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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카페
카시와기 타마키 지음, 김성미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때로는 답도 구하기 힘든 질문들이 뜬금없이 마구 솟아오를 때가 있다.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지금 나는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있는가, 그렇다면 제대로 된 삶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등등… 이리저리 생각하며 그 답을 구해보지만, 그저 머리만 복잡해질 뿐이다. 그러다가 때로는 이런 생각들이 조금 현실적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와 같은 질문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학교를 다니면서, 취업을 준비하면서, 혹은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은 생각한다. 어릴 적 내가 그리던 삶을 살고 있는가, 내가 지금 하는 일들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인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니까 하는 것인가,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수는 없는 것일까… 이쯤 되면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눠질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은 그저 꿈일 뿐이고 그냥 지금의 모습에 충실하게 살자,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해야 겠다는 생각을 그 즉시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로.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보다는 전자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후자에 대한 미련을 쉽게 떨쳐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대다수의 사람들이 부러워할만한 이야기, 전자가 아닌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들, 아니, 그녀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 『그녀들의 카페』이다.
카페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녀들의 카페』에도 누군가의 삶과 꿈이 담겨있으니 무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녀들의 카페』는 제목 그대로 그녀(?!)들의 카페이야기가 담겨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그저 꿈에 불과했던 자신만의 카페 만들기를 현실로 이루어낸 그녀들의 이야기ㅡ. 이 책의 가장 큰 포인트가 이것이다. 평범하던 그녀들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면서 시작하게 된 저마다의 카페들이 결국에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그들만의 카페로 발전 되었다는 것. 이는 단순히 카페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만이 아니라 꿈을 그리는 모든 이들이 생각해봐야 할 사실일 것이다.이 책이 단순히 예쁘고, 독특한 카페의 소개가 아니라 꿈을 담아낸 카페를 보여주는 것이기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해도, 거창하게 이야기해도 부족하다거나 그 어떤 어색함도 없으리라 생각해본다.
『그녀들의 카페』는 크게 「part 1 이야기가 있는 그녀들의 카페 스타일」과 「part 2 인기 카페를 만드는 방법 : 카페를 개업하기 위한 3스텝」으로 구성되어있다. part 1에서는 이 책의 주인공이기도한 그녀들의 카페를 돌아볼 수 있다. 카페의 전체적인 스타일, 콘셉 등의 기본적인 카페의 소개부터 시작해서 많은 이들에게 조언이 될 질문과 답변, 그리고 아기자기한 카페의 모습 등을 글과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수많은 카페들이 소개되어있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하나 비슷한 것이 없고 저마다의 개성이 충분히 담겨있다는 사실이다. 흔하디흔한 카페가 아니라 자신만의 기운이 담긴 카페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part 2에서는 카페를 만들기 위한 단계를 하나씩 밟아나가며 실전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카페 콘셉트를 잡아나가는 단계부터 점포 자리 찾기, 인테리어 하기, 허가 받기 등을 거쳐 오픈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역시 이 책의 주인공들인 그녀들의 경험을 결합해 들려준다.
이 책은 꿈을 담고 있으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현실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녀들은 일본에서의 이야기고, 따라서 모든 세부 사항들이 그들의 실정에 맞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간 중간에 우리 실정으로 바꾸어 설명을 해놓은 부분도 있지만 조금은 아쉽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세밀한 내용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전체적인 모습만은 더없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에는-책의 제목처럼- ‘그녀’들의 이야기만 담겨져 있다. ‘그녀’가 아니라 ‘그’에 속하는 내가 봐도 괜찮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건 단순한 우려-혹은 편견?!-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인 내가 봐도 충분히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져 있었다. 사실, 실제로 카페 준비를 한동안 해왔었기에-지금은 잠깐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카페를 시작할 것이다!- 좀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준비를 하면서, 과연 괜찮을까, 하며 우려했었던 부분들이나 생각들을 좀 더 확고히 나만의 생각으로 지킬 수 있게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앙드레 말로’는 말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고. 요즘 많은 이들이 꾸는 꿈들 중 하나가 자신만의 카페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고…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현실로 이루어낼 그 꿈을 위해서 조금씩 준비하는 단계 중 하나로 다른 이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에게 꿈이 되는 것을 누군가는 이미 현실로 이루어낸 사실을 보면 도움, 혹은 자극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꿈을 그리는 사람들에게-특히나 자신만의 카페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그녀들의 카페』는 더없이 적합한 책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