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7
김원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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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일은 소위 대표적인 분단작가로 알려져 있다. 왜냐하면 그가 즐겨 다루는 문제 중 하나가 첨예한 이데올로기의 갈등으로 인해 빚어지는 비극적인 삶, 가족사이기 때문이다.

<노을>이라는 작품 또한 이 큰 가닥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1945년 해방을 맞이한 후 단지 서로 지향하는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동족의 피를 흘리게 만들었던 시대, 내가 알 수 없는 시대이기에 누구의 입장도 쉽게 편들수 없었다.

다만, 이 작품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이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조금은 미흡한 소년이었다는 점과 아버지의 행동들로 인해 입은 상처들을 거진 한 세대가 지난 뒤 치유해 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다른 분단소설과 달리 좌익사상을 선택하고 그에 따라 맹목적으로 행동한 소년의 아버지는 지식인이 아닌 가장 천한 신분의 백정이었다는 점이다.

소년의 아버지가 왜 그렇게 행동해야만 했는가라는 질문은 소년이 가진 질문이자 독자가 작품을 읽어가면서 제기할 수 있는 질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질문의 답이 소년이 마주서기 꺼려하던 문제들을 풀어가는 열쇠가 된다고 생각한다. 논리적으로 분단의 문제에 접근하기 보다는 가슴으로 접근한 점, 이것이 이 작품이 지닌 미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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