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되 땅에서 억지로 빼앗지 않고 남으면 술을 빚어 가벼운 기운은 하늘에 바치고 무거운 기운은 땅에 돌려주었다. 그러므로 선생은 술로써 망한 것이 아니라 술의 물감으로 인생을 그려나간 것이다. 선생이 마시는 막걸리는 밤이면서 사직(稷)의 신에게 바치는 현주였다. 힘의 근원이고 낙천(樂天)의 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