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얼간이
체탄 바갓 지음, 정승원 옮김 / 북스퀘어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난 여기 모인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서 정확하게 뭘 원하는지 듣고 싶어.”

“자, 그러지들 말고! 이번이 자기 인생에 대해 처음 생각해 보는 거라면,
나중에 나한테 엄청 고마워하게 될 거야. 질문은 딱 하나야.
넌 인생에서 뭘 원해?
2분 줄 테니까 생각해 봐.” -P121 



 그래, 어쩌면 2분이면 충분한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나의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은… 나는 그 2분의 시간을 내지 않아서 이렇게 비틀비틀 거리를 걸어가듯-혹은 누군가가 꼭 지나가야만 한다고 하는 길을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것인지도 모르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의 인생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2분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써라. …… ……. 쉽게 답을 찾기 못한다면 일단 이들을 만나보고 다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스스로를 얼간이라 말하고 불리는 ‘라이언’, ‘알록’, ‘하리’, 이 『세 얼간이』를 말이다.  

 

 

 IIT(인도 공과대학)-우리나라로 따지자면 서울대쯤, 혹은 그 이상으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에 입학한 세 얼간이가 있다. 그들의 이름은 ‘라이언’, ‘알록’, ‘하리’이다. 이들은 고등학생 시절에는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는 수재들이지만, 그런 수재들이 모인 이 공간에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우리네가 그렇듯, 누구나 입학만 하면 미래는 보장된 곳이라 여기는 대학교-그것도 최고의…-라는 공간은 사실 그 속에서도 1등을 위해서, 최고를 위해서,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하는 곳이다. 그런 그들을 판단하는 것이 오직 성적이라는 숫자이다. 이런 공간에서 우리 세 얼간이는 반기를 든다. 대학을 향해서, 세상을 향해서… 젊음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이 향해야 할 곳은 너 높은 곳이 아니라 더 넓은 곳이라고 말이다. 

   

 

 사실, 《세 얼간이》라는 같은 제목의 영화를 먼저 보게 된 나로서는 영화와 다른 느낌의 소설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기본적인 배경을 제외하고는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아니, 느껴졌다기 보다는 확실히 달랐다. 그렇다고 영화가 훨씬 좋았다, 혹은 소설이 훨씬 좋았다는 식의 비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이다. 누군가가 영화가 좋았냐, 소설이 좋았냐를 물어온다면, 영화는 영화대로, 소설은 소설대로 정말 괜찮았다는 말을 해줄 수밖에 없을 것이기에 말이다. 영화가 보다 밝은 느낌에 유쾌하고 긍정적이라고 한다면, 소설은 그에 비해서는 조금 현실적이라고 해야 할까?! 솔직히 말해서 복잡한 생각 없이 웃고 즐기기에는 영화가 낫다는 생각이 들고, 유쾌함 속에서 현실적인 뭔가를 더 생각하는 것을 원한다면 소설이 더 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 뿐이니 그냥 참고만 하시고…  

 

 음… 그냥 나의 생각이니 참고만 하라고 했는데, 그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해 보여서 한 마디 더 붙이자면… 영화를 긍정적이라고 한 이유는 영화의 마지막을 통해서 또 다른 희망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고, 소설을 현실적이라고 한 이유는 소설 속의 마지막은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소설을 과거에 대한 회상정도로 여기고 있으며, 지금은 그저 다른 보통 사람들과 다름없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고 여기게 되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느냐, 아니면 현재의 삶을 돌아보며 다시 예전에 가졌던 열정을 되찾아 가기위해 노력하느냐, 뭐 그런 차이랄까?! 판단은 직접 하시고…  

 

 

 소설 속의 인도가 그렇듯, 그리고 지금 우리의 현실이 그렇듯, 우리는 여전히 성적, 점수, 순위에만 얽매여있다. 벗어나야 하는데 그것이 결코 쉽지가 않다. 사람을 성적이나 점수, 그리고 등수로만 평가하고, 그것이 곧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되어버리는 세상이다.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지금까지의 최고만을 가르치며, 그 이상의 최고를 만들지 못한다. 그래도 이세상은 최고만을 알아주니 나 역시 최고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가?! 그렇게 최고가 되기 위해 지금은 움츠리고 있을 것인가?! 누군가는 더 높이 날기 위해 움츠릴 수밖에 없다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글쎄?! 뭐, 결국 선택은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이니까… 단, 이것 하나만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적어도 2분 동안은 말이다. “넌 인생에서 뭘 원해?” … 이제는 이 질문에 답을 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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