20년 법의학자에게도 죽음은...

- 결코 사소한 일상은 없다.

시한부인데 병원에서 여생 보내지 않고 일상을 살다간 주인공이 나오는 소설 "오히려 죽음을 마주하면서, 매일매일 살아있다고 실감하며 살게 되어 좋았어."

오늘 주어진 24시간이 당연히 있는 것이 아니고 내가 무심코 가지고 있는 것이 그냥 내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하루가 더 감사하지 않을까란다.

그렇지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정기적으로 유서 작성해서 하고 싶은 말 남기기.

연말에 감사한 일, 내년에 하고 싶은 일들 정리해서 유서형태로 고치고 추가하기? 매일 일기를?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걱정하지 말자.

내게 있는 것들에 감사한 마음을 갖자. 모든 것이 기적이다.

- 죽음이 우리에게 오는 순간

죽는다는 것의 시점은? 심폐기능 정지, 뇌사, 기억에서 사라질 때? 관계성?

보면 입자이고 보지 않으면 파동이 되는 전자와 같은 관계성

- 췌장의 병이 사인일까.

사인: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질병, 병적 상태 또는 손상

사인의 개입, 사인의 연립, 사인의 합동, 법의학 용어들.

2장. 존엄한 날들을 위한 시간. <죽음이란 무엇인가>

- 육체를 잃은 정신, 정신이 빠진 육체.

"삶이 소중한 이유는 언젠가 끝나기 때문이다"- 카프카

내가 기억하는 것이 내 정체성을 만들고 그것이 곧 내가 된다. 

치매, BCI(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생각해보기

- 인간과 사람 그리고 톨레레 리베품

사람은 인간과 다른 말로 일종의 자격, 타인의 인정이 필요한 것. 인간은 생물학적 개념의 정의 사람은 사회적 개념의 정의.

고대 로마의 콜레레 레베룸, 유대인의 할례의식, 우리나라 백일잔치 돌잔치.

'자유로운 이를 들어올림'. 사회가 받아들여야 인간은 사람이 된다.

- 타인과 나의 죽음

슬픔, 무정, 미지.

박탈이론: 삶에서 가질 수 있는 행복을 죽으면 가질 수 없으므로나의 죽음은 내게 부정적일 수 있다.

음...젊어서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 같아서 자살한 경우...

너무 맘이 아프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 수 없지만...견딘다는게 뭐 뾰족한 수는 없는 것 같다.

근데 줄곧 나쁘기만 하지 않을 거라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하는데...

- 삶의 존엄과 가치

삶은 소중하고 죽음은 필연적이다.

끝이 있는 삶을 살면서 좀 더 나은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삶에 끝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인정해야 한다. 객관식이 아니고 주관식이라는 사실 깨달아야 한다.

- 인간은 존엄한가

프랑스혁명, 사상과 문화 등 시대의 흐름과 국민 개개인의 변화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

칸트의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의 인간, 존엄한 존재로 태어난 인간. 인격체로서의 인간, 도덕적이고 동시에 실천적인 이성의 주체로서 행위를 할 때 존엄한 대우 받을 수 있다.

인격체는 문제를 해결하며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공동체로서의 윤리적 실현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존재, 이성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존재가 인격체이고 인격체는 존엄성을 갖는다.

외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이 옳다고 인정하고 도덕 법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존재인 인간은 선악을 구별해 실천하는 자유를 가진 존재로서 존엄성 갖는다.

합당하게 인간 개개인의 존엄성이 지켜지는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가능하겠지?

- 지속적인 식물인간 상태

뇌사는 뇌간 반사가 소실되어 있는 것. 식물인간 상태는 뇌간 부위가 살아있다.

살아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뇌사상태는 육체는 있으나 정신없는? 뇌가 죽은 상태. 정신은 뇌의 작용?

3장. 좋은 죽음인가 무엇인가.< 삶이 묻고 죽음이 답하다>

- 도대체 좋은 죽음이란 무엇일까

모든 삶에는 죽음이 있다. 삶을 잘 사는 것만큼 죽음을 잘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죽음 교육이 필요하다. 내가 바라는 좋은 죽음을 생각하는 것에서 출발할 수 있다.

죽음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 부정적인 것이 아닌데, 동반되는 여러 모습이 부정적이어서 죽음 자체를 부정적으로 여긴다.(정신과 육체의 쇠퇴같은)

- 타인에 의한 나의 죽음, 나에 의한 나의 죽음

둘다 자연스럽지 않지

- 죽음을 잘 준비하기 그리고 memento mori

죽음을 준비, 유서, 장례식, 시신 장기기증, 연명의료 여부

- 청장년급사증후군에 대하여

10대~40대 청장년층 돌연사에서 갑자기 외국인 노동자의 근로조건 이야기로...헌법에 보호되는 인간은 왜 국민에 한정되나 맞는 말이지만 글로 보면...

4장. 그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 내가 할 수 없는 것<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공포감, 무력감, 근위축성축색경화증, 루게릭병.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에 묻혀 비관하기보다 자신에게 남겨진 것,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

파할 수 없는 죽음 앞에 무력할 수 밖에 없지만 삶과 죽음을 이분법으로 바라보지 말고 일련의 과정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죽음을 앞둔 삶에서 지금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 내가 할 수 있는 것

생각은 멀리, 지금은 가까이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옳지 않을까.

모든 순간이 존재의 의의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으로 고민하고 좌절하는 것은 옳지 않다.

비교하는 인간.

육체의 질병이 제약할 수 있는 것은 나의 육체 뿐 내 마음의 자유는 제약할 수 없다.

계속 되풀이 나온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신경쓰기보다 그것을 인정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한바탕 시원하게 울어도 좋다.

그것이 필요하기도 하다. 다만 계속 울고 있지 않기를 바란다.

- Mortui vivos docent

죽은 사람들이 살아있는 사람들을 가르친다. 해부.

- 설명의 의무

의사와 환자의 관계, 상호 간에 권리와 의무를 갖는 관계.

법적으로 의료계약 맺은 관계. 헌법 제 10조 행복추구권에 근거한 환자의 자기 결정권 보장하기 위한 의사의 설명 의무. 신뢰관계 필요.

아마, 임상에 잇는 의사가 아니니까 가장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듯.

서로가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좋겠지만, 현실은 쌍방이 모두 이렇게 이상적이지 않아서....

5장. 부검에 대하여<모든 죽음에는 이유가 있다>

- 내가 나에게 만족하는 삶

삶은 객관식이 아니고 주관식.

- 여우와 신포도

때로는 포기하는 것도 답이 된다.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고 큰 일이 나는 것은 아니다.

- 부검은 꼭 해야 할까?

사인을 밝히는 것은 사망을 조사하는 과정 중 한 부분일 뿐.

부검은 죽은 ㅅ나람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을 위해 하는 것.

다시 그런 억울한 죽음, 안타까운 죽음, 동일한 질병으로 받는 고통 줄이기 위해.

6장. 그날을 이야기하기 좋을 때<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지금 그래야 하루하루가 소중하지.

- 나의 장례식

내 뒷모습

- heart와 kerd

어원들 accord, disacord, record, credit

7장. 애도의 시간을 건너<죽음의 에티켓>

- 죽음에 대한 전형적인 슬픔

죽음에 대한 전형적인 슬픔은 없다. 각자 나름의 슬픔 나름의 때. 

누구에게나 죽음에 대한 이별을 공포가 될 수 있다.

- 죽음 그 이후

죽음 이후로 그 죽음과 관계된 다른 권리와 의무가 발생하기도 한다. 

죽음이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모든 죽음에 법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이유다.

- 그림과 함께 시작하는 죽음 강의

물고기가 바다 안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다고도 할 수 있고, 바다 안에 갇혀 있다고도 할 수도 있다.

우리가 과학 도는 지식이라고 알고 잇는 것들도 우리 이성의 제한된 범위 안에서 이해되고 납득되는 것 뿐이다.

법의학에서 사망 후 시체의 변화. 초기 사후변화 시체얼룩인 시반, 시체경직 뜻하는 시강, 체온하강

후기 사후변화 부패. 피부색이 녹색되는 것은 부패의 대표현상 중 하나.

8장. 나는 죽음을 생각하며 산다.<제7일>

- 죽음으로 완성되는 삶.

죽음이 끝이 아니라, 삶을 정리하고 완성하는 새로운 공간으로서의 이중적인 의미 담고 있단다.

- 죽음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

해골이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 16- 17세기 네덜란드와 플랑드르 지역에서 유행했던 정물화 화풍 바니스타화의 대상(라틴어 바니타스, 공허, 공백)

마지막 역에 도착하기 전에 중간중간에 감사해야 한다.

- 죽음으로 완성되는 삶, 검시제도

검시제도는 우리 사회가 어떤 절차로 죽은 자들의 말을 들을지에 대한 제도다.

- 간단한 사인 간단하지 않은 죽음

우리 나라는 시체검안서를 여러군데? 서 받을 수 있구나.

9장. 우리는 어떻게 존재하는가<변신>

- 나는 스스로 존재하는가

관계 속에 존재하는 인간. 과거가 현재를 침해하지 않도록 하고, 미래의 꿈을 가지고 현재를 충실히 사는 것이 시간 속에서 실존하는 것.

세상에 태어난 것은 나의 선택이 아니지만 삶에서의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다.

- 보라매 병원 사건

가망이 없는 퇴원

- 김할머니의 마지막 시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 연명의료결정서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 내가 존재하는 이유

성장. 발달

10장.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죽음의 수용소에서>

- 오늘 내가 살고 있다는 것

인간의 의지가 삶과 죽음에 미치는 영향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 그 행복한 삶을 사는 것

인간 개인은 세상에 던져진 존재라고. 하이데가가 그랬대...

거창하지 않더라도 나와 모두의 삶이 행복감을 느끼는 하루하루가 되길...

사는 것은 힘든 일이니 힘들때 기도할 대상이 있다면 힘든 세상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죽음이 모든 것을 끝내는 것은 아니다.

지식보다는 감정의 기억이 오래 남고, 책으로 배운 지식에는 한계가 있다. 

경험.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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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스스로 일어서서 뒤돌아보지 않고 나아가는'...

p12

헤밍웨이가 엮어 내는 문장의 법칙은 세상을 보는 특별한 방법을 담고 있고, 동시에 그렇게 세상을 보는 방법의 지배를 받는다. 그는 세상을 보기는 하지만 참여하지는 않고 그 세상 속을 통과하기는 하지만 몸담지는 않으면서, 그 시대와 소재에 특별히 맞게 적응된 일종의 낭만적 개인주의를 구사한다.

 세상을 보기는 하지만 참여하지는 않고, 그 세상 속을 통과하기는 하지만 모담지는 않는- 디디온 논픽션의 이런 특징을 나는 매우 인상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는 구시대적으로 느껴지는 훼밍웨이의 '낭만적 개인주의'와 디디온의 논픽션을 확연히 구분짓는 것은, 후자의 글에 물리적 원리, 혹은 에너지가 있다는 사실이다. ...

p18

...그녀가 성장한 미국의 새크라멘토 지역은 공화당 성향의 개신교 중산층 문화가 지배적이어서 사회적 관행이 확고하고 변화를 괴하기가 어렵다. 그 문화에서는 누구도 남의 눈에 띄게 과시하거나 우스꽝스러운 짓은 하지 않는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보다 말을 더 단순하게 한다. 전후 번영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 번영을 어떻게 얻게 되었는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p29

 작가로 사는 내내 조앤 디디온은 이 편지를 간직했다. 자신이 누구인지뿐만 아니라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있고, 항상 원하는 대로 풀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기대가 무너지면서 고정된 세계관, 자신이 '당연히 받을 자격이 있다'라고 생각했던 고정된 기준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사실, 그리고 스탠퍼드, 예일, 하버드에 들어가는 것처럼 타인이 쓴 대본을 따르는 것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부모가 쓴 대본, 가족이 쓴 대본. 우리는 디디온이 버클리에 들어가면서부터는 누구의 대본도 따르지 않게 되었을 것으로 거의 확신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튀지 않고 살아가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한 대사를 외우는 것까지 그만둘 정도는 아니었다....

p46

...기성 매체의 훌륭한 신문들은 입에 올리지 않지만, 그 배후에 매우 강한 태도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런 시각을 절대 언급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습지 식물이 썩을 때 내뿜는 부식 가스 같은 것이 독자와 신문지를 자욱하게 감싸곤 한다.

p69

...그들의 말투에는 모든 것을 민주화하고 평준화하려는 현상과 늘 공존하는 '부자에 대한 우상 숭배'가 깃들었었다.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게 되면, 더는 상상력을 동원할 수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p79

...그러나 그때 내가 받은 불합격 통지는 요즘 아이들이 받는 불합격 통지와는 달랐고, 내가 느낀 모욕감은 내 개인 감정이었다. 스탠퍼드가 됐건 다른 어디가 됐건 대학교에 합격하고 말고에 부모님의 기대가 걸려있지는 않았다. 물론 부모님은 내가 행복하기를 원했고, 물론 그 행복이 뭔가를 어떻게 성취하는지는 내가 알아서 할 나만의 문제였따. 부모님이 생각하는 본인들의 가치와 나 자신의 가치는 내가 어느 대학에 가는지, 심지어 대학에 가는지 아닌지와 전혀 상관 없었다. 우리의 사회 상황은 상당히 정적이었기 때문에 신분 상승을 꿈꾸는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맞는'대학에 진학하는 문제는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다. 내가 스탠퍼드에 합격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은 아버지는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인 다음 내게 뭘 마시고 싶은지 물었었다.

 부모들이 자녀의 '기회'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던 아버지의 행위를 다시 떠올리며 감사해하곤 한다. 부모들이 자녀의 기회를 자신의 기회와 뭉뚱그려 하나로 생각하면서 자녀에게 자신뿐 아니라 부모의 영광을 위해서 성취해 낼 것을 요구하는 느낌을 줄 때면, 나는 마음이 불안하고 불편해진다. 물론 요새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예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다. 물론 '모두가 원하는'대학의 정원보다 훨씬 많은 아이가 지원한다. 그러나 '모두가 원하는'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전적으로 아이를 위한 것인 척하는 것은 자신을 기만하는 일이다.....이제는 대학에 합격하기까지 과정 전체가 추악해져 버렷다. 시간과 에너지와 본인의 진정한 관심을 암처럼 집어삼키고 우회시켜 버릴 뿐 아니라, 아이 본인이 그 과정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완전히 변화시킨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악영향 중의 하나다. ....

p82

 사실 어린 나이에 거둔 성공이나 실패는 그 어느 것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내 생각에는 우리가 더 신경 써야 할 일은 따로 있는 것 같다. 그 나이대의 성공이나 실패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우리의 기대와 그들의 기대를 분리하는 방법을 찾아내며, 실패의 경험과 뾰로통한 십대의 반항기와 마주칠지도 모를 프로골퍼들과의 관계등을 누구의 훈수도 없이 혼자 헤쳐 나가도록 내버려 둘 방법을 찾는 것 말이다. 열입곱 살에 자신의 배역을 찾는 것만도 어려운 일인데 다른 사람의 대본을 쥐여주는 혼란까지 초래하지는 말자.

p92

..."달라졌다면...그건 친구가 인죠. 친구는...언제나 그저 친구예요."

p111

 많은 면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아이(I),즉 나'를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행위, 다시 말해서 '내 말 좀 들어봐요. 내가 볼 때는 이러저러하니 당신 생각을 바꾸세요'하고 말하는 행위이지요. 공격적인, 심지어 적대적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종속절, 형용사, 자신 없어 보이는 가정법 등의 베일 뒤에 숨고 생략과 말 돌리기 기법을 사용했다가, 주장보다는 넌지시 시사해 보기도 하고 선언보다는 암시하는 방법 등으로 위장할 수는 있지만, 종이에 단어를 쓰는 것은 독자의 가장 사적인 공간에 저자의 감각을 부여하도록 비밀스럽게 협박하고, 침입하고 강요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피해 갈 수는 없습니다.

p118

...문법에 대해 제가 아는 것은 그것이 가진 무한한 힘뿐입니다. 문장의 구조를 바꾸는 것은 그 문장의 의미를 바꾸는 것입니다. 마치 카메라의 위치를 바꾸면 피사체의 의미가 바뀌는 것처럼 문법도 문장의 의미를 확실하고도 완강하게 변화시킵니다. 이제 카메라 각도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문장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단어들을 배치하는 것은 중요한 일인데, 자신이 원하는 배열은 머릿속에 있는 그 그림 속에서 찾을 수 있씁니다. 그 그림이 단어의 배열 방식을 정하는 것이지요. 그 그림은 이 문장이 절을 포함한 문장일지 아닐지, 강하게 끝나는 문장일지, 아니면 점점 톤이 낮아지다가 끝나는 문장일지, 길지 짧을지, 능동형일지 수동형일지를 결정합니다. 그 그림은 단어들을 어떻게 배열할지 알려주고, 그렇게 배열된 단어들은 머릿속에 든 그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우리에 알려주지요. 노타베네.

p157

...화가든 사진가든 작곡가든 안무가든 상관없이, 사실 작가도 포함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것이 일인 사람들은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 혹은 어떻게 그 일을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에 쓰는 기술적인 기교, 가령 사진가라면 조명이나 필터, 작가라면 목소리, 어투, 리듬 같은 것들에 대해서는 상당히 자유롭게 이야기하겠지만 막상 내용에 대해서는 입이 무거워진다. 자신의 작품을 분석하려는 시도, 다시 말해 자신이 다루는 주제를 이해하려고 하는 시도는 파괴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미신이 힘을 얻고, 부서지기 쉬운 미완의 무엇인가가 산산조각 깨지고 사라져서 다시 무로 돌아가 버릴 것이라는 공포가 승리한다. 장콕토는 그런 활동은 모두 '심오한 나태,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은 환자처럼 비몽사몽 취한 상태를 벗어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꿈 속에서 우리는 행동을 분석하지 않는다. 분석하는 순간 꿈은 사라지고 만다....

p160

...그런 그들의 모습은 유혹하고, 위장하고, 음모하고, 속이는 능력에 생존이 달린 세상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모습처럼 보였ㄷ. 노래해서 저녁 식사를 벌어봐, 어쩌면 아침도 먹을 수 있을지 몰라. 그 사진들의 무엇인가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고운 소리로 우는 새는 굶지 않아. 이런 문구는 '현대적'사고가 아니며, 메이플소프의 사진에 등장하는 여성들도 자신을 현대적 여성으로 내세우지 않았다. 그의 사진 중 일부에서는 낯익은 19세기식 지배- 종속 관계가 느껴진다. 끈과 가죽, 12센티미터 ㅡㅂ의 구두, 발등에 주름이 잡힐 정도로 불편한 신발이 암시하는 에로틱한 고통. 불행한 운명을 맞이하게 될 처녀들(아래로 내리깐 눈, 맞잡은 손).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것이 삶이라는 암시, 대리석 같은 피부, 가면무도회의 가면처럼 보이는 얼굴, 초자연적인 느낌으로 빛을 발하는 얼굴, 천사를 연상시키는 후광과 썪어가는 육신.

p187

...헤밍웨이가 엮어 내는 문장의 법칙은 세상을 보는 특별한 방법을 담고 있고, 동시에 그렇게 세상을 보는 방법의 지배를 받는다. 그는 세상을 보기는 하지만 참여하지는 않고 그 세상 속을 통과하기는 하지만 몸담지는 않으면서, 그 시대와 소재에 특별히 맞게 적응된 일종의 ㄴ아만적 개인주의를 구사한다. 그의 문장에 설득된 독자는 병사들이 길을 따라 행군하는 것을 보지만, 꼭 그들과 함께 행군하지는 않는다. 소식을 전하지만 참여하지는 않는다....

p215

..첫째,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둘째,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

p231

..."저는 욕구를 채우는 일을 했지요. 비단 제 욕구 뿐만 아니라 모든 주부의 욕구 말이에요. 집안을 돌보는 일을 격상시키고자 하는 욕구."..."집안일은 몸부림을 쳐야 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우린 모두 그 일에서 벗어나고, 집 밖으로 나가길 원했죠. 높은 보수를 받는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고용해 돈을 주면서 자신이 직접 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그 일을 맡기고 싶어 했죠. 그런데 갑자기 깨달았어요. 집안일이라는 것이 정말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요."

p238

...마사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제어한다. 마사는 남자 대부분은 도달하지 못하고 그럴 능력도 없는 위치에 올랐다. 마사는 자기 잡지가 있다. 마사는 자기 쇼가 있다. 마사는 자기 회사가 있을 뿐 아니라, 자기 이름을 딴 회사를 가지고 있다.

 마사의 이야기는 전통적으로 여자의 것이라고 여겨지는 기술들을 최대한 활용한 여성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회사를 창립해 성공적으로 상장시킨 여성의 이야기다. 자수성가한 여성의 이야기, 사회적 고난을 극복한 이야기, 개인적 비극을 넘어선 이야기, 다시는 가난해지지 않겠다는 결의에 찬 이야기,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억척녀 이야기, 전문 기술이 없는 여성이 의지와 용기로 성공한 이야기, 남자들에게 보란 듯 성공한 이야기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남자들은 그녀의 이야기에서 위협감을 느낄지 모르지만 이 나라의 여성들은 격려와 용기를 얻는다. 마사 스튜어트가 자극하는 꿈과 두려움은 '여성적'이고 가정적인 것이 아니라 여성의 힘에 관한 것이다. 그녀가 그리는 여성은 남자들과 함께 테이블에 앉았다가 앞치마를 벗지도 않은 채 감자튀김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성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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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

 ...과거의 자신을 올곧게 후회하고 이를 고쳐감으로써 미래의 나를 바꾸어가는 동력으로 삼는 힘인 것이다. 달리 말해 이상을 잊지 않고 현실을 사는 힘이요, 현실에 뿌리를 두고 이상을 품는 힘이다.

p12

 자, 나이 듦이란 무엇일까? 나이 든다는 것은 젊었을 때의 과오를 '정정'해가는 것이다. 서른 살, 마흔 살이 되면 스무 살 때와 생각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며, 쉰 살, 예순 살이 되면 또 달라진다. 같은 '나'를 유지하면서 예전의 과오를 조금씩 정정해간다. 이것이 나이 듦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변해가는 것이고, 정정해가는 것을 뜻한다.

 일본에는 이 변화= 정정을 싫어하는 문화가 있다. 정치인은 사과하지 않는다. 관료도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다. 한번 세운 계획은 변경하지 않는다. 일본어로 '틀리다'와 '사과하다'는 모두 '아야마루'로 발음이 똑같은데, 이 둘은 원래 어원이 같다. 지금 일본인은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사과도 하지 않는 것이다.

; 일본인이건 아니건 틀린건 틀렸다고 인정하고 사과하고 필요하다.

p25

 유럽의 강인함은 이 정정하는 힘의 강인함에 있다. 이는 매우 보수적이면서 동시에 개혁적인 힘이기도 하다. 규칙을 자주 변경해 꾸준히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그러면서도 전통을 지킨다는 포즈도 취한다. 이것이 유럽의 능글맞음이자 현명함이고, 노련함이다. 

p28

4. 페티시즘은 일종의 물신 숭배로, 어떠한 물건에 초자연적인 힘이 깃들어 있다고 믿고 이를 숭배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깃털이나 나뭇조각, 돌조각에 영험한 힘이 있다고 믿는 원시 종교의 공통된 현상 중 하나다.

p30 

 공기에 저항해야 한다. 규칙을 바꾸어야 한다.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일본에서 이런 주장(물)은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곧바로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새로운 공기의 문제로 인식되고 만다. 즉, "구칙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을 해서 새로운 규칙으로 게임을 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지고 만다. 

 그러면 이어서 이 새로운 문제제기를 아무 생각 없이 추종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아무리 찬물을 끼얹으려 해도 그것이 곧바로 새로운 공기가 되고 마는 구조가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권력 비판을 하는 사람이 도리어 공기(분위기)를 더 읽게 되는 구조가 있다.

p31

 달리 말하자면 이렇다. 공기가 지배하고 물조차도 바로 공기가 되는 일본에서는 좋든 싫든 '어느새 변하는'방식만이 통한다. 명시적으로 '바꾸자'고 해봤자 그 물이 새로운 공기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어느새'를 어떻게 연출할 것인지가 관건이 된다. 이에 대한 답이 이 책의 주제인 '정정하는 힘'인 것이다.

 즉, 공기가 지배하는 나라이기에 어느새 그 공기가 바뀌어 있는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이는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상황 인식은 자크 데리다라는 프랑스 철학자가 내놓은 '탈구축'이라는 사고방식과 닮았다.

 .......

 ...정면에서 기존의 규칙을 비판해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규칙을 정정하면서도 그 새로움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아니라 이것이 원래 진짜 규칙이었다'라고 주장하여 현재 상황에 대처함과 동시에 과거와의 일관성도 유지하는 것, 이와 같은 양면 전략이 꼭 필요하다.

p35

...민주주의 기본은 논의다. 논의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이 의견을 바꿀 가능성을 서로 인정해야 한다. 누구의 의견도 바뀌지 않는 논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정할 수 잇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람의 의견은 바뀌기 마련이다. 우리의 의견도 바뀌고 당신들도 의견이 바뀐다"라는 인식을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 이는 교육과도 관련이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의논하는 시간을 만들어 "어쩌면 당신 의견이 맞을지도"하고 깨달아 자기 의견을 바꾸거나 다른 사람이 의견을 바꾸는 것도 인정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는 '논파'를 목적으로 한 논쟁과 언뜻 닮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르다.

p41

 ...정정하는 힘은 "나는 이 길을 간다", "나는 이 규칙을 이렇게 해석한다"라고 결단하는 힘이기도 하다. 그리고 비판을 받아들이는 힘이기도 하다.

p42

 모두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것이 누구에게나 박수를 받고 환영받는다면 오히려 정정하는 힘이 기능하지 않는다. 정말 중요한 것은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진 인간을 바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지 못한 채로 '방치'하는 일종의 거리감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 사회는 마치 초등학교 교실처럼 유치한 공간이 되고 말았다.

p57

 ...정정하는 힘은 '기억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정정하려면 과거를 제대로 기억해야 한다. 정의를 내세워 큰 소동을 일으킨 다음 잊어버리는 것은 '정정'과는 반대되는 행위다.

p60

 트위터 같은 SNS는 정보가 너무 적기 때문에 이와 같은 가치전도가 일어나기 힘들다. 하지만 동영상에서는 가치전도가 일어나곤 한다. 히로유키가 인기를 누리는 것도 그가 단순히 논리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의 말투가 개성적이고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인간은 그런 면에 마음이 동하는 법이다. 언어만을 추려내 "이 사람이 저 사람을 논파했어"하고 떠들어봣자 대화의 본질을 파악할 수 없다.

p62

 글자만으로 형성된 공간에서는 이를 실현할 수 없다. 적어도 극히 어렵다. 그래서 SNS는 본질적으로 대화하는 수단에서 동영상이 탄생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일본의 경직된 언론 공간을 타파하는 데 동영상은 좋은 수단이 될 것이다.

 과학은 인간의 활동 중에서 예외적인 것

 물론, 동영상이 널리 퍼지면 감정적인 동원에 휘말리기 쉽다는 부정적 측면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인간은 동물이다. 멋진 소리, 귀여운 몸짓 등과 같은 매력에 매우 약하다. 이를 부정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인간이 하는 소통의 근간에는 이와 같은 '생리적 호오 판단'이 있다. 논리, 증명 등은 그 위에 비로소 형성되는 요소에 불과하다.

 이런 판단은 비과학적이라고 느끼겠지만, 원래 인간의 활동 전체에서 과학적 소통이 갖는 비중은 매우 적다.

 과학자의 말은 수도승의 말과 같다. 인간의 말에서 정서적인 면을 모두 지우고 실증과 논리만으로 가치를 정하려 한다. 과학은 이런 약속에 동의햇을 때 비로소 성립한다. 애초에 '비인간적'인 것이다. 인간 전체가 과학자처럼 소통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과학자도 연구와 업무 외의 영역에서는 일반적인 인간과 다르지 않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정치다. 정치는 과학이 아니다. 매우 인간적인 소통이다. 그리고 민주주의에서는 투표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동물로서의 인간에게 호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정책의 옳고 그름 이전에 '생리적 호오'를 얼마나 이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유권자는 미남미녀에 약하다. 이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로 귀결되고 만다.

p64

 이런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인간은 별 것 아닌 정보에 약하다는 사실을 항상 의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인간이 외모에 약하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인간은 외모에 잘 속으니 조심하자'는 메시지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다.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도 좋겠다.

 인간은 약한 동물이다. 감정에 휩쓸려 판단을 그르친다. 증거를 여럿 제시해 이성적으로 토론하면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건 환상에 불과하다. 인간은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동영상과 SNS의 시대에는 이 경향이 더욱 거세질 것이다. 포스트트루스(탈진실)와 음모론이 퍼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따라서 정정하는 힘이 필요하다. 인간은 약하다. 오류를 범하는 존재다.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 오류를 정정하는 것뿐이다. "저 사람은 외모만 그럴듯했어. 속았어"하고 반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이때 제대로 정정하지 못하면 점점 포스트트루스의 늪에 빠지게 된다.

p68

 인터넷은 맥락을 지운다. 시간도 지운다. 모든 정보를 무미건조하게 제시하는 것은 인터넷의 장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서 말한 잉여 부분이 없으면 독해가 단순화될 수 밖에 없다. '이 사람은 이렇게 표현하고 있지만 사실은 다른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고, 지금 이 시대에 맞게 해석하면 이런 얘기가 아닐까'하는 재독해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사라지고 만다. 지금은 이런 폐해가 늘어난 시대다.

 정정하는 힘이란 '재독해하는 힘'이다. 메시지와 콘텐츠의 외부를 상상하는 힘이다. 그런 힘이 약해져 과거의 풍요로운 문화적 유산을 활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p71

 정정하는 힘이란 과거와의 일관성을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과거의 해석을 바꾸어 현실에 맞게 고쳐가는 힘을 말한다. 이는 지속하는 힘이고 듣는 힘이며, 나이 듦의 힘이고 기억하는 힘이자 재독해하는 힘이기도 하다.

p85

 정정하는 힘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바꾸어가는 힘이다. 테러로 인해 상황이 바뀌었다면 사회도 바뀌어야 한다. 이는 테러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테러는 패배가 확정된 도박이다. 테러는 반드시 처벌된다. 그리고 테러로 사회가 바뀔지 여부는 결국 결과론에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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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의 의미는
조앤 디디온 지음, 김희정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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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 디디온의 12편 칼럼.

머리말의 작가소개. 미국 여성작간데...머릿말의 작가소개가 어질어질 햇는 것에 비하면 본문은 너무 좋았다.  

1968, 1978년 쓰여진 것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았다.

작가의 인생이 슬프구나. 논픽션, 픽션같은 논픽션. 저널리즘.

글을 쓰는 순간 저자가 어떤 사람인가.

디디온. 자신을 괴롭히는 생각을 똑똑히 입 밖으로 꺼내어 말하고 유머와 짜증 난다는 투의 가벼운 한숨 섞어 균형 잡힌 글. 쓰는 사람.

소설가 디디온이 논픽션 작가 디디온을 가르쳤단다. 소설처럼 읽히는 논픽션.

우리는 모두 환경의 산물이다. 

예술가의 의무는 그 환경을 만들어낸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이다.

성장한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의 지역특징(타뷸라 라사. tabula Rasa. 백지상태의 무구함)

전통적인 방법으로 권력을 주고 받고 현상 유지하는 방법: 어떤건지 알듯. 주류사회로의 편입?

섹스와 죽음. 

제어할 수 없는 힘. 더는 현상유지가 되지 않고 깨질 때 틀어지는 모든 것으로 가득한 이야기 반복.

그 속에서 경험하는 자신의 극단적인 의식상태 묘사하는 작가들.

남성을 똑바로 쳐다보며 눈도 돌리지 않는 여성. 관습적인 남성- 여성 관계 역전. 

디디온 게이즈(여성을 바라보는 남성의 시선, 메일 게이즈의 대비)라는 말 만듦.

'자신이 누구인지 뿐만 아니라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있고, 항상 원하는 대로 풀리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 기억하기 위해서' 

스탠퍼드 불합격 편지를 내내 간직했단다.

모든 작가는 지역주의자다.

힐튼엘스가 쓴 머리말 읽으면서 조안 디디온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봄....

머릿말이 어렵고 진도가 안 나가 좀 그랬다.

1. 엘리시아와 대안언론 1968

주류언론과 대안언론

2. 평온을 찾아서 1968

중독자 갱생 프로그램이 중독자가 자신의 상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음 이 작가는 평온이 죽음을 연상시킨다네.

3. 도원경을 방문하다. 1968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의 성샌시미언.

눈으로 직접 보게 되면 상상력 동원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4. 자기가 선택한 대학에서 선택받지 못하는 것에 관해. 1968

미국 1968년에 쓰인 글인데 불합격에 대한 기분?은 똑같네. 근데 그때의 불합격 통지는 개인감정.

부모들이 자녀의 '기회'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신의 기회와 동일시하면서 자녀에게 자신 뿐 아니라 부모의 영광을 위해 성취해낼 것을 요구하는 것 아닌가.

대학에 합격하기까지의 과정 자체가 추악해졌다고 19968년에 쓰고 있는 작가.

2025년에 한국에서 나도 똑같이 느끼는데...

저 제도를 다올때 이런 걸 몰랐구나.

정작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부모의 기대와 그들의 기대를 분리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실패의 경험, 반항기, 연애 등일텐데...

우리애들은 잘하고 있나...

5. 어여쁜 낸시. 1968

낸시레이건 인터뷰, 촬영의 단상 같은 건데...

음...예쁘고 곱고, 장식같은? 부속? 같은.

캘리포니아 주지사 부인인 낸시레이건

6.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스트리밍 이글. 1968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의 자식이 베트남전에서 실종. 참전용사모임. 젊은이, 부모 

그리고 끊이지 않는 전쟁.

7. 내가 글을 쓰는 이유. 1968

조지오웰의 글에서 따온 제목. 작가가 글을 쓰는 방식에 대한 글. 솔깃솔깃

8. 단편소설을 쓴다는 것. 1978

단편소설쓰기 경험담

9. 1989. 어떤 여자들은

메이프 소프의 피사체였던 여자들은 오노 요코 빼고 사물? 이었나?

10. 장거리 달리기 주자. 1993

토니리처드슨. 무엇인가를 만드는 행위 그 자체를 사랑한 사람. 어쩌면 토니 리처드슨 추모글

11. 1998. 마지막 말

사후 마케팅?

책을 쓰는 것과 메모하고 아웃라인을 쓰고 계획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조앤 디디온은 생각함. 사후 출판의 문제

12. 2000. 에브리우먼 닷컴.

마샤 스튜어트가 한 약속은 집안일 하는 노하우를 알면 집 밖에서도 무엇이든 할 수 잇다는 것이었나...

근데 진짜. 집안일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면 못할 일이 없을 듯...

그 유행했던 마샤 스튜어트가 이런 의미를 가질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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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23

"일을 제대로 하려면 그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대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원하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아야 한다." 

p031 

" 만약 어떤 사람이 시련을 겪는 것이 자기 운명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는 그 시련을 자신의 과제, 다른 것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유일한 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빅터 플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에서 나온 말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아우슈비츠라는 어마어마한 수용소가 아무리 희망을 앗아가는 환경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개인의 내적인 선택의 결과이지 환경의 탓이 아니라고 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강제 수용소에서도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 순간은 늘 있기 마련이고 언제든 그 운명을 선택할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 쉽지가 않다.

p035

...생각이 다르면 방법이 달라진다. 방법이 달라지면 행동 역시 달라진다. 사사건건 부딪치는 행동의 차이는 생각의 차이로 인한 말다툼과 함께 깊어졌다.

; 타인과 생활을 함께 한다는것.

p039

 내 마음을 꿰뚫어 보듯, 알랭 드 보통은 <낭만적 연애 그 이후의 일상>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현대사회에서 부부가 말하는 '평등'이란 실제로 '고통의 평등'을 말하지만, 괴로움의 양을 정확히 측정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불행은 철저히 주관적인 법이니, '내가 더 불행하네, 네가 더 불행하네'운운하며 따지는 것 자체가 함정이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당신보다 내 인생이 훨씬 불행하고 억울해'라는 식의 자기 위안식 결론에서 벗어나려면 '초인적인 지혜'가 있어야 한단다.

p054

 "씨를 뿌려야만 돌 틈에서든 사막 위에서든 험난함을 뚫고 꽃이 피어난다.

유리한 상황, 더 나은 조건을 기다린다는 핑계로 지금 씨를 뿌리지 안흔 사람은 그 어떤 작은 꽃도 얻을 수 없다."

p083

 "호기심은 나이 들지 않습니다."_ 와카미야 마사코

"소중한 것을 깨닫는 장소는 컴퓨터 앞이 아니라 언제나 새파란 하늘 아래였다."_ 다치바나 다카시

"인생이란 자기 자신이 각본을 쓰고 주역을 맡은 드라마다. 

어떠한 드라마를 그릴지는 본인이 하기 나름이며, 마음이나 사고방식의 수준을 높임으로써 운명을 바꿀 수 있다."_ 이나모리 가즈오

"증오로 흐려지지 않은 않은 눈으로 보아야 합니다.

악에서 선을 보고 선에서 악을 보세요. 어느 쪽도 맹신하지 말고 그 대신 둘 사이에 존재하는 균형을 유지하겠다고 다짐하세요."_ 미야자키 하야오

p085

"우리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들과 같기 때문에 고대인들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멀리 볼 수 있다."

p099

 ...모든 역사 앞에 '먹고 사는'문제도 있었고, '이기는 게 다가 아닌'문화들이 있었다. 가치들이 있었다.

p101

 모든 이야기는 그냥 나오지 않았다. 쌓인 누적분이 있어야 의미가 생기는 법이다. 나의 이야기도 그렇고 당신의 이야기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읽는 모든 역사책은 그렇게 워킹맘이 되어 버린 '오늘의 나'를 가르쳐 주고 있다.

p117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해서 대단한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대단한 것은 어제의 당신보다 더 뛰어난 오늘의 당신이 되는 것이다."_ 어니스트 헤밍웨이

"길은 당신 안에 있다. 그리고 당신의 목적지 또한 그 어떤 곳도 아닌 당신 안에 있다.

만약 당신이 이것을 깨닫게 된다면, 당신은 그곳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_ 탁닛한

p138

 "감사의 속뜻은 겸손이다. 타인의 기여 없이는 오늘의 성취도, 나도 없다."

p141

...바로 '엄마도 원해서 내게 그런 건 아니라는 거, 알아요'였다. 그 부분을 읽고 어찌나 울었던지. 나는 엄마에게서 물려받은 창문에서 벗어나 내가 만든 새로운 창문ㅇ로 엄마의 창문까지 볼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렇게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싶다.

p213

...심각한 문제라 생각했던 것들이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나타난 현상일 뿐'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p221

 우리는 왜 늘 '바쁘다'고 생각할까. 기사에서는 단순한 경제학 원리에서 그 답을 찾았다. 경제 규모와 함게 사람들의 수입이 증가할수록 시간의 가치 자체도 커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인들은 주어진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농경 위주의 시절에는 육체노동의 한계가 있었다. 자연의 섭리를 초월해서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지식 노동 사회에서는 다르다. 도처에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이 널려 있고,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 계속해서 '무한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러한 바쁨이 '조급함'이라는 감정을 유발하면서 오히려 일의 효율을 그르친다는 역설이다. 경제학자 센딜 물레이나탄과 행동과학자 엘다 사피르에 의하면, 사람은 돈이나 시간, 의지력 등이 부족할 때 판단력이 흐려진다. 쫓기듯 일하다 보면, 일의 우선 순위를 헷갈리게 되거나 무리한 도전에 집착하게 되면서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곧, 여가 생활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대인들은 한두 시간 정도의 여가 시간조차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면서 급기야 제대로 쉬지도 못하게 되었다.

p227

 '고통과 기쁨과 죽음은 존재를 위한 과정일 뿐'이라며 기꺼이 삶을 견뎌 낸 그녀. 그녀의 마지막 메시지가 긴 여운을 남긴다.

 "비바 라비다" 인생만세라는 뜻.

p220

 ...질문 하나를 하면, 당신의 생각은 무엇이며,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한다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그 생각이 단단하고 분명한지, 어떤 허와 실이 있는지 깨달아가며, 스스로 모든 일과 인생을 장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연스럽게 철학적 사유를 하게 되고, 다량의 독서를 하게 되며, 자신만의 생각을 수도 없이 담금질하게 된다. 나와 세계가 보이면서 자신이 인류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도 깨우치게 된다. 이렇게까지 하는데 어떻게 글로벌 인재가 안 되고 배기겠나 싶다. 이들 수업의 주교재는 철학서였고, 엄청난 양의 독서가 보충 교재였으며, 습관처럼 이루어진 토론과 논쟁, 논술이 주된 수업 내용이었다.

p284

"모든 이가 무료로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지면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

p285

 다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하지 않나. '지금 이 순간'만이 내가 유일하게 누릴 수 있는 확실한 행복이라고, 그러니 제발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주변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움켜쥐고 '자신답게 살아가라'고 말이다.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자신답게 살다 간 사람들의 흔적부터 찾았다. 찾을수록 그들의 공통분모는 내게 말을 걸어왔다.'너에게도 똑같이 주어진 것이니 어디 잘 살펴보렴.'

p289

1. 무엇을 언제 할 것인가

알맞은 때 가장 적당한 일을 딱 맞춰서 할 수는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일을 하면 되는 거.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그냥 하면 되는 것이다. 가장 알맞을 때란 '지금'이다.

2. 가장 필요한 사람 혹은 주의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필요하거나 주의해야할 사람이 정해져 있지 않다. 언제든 주의해야 할 사람이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고, 필요한 사람이 주의해야 할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장 필요하거나 주의해야 할 사람이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다.

3. 어떤 일이 가장 중요한가

곁에 있는 사람에게, 주어진 상황에 충실할 것. 왕은 은사가 지쳐 보여 밭일을 도왔고, 그 시간에 살해당할 위험에서 벗어났다. 순간에 충실했다. 피 흘리며 다친 사내를 왕은 간호했고, 살아난 자객은 왕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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