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위의 기병 1
장 지오노 지음 / 문예출판사 / 1995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은 영화화 된 작품이다. 나는 책을 읽기 전에 영화로 이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뭔가 이국적이고 낯선 그 영화의 분위기로 인해 책을 읽게 되었다. 두 권으로 된 책을 보면서, 처음에는 영화보다 지루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러나 영화보다도 더 세밀하게 묘사된 주인공의 행동들, 성격, 그리고 여행 과정이 때로는 오싹함을 때로는 따뜻함을 전해주었다.

콜레라로 인해 사람을 사람같게 여기지 않게 된 그 삭막함이란 너무도 무시무시했다. 낯선 이방인을 무조건 가해하는 마을 사람들의 행위에서 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탈리아 귀족 청년인 앙젤로가 도피 중 폴린을 만나 이탈리아로 향하면서 겪게 되는 과정에서 비정한 세상 속에서 피어난 한 '인간'과 '사랑'을 발견할 수 있어 기뻤다.

또한 앙젤로와 폴린이 서로 사랑하지만, 어떤 선을 넘지 않는 그 모습 또한 인상깊었다. 육체적으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있지 않지만, 그를 대신할 만한 것이 있다면 폴린의 마을에 다 와가서 죽음의 문턱에서 그녀를 살리게 한 앙젤로의 모습이었다. 그것은 어떤 육체적인 사랑보다도 숭고해 보였다. 인간 속에 그간에 숨겨있던 비정함과 이기심이 밖으로 튕겨나오면서 발생한 그 혼란한 사회에서, 이들이 보여준 사랑 속에는 사랑이라는 단어만으로 부족한 휴머니즘이 곁들여 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