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6

 ...과거의 자신을 올곧게 후회하고 이를 고쳐감으로써 미래의 나를 바꾸어가는 동력으로 삼는 힘인 것이다. 달리 말해 이상을 잊지 않고 현실을 사는 힘이요, 현실에 뿌리를 두고 이상을 품는 힘이다.

p12

 자, 나이 듦이란 무엇일까? 나이 든다는 것은 젊었을 때의 과오를 '정정'해가는 것이다. 서른 살, 마흔 살이 되면 스무 살 때와 생각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며, 쉰 살, 예순 살이 되면 또 달라진다. 같은 '나'를 유지하면서 예전의 과오를 조금씩 정정해간다. 이것이 나이 듦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변해가는 것이고, 정정해가는 것을 뜻한다.

 일본에는 이 변화= 정정을 싫어하는 문화가 있다. 정치인은 사과하지 않는다. 관료도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다. 한번 세운 계획은 변경하지 않는다. 일본어로 '틀리다'와 '사과하다'는 모두 '아야마루'로 발음이 똑같은데, 이 둘은 원래 어원이 같다. 지금 일본인은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사과도 하지 않는 것이다.

; 일본인이건 아니건 틀린건 틀렸다고 인정하고 사과하고 필요하다.

p25

 유럽의 강인함은 이 정정하는 힘의 강인함에 있다. 이는 매우 보수적이면서 동시에 개혁적인 힘이기도 하다. 규칙을 자주 변경해 꾸준히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그러면서도 전통을 지킨다는 포즈도 취한다. 이것이 유럽의 능글맞음이자 현명함이고, 노련함이다. 

p28

4. 페티시즘은 일종의 물신 숭배로, 어떠한 물건에 초자연적인 힘이 깃들어 있다고 믿고 이를 숭배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깃털이나 나뭇조각, 돌조각에 영험한 힘이 있다고 믿는 원시 종교의 공통된 현상 중 하나다.

p30 

 공기에 저항해야 한다. 규칙을 바꾸어야 한다.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일본에서 이런 주장(물)은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곧바로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새로운 공기의 문제로 인식되고 만다. 즉, "구칙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을 해서 새로운 규칙으로 게임을 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지고 만다. 

 그러면 이어서 이 새로운 문제제기를 아무 생각 없이 추종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아무리 찬물을 끼얹으려 해도 그것이 곧바로 새로운 공기가 되고 마는 구조가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권력 비판을 하는 사람이 도리어 공기(분위기)를 더 읽게 되는 구조가 있다.

p31

 달리 말하자면 이렇다. 공기가 지배하고 물조차도 바로 공기가 되는 일본에서는 좋든 싫든 '어느새 변하는'방식만이 통한다. 명시적으로 '바꾸자'고 해봤자 그 물이 새로운 공기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어느새'를 어떻게 연출할 것인지가 관건이 된다. 이에 대한 답이 이 책의 주제인 '정정하는 힘'인 것이다.

 즉, 공기가 지배하는 나라이기에 어느새 그 공기가 바뀌어 있는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이는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상황 인식은 자크 데리다라는 프랑스 철학자가 내놓은 '탈구축'이라는 사고방식과 닮았다.

 .......

 ...정면에서 기존의 규칙을 비판해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규칙을 정정하면서도 그 새로움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아니라 이것이 원래 진짜 규칙이었다'라고 주장하여 현재 상황에 대처함과 동시에 과거와의 일관성도 유지하는 것, 이와 같은 양면 전략이 꼭 필요하다.

p35

...민주주의 기본은 논의다. 논의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이 의견을 바꿀 가능성을 서로 인정해야 한다. 누구의 의견도 바뀌지 않는 논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정할 수 잇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람의 의견은 바뀌기 마련이다. 우리의 의견도 바뀌고 당신들도 의견이 바뀐다"라는 인식을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 이는 교육과도 관련이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의논하는 시간을 만들어 "어쩌면 당신 의견이 맞을지도"하고 깨달아 자기 의견을 바꾸거나 다른 사람이 의견을 바꾸는 것도 인정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는 '논파'를 목적으로 한 논쟁과 언뜻 닮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르다.

p41

 ...정정하는 힘은 "나는 이 길을 간다", "나는 이 규칙을 이렇게 해석한다"라고 결단하는 힘이기도 하다. 그리고 비판을 받아들이는 힘이기도 하다.

p42

 모두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것이 누구에게나 박수를 받고 환영받는다면 오히려 정정하는 힘이 기능하지 않는다. 정말 중요한 것은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진 인간을 바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지 못한 채로 '방치'하는 일종의 거리감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 사회는 마치 초등학교 교실처럼 유치한 공간이 되고 말았다.

p57

 ...정정하는 힘은 '기억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정정하려면 과거를 제대로 기억해야 한다. 정의를 내세워 큰 소동을 일으킨 다음 잊어버리는 것은 '정정'과는 반대되는 행위다.

p60

 트위터 같은 SNS는 정보가 너무 적기 때문에 이와 같은 가치전도가 일어나기 힘들다. 하지만 동영상에서는 가치전도가 일어나곤 한다. 히로유키가 인기를 누리는 것도 그가 단순히 논리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의 말투가 개성적이고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인간은 그런 면에 마음이 동하는 법이다. 언어만을 추려내 "이 사람이 저 사람을 논파했어"하고 떠들어봣자 대화의 본질을 파악할 수 없다.

p62

 글자만으로 형성된 공간에서는 이를 실현할 수 없다. 적어도 극히 어렵다. 그래서 SNS는 본질적으로 대화하는 수단에서 동영상이 탄생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일본의 경직된 언론 공간을 타파하는 데 동영상은 좋은 수단이 될 것이다.

 과학은 인간의 활동 중에서 예외적인 것

 물론, 동영상이 널리 퍼지면 감정적인 동원에 휘말리기 쉽다는 부정적 측면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인간은 동물이다. 멋진 소리, 귀여운 몸짓 등과 같은 매력에 매우 약하다. 이를 부정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인간이 하는 소통의 근간에는 이와 같은 '생리적 호오 판단'이 있다. 논리, 증명 등은 그 위에 비로소 형성되는 요소에 불과하다.

 이런 판단은 비과학적이라고 느끼겠지만, 원래 인간의 활동 전체에서 과학적 소통이 갖는 비중은 매우 적다.

 과학자의 말은 수도승의 말과 같다. 인간의 말에서 정서적인 면을 모두 지우고 실증과 논리만으로 가치를 정하려 한다. 과학은 이런 약속에 동의햇을 때 비로소 성립한다. 애초에 '비인간적'인 것이다. 인간 전체가 과학자처럼 소통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과학자도 연구와 업무 외의 영역에서는 일반적인 인간과 다르지 않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정치다. 정치는 과학이 아니다. 매우 인간적인 소통이다. 그리고 민주주의에서는 투표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동물로서의 인간에게 호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정책의 옳고 그름 이전에 '생리적 호오'를 얼마나 이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유권자는 미남미녀에 약하다. 이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로 귀결되고 만다.

p64

 이런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인간은 별 것 아닌 정보에 약하다는 사실을 항상 의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인간이 외모에 약하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인간은 외모에 잘 속으니 조심하자'는 메시지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다.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도 좋겠다.

 인간은 약한 동물이다. 감정에 휩쓸려 판단을 그르친다. 증거를 여럿 제시해 이성적으로 토론하면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건 환상에 불과하다. 인간은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동영상과 SNS의 시대에는 이 경향이 더욱 거세질 것이다. 포스트트루스(탈진실)와 음모론이 퍼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따라서 정정하는 힘이 필요하다. 인간은 약하다. 오류를 범하는 존재다.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 오류를 정정하는 것뿐이다. "저 사람은 외모만 그럴듯했어. 속았어"하고 반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이때 제대로 정정하지 못하면 점점 포스트트루스의 늪에 빠지게 된다.

p68

 인터넷은 맥락을 지운다. 시간도 지운다. 모든 정보를 무미건조하게 제시하는 것은 인터넷의 장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서 말한 잉여 부분이 없으면 독해가 단순화될 수 밖에 없다. '이 사람은 이렇게 표현하고 있지만 사실은 다른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고, 지금 이 시대에 맞게 해석하면 이런 얘기가 아닐까'하는 재독해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사라지고 만다. 지금은 이런 폐해가 늘어난 시대다.

 정정하는 힘이란 '재독해하는 힘'이다. 메시지와 콘텐츠의 외부를 상상하는 힘이다. 그런 힘이 약해져 과거의 풍요로운 문화적 유산을 활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p71

 정정하는 힘이란 과거와의 일관성을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과거의 해석을 바꾸어 현실에 맞게 고쳐가는 힘을 말한다. 이는 지속하는 힘이고 듣는 힘이며, 나이 듦의 힘이고 기억하는 힘이자 재독해하는 힘이기도 하다.

p85

 정정하는 힘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바꾸어가는 힘이다. 테러로 인해 상황이 바뀌었다면 사회도 바뀌어야 한다. 이는 테러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테러는 패배가 확정된 도박이다. 테러는 반드시 처벌된다. 그리고 테러로 사회가 바뀔지 여부는 결국 결과론에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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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의 의미는
조앤 디디온 지음, 김희정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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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 디디온의 12편 칼럼.

머리말의 작가소개. 미국 여성작간데...머릿말의 작가소개가 어질어질 햇는 것에 비하면 본문은 너무 좋았다.  

1968, 1978년 쓰여진 것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았다.

작가의 인생이 슬프구나. 논픽션, 픽션같은 논픽션. 저널리즘.

글을 쓰는 순간 저자가 어떤 사람인가.

디디온. 자신을 괴롭히는 생각을 똑똑히 입 밖으로 꺼내어 말하고 유머와 짜증 난다는 투의 가벼운 한숨 섞어 균형 잡힌 글. 쓰는 사람.

소설가 디디온이 논픽션 작가 디디온을 가르쳤단다. 소설처럼 읽히는 논픽션.

우리는 모두 환경의 산물이다. 

예술가의 의무는 그 환경을 만들어낸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이다.

성장한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의 지역특징(타뷸라 라사. tabula Rasa. 백지상태의 무구함)

전통적인 방법으로 권력을 주고 받고 현상 유지하는 방법: 어떤건지 알듯. 주류사회로의 편입?

섹스와 죽음. 

제어할 수 없는 힘. 더는 현상유지가 되지 않고 깨질 때 틀어지는 모든 것으로 가득한 이야기 반복.

그 속에서 경험하는 자신의 극단적인 의식상태 묘사하는 작가들.

남성을 똑바로 쳐다보며 눈도 돌리지 않는 여성. 관습적인 남성- 여성 관계 역전. 

디디온 게이즈(여성을 바라보는 남성의 시선, 메일 게이즈의 대비)라는 말 만듦.

'자신이 누구인지 뿐만 아니라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있고, 항상 원하는 대로 풀리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 기억하기 위해서' 

스탠퍼드 불합격 편지를 내내 간직했단다.

모든 작가는 지역주의자다.

힐튼엘스가 쓴 머리말 읽으면서 조안 디디온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봄....

머릿말이 어렵고 진도가 안 나가 좀 그랬다.

1. 엘리시아와 대안언론 1968

주류언론과 대안언론

2. 평온을 찾아서 1968

중독자 갱생 프로그램이 중독자가 자신의 상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음 이 작가는 평온이 죽음을 연상시킨다네.

3. 도원경을 방문하다. 1968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의 성샌시미언.

눈으로 직접 보게 되면 상상력 동원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4. 자기가 선택한 대학에서 선택받지 못하는 것에 관해. 1968

미국 1968년에 쓰인 글인데 불합격에 대한 기분?은 똑같네. 근데 그때의 불합격 통지는 개인감정.

부모들이 자녀의 '기회'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신의 기회와 동일시하면서 자녀에게 자신 뿐 아니라 부모의 영광을 위해 성취해낼 것을 요구하는 것 아닌가.

대학에 합격하기까지의 과정 자체가 추악해졌다고 19968년에 쓰고 있는 작가.

2025년에 한국에서 나도 똑같이 느끼는데...

저 제도를 다올때 이런 걸 몰랐구나.

정작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부모의 기대와 그들의 기대를 분리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실패의 경험, 반항기, 연애 등일텐데...

우리애들은 잘하고 있나...

5. 어여쁜 낸시. 1968

낸시레이건 인터뷰, 촬영의 단상 같은 건데...

음...예쁘고 곱고, 장식같은? 부속? 같은.

캘리포니아 주지사 부인인 낸시레이건

6.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스트리밍 이글. 1968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의 자식이 베트남전에서 실종. 참전용사모임. 젊은이, 부모 

그리고 끊이지 않는 전쟁.

7. 내가 글을 쓰는 이유. 1968

조지오웰의 글에서 따온 제목. 작가가 글을 쓰는 방식에 대한 글. 솔깃솔깃

8. 단편소설을 쓴다는 것. 1978

단편소설쓰기 경험담

9. 1989. 어떤 여자들은

메이프 소프의 피사체였던 여자들은 오노 요코 빼고 사물? 이었나?

10. 장거리 달리기 주자. 1993

토니리처드슨. 무엇인가를 만드는 행위 그 자체를 사랑한 사람. 어쩌면 토니 리처드슨 추모글

11. 1998. 마지막 말

사후 마케팅?

책을 쓰는 것과 메모하고 아웃라인을 쓰고 계획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조앤 디디온은 생각함. 사후 출판의 문제

12. 2000. 에브리우먼 닷컴.

마샤 스튜어트가 한 약속은 집안일 하는 노하우를 알면 집 밖에서도 무엇이든 할 수 잇다는 것이었나...

근데 진짜. 집안일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면 못할 일이 없을 듯...

그 유행했던 마샤 스튜어트가 이런 의미를 가질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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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23

"일을 제대로 하려면 그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대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원하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아야 한다." 

p031 

" 만약 어떤 사람이 시련을 겪는 것이 자기 운명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는 그 시련을 자신의 과제, 다른 것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유일한 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빅터 플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에서 나온 말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아우슈비츠라는 어마어마한 수용소가 아무리 희망을 앗아가는 환경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개인의 내적인 선택의 결과이지 환경의 탓이 아니라고 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강제 수용소에서도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 순간은 늘 있기 마련이고 언제든 그 운명을 선택할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 쉽지가 않다.

p035

...생각이 다르면 방법이 달라진다. 방법이 달라지면 행동 역시 달라진다. 사사건건 부딪치는 행동의 차이는 생각의 차이로 인한 말다툼과 함께 깊어졌다.

; 타인과 생활을 함께 한다는것.

p039

 내 마음을 꿰뚫어 보듯, 알랭 드 보통은 <낭만적 연애 그 이후의 일상>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현대사회에서 부부가 말하는 '평등'이란 실제로 '고통의 평등'을 말하지만, 괴로움의 양을 정확히 측정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불행은 철저히 주관적인 법이니, '내가 더 불행하네, 네가 더 불행하네'운운하며 따지는 것 자체가 함정이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당신보다 내 인생이 훨씬 불행하고 억울해'라는 식의 자기 위안식 결론에서 벗어나려면 '초인적인 지혜'가 있어야 한단다.

p054

 "씨를 뿌려야만 돌 틈에서든 사막 위에서든 험난함을 뚫고 꽃이 피어난다.

유리한 상황, 더 나은 조건을 기다린다는 핑계로 지금 씨를 뿌리지 안흔 사람은 그 어떤 작은 꽃도 얻을 수 없다."

p083

 "호기심은 나이 들지 않습니다."_ 와카미야 마사코

"소중한 것을 깨닫는 장소는 컴퓨터 앞이 아니라 언제나 새파란 하늘 아래였다."_ 다치바나 다카시

"인생이란 자기 자신이 각본을 쓰고 주역을 맡은 드라마다. 

어떠한 드라마를 그릴지는 본인이 하기 나름이며, 마음이나 사고방식의 수준을 높임으로써 운명을 바꿀 수 있다."_ 이나모리 가즈오

"증오로 흐려지지 않은 않은 눈으로 보아야 합니다.

악에서 선을 보고 선에서 악을 보세요. 어느 쪽도 맹신하지 말고 그 대신 둘 사이에 존재하는 균형을 유지하겠다고 다짐하세요."_ 미야자키 하야오

p085

"우리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들과 같기 때문에 고대인들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멀리 볼 수 있다."

p099

 ...모든 역사 앞에 '먹고 사는'문제도 있었고, '이기는 게 다가 아닌'문화들이 있었다. 가치들이 있었다.

p101

 모든 이야기는 그냥 나오지 않았다. 쌓인 누적분이 있어야 의미가 생기는 법이다. 나의 이야기도 그렇고 당신의 이야기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읽는 모든 역사책은 그렇게 워킹맘이 되어 버린 '오늘의 나'를 가르쳐 주고 있다.

p117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해서 대단한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대단한 것은 어제의 당신보다 더 뛰어난 오늘의 당신이 되는 것이다."_ 어니스트 헤밍웨이

"길은 당신 안에 있다. 그리고 당신의 목적지 또한 그 어떤 곳도 아닌 당신 안에 있다.

만약 당신이 이것을 깨닫게 된다면, 당신은 그곳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_ 탁닛한

p138

 "감사의 속뜻은 겸손이다. 타인의 기여 없이는 오늘의 성취도, 나도 없다."

p141

...바로 '엄마도 원해서 내게 그런 건 아니라는 거, 알아요'였다. 그 부분을 읽고 어찌나 울었던지. 나는 엄마에게서 물려받은 창문에서 벗어나 내가 만든 새로운 창문ㅇ로 엄마의 창문까지 볼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렇게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싶다.

p213

...심각한 문제라 생각했던 것들이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나타난 현상일 뿐'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p221

 우리는 왜 늘 '바쁘다'고 생각할까. 기사에서는 단순한 경제학 원리에서 그 답을 찾았다. 경제 규모와 함게 사람들의 수입이 증가할수록 시간의 가치 자체도 커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인들은 주어진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농경 위주의 시절에는 육체노동의 한계가 있었다. 자연의 섭리를 초월해서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지식 노동 사회에서는 다르다. 도처에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이 널려 있고,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 계속해서 '무한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러한 바쁨이 '조급함'이라는 감정을 유발하면서 오히려 일의 효율을 그르친다는 역설이다. 경제학자 센딜 물레이나탄과 행동과학자 엘다 사피르에 의하면, 사람은 돈이나 시간, 의지력 등이 부족할 때 판단력이 흐려진다. 쫓기듯 일하다 보면, 일의 우선 순위를 헷갈리게 되거나 무리한 도전에 집착하게 되면서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곧, 여가 생활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대인들은 한두 시간 정도의 여가 시간조차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면서 급기야 제대로 쉬지도 못하게 되었다.

p227

 '고통과 기쁨과 죽음은 존재를 위한 과정일 뿐'이라며 기꺼이 삶을 견뎌 낸 그녀. 그녀의 마지막 메시지가 긴 여운을 남긴다.

 "비바 라비다" 인생만세라는 뜻.

p220

 ...질문 하나를 하면, 당신의 생각은 무엇이며,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한다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그 생각이 단단하고 분명한지, 어떤 허와 실이 있는지 깨달아가며, 스스로 모든 일과 인생을 장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연스럽게 철학적 사유를 하게 되고, 다량의 독서를 하게 되며, 자신만의 생각을 수도 없이 담금질하게 된다. 나와 세계가 보이면서 자신이 인류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도 깨우치게 된다. 이렇게까지 하는데 어떻게 글로벌 인재가 안 되고 배기겠나 싶다. 이들 수업의 주교재는 철학서였고, 엄청난 양의 독서가 보충 교재였으며, 습관처럼 이루어진 토론과 논쟁, 논술이 주된 수업 내용이었다.

p284

"모든 이가 무료로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지면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

p285

 다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하지 않나. '지금 이 순간'만이 내가 유일하게 누릴 수 있는 확실한 행복이라고, 그러니 제발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주변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움켜쥐고 '자신답게 살아가라'고 말이다.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자신답게 살다 간 사람들의 흔적부터 찾았다. 찾을수록 그들의 공통분모는 내게 말을 걸어왔다.'너에게도 똑같이 주어진 것이니 어디 잘 살펴보렴.'

p289

1. 무엇을 언제 할 것인가

알맞은 때 가장 적당한 일을 딱 맞춰서 할 수는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일을 하면 되는 거.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그냥 하면 되는 것이다. 가장 알맞을 때란 '지금'이다.

2. 가장 필요한 사람 혹은 주의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필요하거나 주의해야할 사람이 정해져 있지 않다. 언제든 주의해야 할 사람이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고, 필요한 사람이 주의해야 할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장 필요하거나 주의해야 할 사람이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다.

3. 어떤 일이 가장 중요한가

곁에 있는 사람에게, 주어진 상황에 충실할 것. 왕은 은사가 지쳐 보여 밭일을 도왔고, 그 시간에 살해당할 위험에서 벗어났다. 순간에 충실했다. 피 흘리며 다친 사내를 왕은 간호했고, 살아난 자객은 왕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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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요, 엄마도 공부 좀 하겠습니다 - 현실 워킹맘의 힐링 지수 높이는 법
스쿠피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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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책 읽고 쓰고 지금에 집중하고 감사하기.

워킹맘이 힘든 시기를 지나고 지금 번아웃 처방전도 제시하고...

나도 반백살이 되고 보니 내가 겪었던, 견뎠던 시간들이 장하고, 이 이가 제시하는 방법들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내가 한창 아침에 일어날 때 발바닥이 아프던 그 시절.

같이 일하시는 오십넘은 선배가 자신은 지금이 좋다고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고 하시던 말씀이 무언지 알겠다.

- 프롤로그

번아웃에 빠진 워킹맘. 흔하다 못해 당연하지. 일해도 아이는 키워야되니까.

흔하다 못해 당연하지.

결혼하면 영혼의 부피가 미세하게가 아니고 팍팍 줄어들더라.

전혀 예상 못했고 나는 다를거라고 생각했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유지할 수가 없더라.

상황을 인지하면 억울해지고 그 억울한 기분 때문에 불행해지고...

거기서 벗어나는데 이십년쯤 걸렸나보다.

1장. 워킹맘, 번아웃에 빠지다.

1. 눈 뜨자마자 눈물이 주르륵

육아휴직이 보장되는 직종인데도 이렇게 힘들지.

그렇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다 지나온 아직도 모르겠다.

새벽에 꾸역꾸역 눈을 뜨고 아픈 발바닥으로 일어서서 아침에 해야만 하는 일들을 하고 모두를 가야할 곳으로 보내고 출근하던 날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나 싶고 그 시간을 견뎌낸 내가 기특하다.

다시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더 편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그래도 하기는 할 듯.

그렇지 애매한 억울함. 울어볼 생각도 없이 지나온 시간.

2. 이십대에는 결핵, 사십대에는 폐렴?

나는 폐렴인데 입원을 못했다.

권유 받았지만 며칠 꼬박가서 주사 맞고 와서 밥했지.

출근도 하고 그때는 방법이 없었어...

어떤 시련이나 고통도 가치 있으려면 삶을 의미있는 것으로 만들어야한다는데...

나는 어땠나? 순간순간 의미를 부여하고 찾으려 노력하긴 했다.

3. 결혼 생활이 이런 거였어?

그냥 나는 독박육아였다고 생각한다. 그냥 나 혼자 그렇게 생각한다. 동의를 구하거나 인정받으려는 시도조차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니까.

4. 말로만 듣던 '번아웃'

"미래에 대한 믿음의 상실은 죽음을 부른다- 빅터 플랭크."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고통도 견뎌 낼 수 있다- 니체.

인정하고 멈추기. 잘하려는 생각을 일단 그만두기.' 전략의 필요성'

5. 나를 위한 '그 무엇'이 필요해

난 뭐였지. 수영? 책?

나름의 숨돌릴 구멍. 다 똑같구나. 모든 것을 단순히 중지하는 것이 아니고, 분주함에서 벗어나 현실에서 주어진 일들은 묵묵히 해나가면서 지친 심신 충전하고 일으켜 세울만한 것 찾기 작지만 '잘지내고 있다'는 신호가 될 만한 거 찾기.

자기 자신을 탐색하기.

음. 견디기 위해 썼던 일기를 탐색으로 써야 하나.

내게 잠재된 '씨앗' 발견해서 꽃 피우기?(난 꼭 꽃피우지 않아도 되긴 함)

2장, 번아웃을 극복하는 몰입공부

1. 오프라 윈프리는 내 영어 선생님 

상처를 지혜로 바꾸어라. 오프라 윈프리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에 시간 쓰는 거 은근 좋더라.

남들한테 말할 수 있거나 뭐가 생기는 일 아니라 진짜 그냥 내가 좋아서만 하는 일의 흐뭇함 그리고 살짝 알 수 없는 신기한 죄책감? 무위함 무익함이 주는 즐거움.

이사람은 영어원서 읽기를 음...가시적이고 보람찾겠군. 사람은 다 다르니까.

2. 워킹맘의 작은 기적. HSK4급

일본유학시절의 작은 인연. 중국 드라마에서 시작된 HSK4급 시험 합격.

짬짬이 꾸준히가 생각보다 힘이 세지.

3. 90세 '마짱'의 인생조언

'인생에 실패는 없어요. 시작한 시점부터 성공한 겁니다'

일본어공부에서 '이 푸른 지구에서 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단다.

나도 여기저기서 배워야지.

4. 적어야 보이는 것들

나에게 일기는 친구? 아무한테도 못하는 얘기들을 일러주고 쓰다보며 나도 모르게 답을 찾기도 하고

힘든 시기들을 일기장이 있어서 견딘 것일수도...

말에도 글에도 힘이 있는 듯, 감사일기도 쓰고 일단 꾸준히 써보자.

근데 난 지나간 일기장은 다신 보지 않는데 다시 볼 수가 없는데...내 안에 답이 있다.

나도 뭐든 책인데 어쩌면 접근성이 좋아서인가...어쨌든 뭐든 책.

이 사람은 기록하는 습관이 자신의 시련을 피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단다...유일한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도움이 된다.

5. 역사는 흐르는 강물처럼

꼬리에 고리를 무는 독서

6. 육아 전문가 말고 워킹맘이야기

자녀 교육의 핵심은 지식을 넓혀주는 것이 아니라 자존감을 높여주는 데 있다- 톨스토이

나도 육아서 정말 많이 읽었는데 진짜 닥치는대로...읽다보면 모든 책은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된다.

그리고 육아가 꼭 내가 아이를 키우는데만이 아니고 나도 키우고 남편도 키우고...사람들과의 관게에나 살아가는데 다 도움이 되었던 듯....

아직도 읽는다...이젠 개인적인 경험담류보다 심리? 인간에 대한 책으로

7. 새벽에는 자기게발서를.

자기게발. 자기자신에게 집중할 줄 안다.

내 인생에 대한 예의이자 태도의 문제.

8. '작가의 세계'와 만나다.

북콘서트 가기를 권함

3장. 진짜 '나'를 알아가는 시간

1. <토지>가 내 마음을 비치다

2. 오프라 윈프리에게 배운 감사의 힘

익숙해졌다는 이유로 당연하게 여긴 것은 없는지.

세상 탓만 하지 말고 이만큼 나아진 거. 숨은 좋은 것 발견하기.

3. 에고의 덫에서 빠져나오는 법

내가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 모두 에고 안에서의 환상. 진짜 내 모습은 '현존하는 나 자체로 이미 충분하다'고 에크하르트 툴레가 그랬대.

화가 날 때, 말할때마다 이렇게 에고를 알아차리고 벗어나려고 하지 않고 즉각적인 옳은 결정을 할 순 없는걸까.

4. 엄마가 노력하는 게 보여

나도 항상 노력한다.

그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으므로 계속 관계 속에서 배우고 생각하고 좀 더 좋은 방향으로 향해 보려고 애쓴다. 가끔 그래서 힘들고 헤밍웨이 말처럼 그 과정에서 난 점점 더 강해지고 있나?

더 좋은 사람은 되고 있겠지?

이 사람의 산책같은 나의 수영. 가끔 수영이 명상 같다.

요즘 힘이 들어 그것도 힘들지만 혼자서 다하려고 하지 말고 곡 잘 안해도 되고

5. 그동안 왜 이렇게 게을렀을까

'불필요한 일에는 게으름뱅이가 되고 유용한 일에는 부지런하라'

음...가끔 무용한 일이 휴식을 주기도 하는데...

나의 진짜 에너지를 어디에 쓸 것인가.

6. 나를 죽이지 않는 육아.

기다려주는 것. 믿어주는 것. 묵언으로 가만히 있기.

어떤 부모가 될지 어쩌념 내 선택.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

7. 아이들이 내게 온 이유

애들 키우면서 난 인간 됐지. 진짜 어른이 되어야지.

살아온 대로 생각하지 말고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야지. 

살면서 애들이 줬던 작은 감동들. 소중한 순간들이 나를 살게도 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키우기도 했다. 기쁘게 해줘야지.

4장. 황금을 입에 무는 시간, 새벽

1. 새벽 시간을 찾아서

'이른 아침은 입에 황금을 물고 있다' 아침 1시간 확보.

2. 기본 루틴을 디자인하다.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균형맞춰 기본루틴 잡기. 나는 아직도 이런저런 시도중.

새벽에 일어나 자기에게 가장 중요한 일 먼저하기는 아직 못하는 중이네. 고등학생이 있어서.

하지만 곧 하게 될거야. 규칙적인 명상은 염증도 억제한대. 운동은 혈액순환 시켜준다.

좋은 습관, 감사, 몸, 마음 돌보기.끊임없이 배우고 연습하는 자세

3. 책읽기에 진심인가요?

좋은 책이란 각자 자기 상황과 고민에 맞는 책

4. 힐링의 주역, 반신욕

5. 놓칠 수 없는 근육, 요가

카르마(행위) 요가. 결과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무리하지 말고 반복해서 꾸준히 하는데 의의 두기

6. 주말이라면, 새벽 산책

걷기는 결과보다 과정에 방점을 두는 행위?

7. 그냥 좋아서, 외국어 공부

8. 의미있는 고통, 글쓰기

쓸 수 있게 되면 생각 깊어진다. 읽기와는 또 다르다.

계속 쓰다보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9. 나만 이런게 아니었어, 드라마 정주행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원하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아야 한다.-톨스토이

나도 드라마에서 많이 배운다. 전엔 세상에 없는 연애를 드라마에서 찾았는데, 요즘은 선을 찾나?

여튼 김사부는 벌써 여러번째.

근데 틀어놓고 계속 다른 일을 해서 자막있는 드라마는 못본다. 가만히 앉아서 보는 일을 못해서.

그래도 드라마에서 세상을, 인간을 많이 배우고 느낀다.

5장 오늘 하루도 공부로 시작합니다.

1.도서관에서 제대로 노는 법

원하지 않는 조언, 훈수는 금지. 공공 도선관의 힘. 공적인 기관에서 사람들이 무료로 누리는 것이 많아질수록 사회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자기 삶에 만족할 가능성이 높아진단다. 도서관에서...

2. 세가지 질문

톨스토이 소설 제목, 가장 중요한 순간은 '지금' 가장 중요한 사람이자 조심해야할 사람은 '바로 내 곁의 사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선행을 베푸는 것'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 함게 있는 사람에 대한 선행. 무엇을 하고 싶은가.

어디까지 하고 싶은가.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 '나 지금 잘살고 있는 거 맞나'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기운만큼은 잃지 말자.

3. 오늘도 비틀거리며 배우는 중

나도! 생각하고 생각한대로 움직이기. 비틀거리면서 행복하기.

나도 모두모두 소중한 인생이니까.

- 에필로그

결혼해서 살다보면 그런 시기가 있는 듯. 그저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내기도 바쁜.

나는 그 시기도 고맙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니까.

힘들다는 생각조차 못할만큼 바쁘다고 생각했었지만 그 모든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리고 진짜 모든 것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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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

 살아 있는 한 언제나 배움에 열린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꿈꾸는 나에게 조나단은 훌륭한 스승이자 동료였다. 배우는 것은 태어나는 것에 속한다고 말했던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는 "몇 살을 먹었든 간에 배우는 자의 육체는 그때 일종의 확장을 체험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무언가 다른 것에 열중하는 것, 사랑하는 것, 배우는 것, 그것은 같은 것이다". 조나단은 비행하는 법 뿐 아니라 친절과 사랑에 대해서도 수련을 받았는데, 그가 사랑을 펼치는 모습은 키냐르가 한 말과 꼭 닮아 있었다.

 ......

 조나단이 알게 된 진실이란, 우리 모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유로울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이 아닐까. 그 자유란 부단한 노력과 수련을 필요로 하는, 고단하고도 지난한 과정 끝에 얻게 되는 무엇일 것이다. 끝없이 도전하는 조나단을 보면서 자기와 타협하지 않는 치열한 태도가 자유로운 상태에 이르게 하는 한 조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하나, 배움을 사랑하는 일에는 자신이 배운 바를 베푸는 일까지 포함된다는 것도 배운 걸 나누려는 마음이 곧 사랑을 베푸는 일인 것이다.

p30

 나와 관련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내 안에 들어왔다 나가면 신기하게도 살아갈 힘이 났다. 내 안에 쌓인 고민이나 문제들이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견딜 만해졌다. 삶이란 무릇 그런 것이라는 걸 그 이야기들이 알려주었기 때문인 것 같다. 무엇보다 그냥 좋았다. 책이 보여주는 그 깊고 넓은 세상이. 책을 향한, 오래도록 지치지 않을 이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나를 그토록 힘들게 만들었던 시간 속에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씨앗이 함께 들어 있었다는 것. 그걸 떠올릴 때면 삶은 참 알 수 없고 얄궂다는 생각이 든다.

p33

...무언가를 얻는 대신 다른 무언가를 잃어야만 하는, 성장 과정에 수반되는 모종의 상실을 그는 '성장'이 아니라 '변화'라 불렀다. "물론 성장의 과정에 이런 부수적이고 불행한 상실"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따르면 그것은 성장의 본질이 아닐뿐더러 성장을 바람직하게 만드는 요소도 분명 아니다. '변화'란 어떤 의미에서든 이전과의 단절을 나타내지만, '성장'은 나이테처럼 덧붙여나가고 포함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레몬스쿼시에 대한 입맛을 잃어버린 다음에야 호크를 좋아하게 되었다면, 자신이 소설가들을 얻기 위해 동화를 잃어야 했다면, 그것은 성장이 아니라 단순한 변화일 뿐이라는 그의 말이 나에게 엄청난 해방감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발육부진이나 도태로 받아들이는 것들 역시 변화를 성장으로 오인하는 데서 비롯된 오류라는 그 명쾌한 지적이 후련했다.

p37

...오늘 아침 읽은 다니엘 페나크의 책 속 한 구절처럼,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우리가 좋아하는 이와 나누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부지런히 읽고 부지런히 사랑하는 일을 오늘도 게을리할 수 없을 것 같다.

p51

...드라마는 엄마에게 일종의 숨구멍이자 해방구였다.

나도나도!

p53

나는 타인의 책에 관심이 많다. 더 정확히는 누군가 읽고 있는 책, 읽으려는 책, 또는 그들이 빌리거나 산 책. 가족의 끼니를 책임지는 엄마의 관심사가 남의 집 식탁이나 냉장고라면, 내 관심사는 남의 집 책장 정도가 되려나. ...

p94

나는 무척이나 허약한 몸으로 놀랄 정도의 많은 일을 해내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과중한 근심은 전연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무엇에 헌신할 때 사람들은 왜소한 자연의 한계선을 넘어서서 자신의 힘보다 훨씬 더 위대한 힘의 결합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나도 내가 아프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에 헌신함으로써 이통증을 잊고 싶었다. 그럴 수 있다면 내 삶은 지금보다 더 나아질 거라고 믿고 싶었다...

p99

...아스트리드는 사랑받는 동화 작가였을 뿐 아니라, 좋은 작가들과 귀한 이야기들을 발굴해낸 탁월한 편집자로서도 활약했다. 그리고 멋진 시민이기도 했다. 조세 문제의 모순을 지적하고 해결하는 데 기여한 것은 물론, 현실 정치에 개입하여 동물 복지, 아동체벌, 난민 문제 등의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했다.

p104

 그러고 보면 반복되는 우리의 하루하루엔 그냥 계속하는 자세로 임해야 하는 일들이 더 많지 않은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크고 작은 일들도 그렇지만, 무언가를 시도하고자 마음먹을 때면 꼭 거짓말처럼 생각지 못한 여러 어려움이 생긴다. 그럼에도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나의 다짐과 각오를 무력하게 하는 변수들을 뚫고 그냥 계속해나가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것을. 이렇게 그냥 게속 하기를 멈추지 않다 보면, 어느 순간은 아스트리드가 자주 편지에 썼던 문장처럼 삶은 생각만큼 나쁘지는 않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p120

 미국 작가 리베카 솔닛은 자유로운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이야기 듣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어. 그 이야기에 질문을 던지고, 잠시 멈추고, 침묵에 귀 기울이고, 이야기에 이름을 지어주고, 그런 다음 이야기꾼이 되어야 한다고 했지. 솔닛의 표현에 비추어보면 마리는 전형적인 이야기꾼인 것 같아. 듣고 질문하고 멈추는 행위야말로 마리가 가장 잘하던 일이었으니까.  

p126

...새로운 도약과 변화의 연속으로 보이는 지난 시간 아래엔, 사실 지리멸렬하고 지긋지긋한 날들이 있었다. ...

p128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문제보다 내 힘으로 변화 가능한 일들을 더 자주 생각하게 했다.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조바심을 천천히 내려놓을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큼이나 다른 이에게, 또는 스스로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때로는 그렇게 들려주고 그저 듣는 것만으로 충분해지기도 한다....

p133

 내게는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할 줄 모르고 자꾸 더 쟁이려는 습성이 있다. 흡사 '잡은 물고기에는 밥 안 주는 사람'처럼. 당장이라도 읽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으로 책을 구입하지만, 막상 집에 도착한 책들은 언제든 펼쳐볼 수 있다는 마음 때문인지 그 관심이 시들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습관은 우리 집 책장의 책들을 외롭게 만들고 있다. 대출 기한이 정해진 도서관 대여 도서를 먼저 읽다 보니 자연스레 구매한 책의 독서가 미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 홀대의 시간이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이 되기도 했다. 그 때문에 내 안에서는 소장 중인 책을 읽으려는 마음과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자주 충돌한다.

p140

 여느 편지들처럼, 두 사람이 나눈 편지에도 대단한 이야기보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가 더 많다. 밥은 잘 챙겨 먹는지, 몸은 좀 어떤지, 생활은 힘들지 않은지, 춥지는 않은지, 돈이 필요한 건 아닌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나는 문학과 세상을 논하는 것만큼이나 이런 이야기들이 좋았다. 끼니와 추위와 금전적 형편과 몸 상태 같은 이 사사로운 것들이야말로 외면할 수 없는 매일의 일상이고, 우리 삶을 이루는 본질이기도 하다는 것을 어느덧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p142

 ...나에게 '잘 사는 일'이란 이런 것이다. 때로는 자신의 아픔을 잊으면서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그저 묵묵히 해나가는 것, 말이다. 아파도 또다시 날은 밝고 하루는 시작되고 우리 앞에는 삶이라는 시간이 주어져 있으니, 우린 매일 성실하게 밝아오는 하루를 그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내야 하는 것이다. 아프고 고달파도 그렇게 살아지고 또 살아내는 것이 삶이라는 메시지는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자기 몸이라는 가장 궁극의 자연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자연을 향한 태도란 무릇 자기 몸이라는 자연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그 말에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다만 나는 내 몸이라는 궁극적인 자연을 잊지 않으면서도 때로는 그것을 잊으며 살고 싶기도 하다. 내 몸의 일상적인 통증들에 너무 오래 붙잡히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생각도 드는 것이다.  

p168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지켜내려 애써왔다는 것도. 귀한 것을 귀하게 지켜내려는 마음속 의지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게 한다. 그리고 삶이 비로소 바뀌는 때에, 망설임 없이 그 흐름에 몸을 맡길 수 있는 직감과 용기를 준다. 될까? 될 거야, 가자!

p178

...가치는 중요하지만 그것이 항상 삶의 다른 요소에 우선하는 건 아니다. 아이들이 집중하지 않는 건 그것이 가치 없어서라기보다는 재미가 없기 때문이거나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아서일 수 있다. 그러니 아이들의 태도에서만 문제를 찾을 게 아니라, 이전과는 다른 접근 방법을 탐구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거창한 가치나 주의 주장 앞에서는 언제나 쪼그라드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p180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 함게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나에겐 더 중요하다고, 그러기 위해 좋은 길잡이가 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한다. 이 만남은 우리가 더 훌륭해지기 위해서가 아닐, 삶의 어느 순가에 꺼내 먹을 수 있는 작은 쿠키 같은 기억을 차곡차곡 쌓는 데 있다고, 나에게 말한다.

p181

내가 운영하는 독서교실 이름은 '소소'다. 작을 소 두개가 나란히 붙었을 땐 '작고 대수롭지 않다'는 뜻이지만 밝을 소 두 개가 만났을 땐 '밝고 환하다'는 뜻을 지닌 말이라고 한다. 단어의 뜻을 찾아보고서 이 말이 더 좋아졌다. 작고 대수롭지 않은 것에서 밝은 기운을 얻을 때가 많아서인지 내게는 두 개의 뜻이 마치 한 단어에 잘 포개져 있는 느낌이다.

p203

같이 걱정해주는 사람을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어요.

도저히 일어설 수 없을 만큼 망연자실했을 때 한 마디 해주면서, 등을 쓰다듬어줘요. 

영혼을 위로해주는 거죠. 그걸 뭐라고 부르는지 잊어버렸어요. 모다에가미.

생각낫어요. 모다에가미가 고통을 같이 나눠줘요.

.....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하다못해, 한과 슬픔을 나누겠다는 거죠. 마을에 무슨 일이 있으면, 남 걱정을 해대며 자기 일처럼 고민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죠. 그런 사람을 모다에가미라 부른대요.

p224

 좋은 사람이라는 게 실재하는지, 무엇이 좋은 사람인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다만 이런 노력은 멈추지 않고 싶다. 남들은 모르더라도 나만은 알고 있는 부끄러운 기억을 부적처럼 안고 사는 사람. 달라져보려고 애쓰고, 그러다 더러는 스스로에게 실망 하면서도 다시 시작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 가슴이 크면 등도 크다는 것을 아는 사람. 이런 사람을 마음에 품고, 늘 더올리면서, 그 모습을 천천히 닮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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