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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
신현림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여자친구가, 어머니께 선물을 해드리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뭘 좋아하시냐, 고 묻는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생각을 해본다. 근데 뚜렷하게 뭔가를 콕찝어 이야기할 수 없었다. “우리 어머니는 생선살은 싫어하시고, 대가리만 좋아하세요.” 나,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와 뭐가 다를까… 순간, 내 자신이 한심스럽고, 부끄럽고, 화까지 났다. 근데 또다시 그것뿐이다. 어리석게도…. 항상 내일은 반드시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내 주위의 사람들을 항상 동반해서, 오늘과 결코 달라지는 일 없는 내일이 말이다. 이미 내 가슴 속에 수많은 아쉬움, 그리움이 담겨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은 엄마에게 해야 할, 혹은 엄마와 함께 할 것들을 서른 가지로 나눠서 이야기한다. 엄마를 잃은 지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동안, 여전히-그리고 앞으로도- 전해져오는 그리움에서 출발한다. 책의 제목은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이지만, 실제로 신현림 작가는 ‘난 한 번도 좋은 딸인 적 없다.’며 그 아쉬움들을 달랜다. 먼 곳으로 엄마를 떠나보낸 후 아쉬움이 담긴, 그랬어야 했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소한 것들에서 비롯되는 아쉬움, 안타까움, 후회가 밀려온다. 항상 행동보다는 생각뿐이었을 지난날들에 대해서…  

 

힘들 때마다 우리는 얼마나 바라는가.
누군가의 따뜻한 어깨가 곁에 있어주기를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돈과 시간에 얽매여 인간적인 사람살이는 뒷전으로 미룰 때가 많다.
정작 중요한 게 뭔지 생각 못하고 세월만 흘려보내기 일쑤다.  -P179 

 

 어떻게 보면 정말 사소한 일이다. 엄마를 서운하게 하는 일, 혹은 엄마를 감동케 하는 일은…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사소한 일로 엄마를 서운하게 만들기만 하고 감동시키는 일은 거의 드문 날들의 연속이다. 편해서인지 만만해서인지, 혹은 항상 내 곁에 있어줄라는 생각 때문인지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러니 그런 행동이 나올 수밖에… 책 속에서 하는 이야기, 내가 생각하는 이야기, 그 내용 하나하나 역시도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고, 흔한 말인 것 같아서 소중하게 인식되지 못하는 것만 같다. 잊고 살아가는 소중함, 정말 소중해서 흔해져버리고 마는 소중함. 자꾸만 되새기고, 되새겨야 할 것만 같다. 그리고 이제는 행동으로도…  

 

미루지 말자. ‘나중’이란 없다.
지금 이 순간 사랑을 전하자. 따뜻한 말과 눈짓을 건네자.

-프롤로그 중에서… 


 세상에는 몰라서 못하는 일도 많지만, 알면서도 못하는 일, 아니 알면서도 안하는 일도 가득하다. 내 소중한 사람에게 하는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오늘은 조용히 나만이 할 수 있는, 나만의 목록을 한 번 만들어 봐야겠다. 내일이 아닌, 지금 이 순간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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