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의 사회과학 - 우리 삶과 세상을 읽기 위한 사회과학 방법론 강의
우석훈 지음 / 김영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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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도 단순한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 잘 먹고 잘살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무엇이 잘 먹는 것이고, 무엇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모두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겠지만…) 우리가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많은 것들도 결국에는 이와 같은 목적일 텐데, 왜 나는 교과서와 현실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왜 나는, 일상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도 교과서로만 옮겨가면 괜스레 짜증이 나면서 다른 나라를 이야기하는 듯 한 느낌을 받을까?! 이러다보니, ‘~학’이라고 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가 속해있는 현실적인 삶과는 동떨어져 있는 듯 한 느낌이 든다. 그러고는,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하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기만 하는 것이 과연 필요한 것일까, 라는 생각까지 감히 해본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도 해볼 만할 것이다. 우리에게 꼭 필요하고,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많은 것들이, 그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왜 개인과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지는지 말이다. 자기가 읽고 싶은 책 한권 읽을 시간도 없이 오로지 성적만을 위해서 달려가야 하는 줄세우기식 교육에서 그 문제를 찾을 수 있을까?! 교육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입시전쟁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현실에서, 전쟁에 대한 반감이 어느새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것이 일종의 무관심으로, 혹은 무지로, 때로는 그저 어렵다는 선입견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공부를 할 때 항상 드는 생각이, 공부도 놀이처럼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만화책을 보듯이 교과서도 술술 넘어갔으면 좋겠고, 지겹거나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말이다. 오늘날의 학교와는 전혀 상관없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시도들이 계속 된다는 사실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클래식을 보다 쉽게 설명하고 들려주면서 대중화를 꾀하고,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침투해서 알고 있는 사례들이지만 그것들을 경제라는 학문과 결합시켜 한 차원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모습들 같은 시도는 계속되어 왔고, 이제 우리는 ‘사회과학’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책, 『나와 너의 사회과학』을 만나게 된다.

 

사전적 의미의 사회과학인간 사회 현상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모든 경험과학
을 말합니다.
사회학, 정치학, 법학, 행정학, 심리학 등이 사회과학에 포함됩니다.
우리가 사회라는 틀 안에서 살고 있음을 깨닫고,
그 틀 안에서 생겨난
문제점을
함께 논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에 사회과학의 인식과 도구가 필요
합니다. -P19

 

 『나와 너의 사회과학』은 우리 삶과 세상을 보다 제대로 읽기 위한 사회과학 방법론 강의를 책으로 묶은 것이다. 아직은 낯설게만 느껴지는, 하지만 이미 알게 모르게 삶의 깊숙이 들어와 있는 ‘사회과학’을 이야기한다. 따라서 이 책에는 사회, 정치, 법, 행정, 심리 등 사회과학에 포함되는 전반적인 이야기들이 골고루 담겨있다. 데카르트와 공자를 시작으로 칸트, 헤겔, 케인스 등 수많은 사상과 철학, 그리고 다양한 연구 등의 이야기를 총 13강으로 나누어 들려준다. 더군다나 단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각 장의 끝에 위치한 다름 장의 예습을 위한 쪽글로 다음 장의 주제에 대한 생각들을 한 번쯤 미리 해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결국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낯선 사회과학을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지만, 그 내용이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사회과학의 광범위한 범위만큼 생각할 것도, 공부할 것도 많은 것이 사실이고, 그 결과로 인한 파괴력도 결코 무시하지 못한다. 단지 이 책은 그 시작을 보다 쉽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사회과학이라는 분야에 당당하게 도전해볼 수 있게 만드는 힘을 안겨주고, 그래서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는 첫 걸음이 되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도 사회과학이라는 말만 들으면 가슴이 떨린다고 한다. 또한 사회과학의 르네상스가 이루어진다면, 현실의 많은 문제들이 지금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확신까지 한다. 그리고 그로인해 새로운 세상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한다. 사람마다 저마다 좋아하고, 가슴 떨리는 일이 다르겠지만, 사회과학으로 인한 떨림은 지금의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다. 언젠가는 나 역시도 그런 떨림을 느낄 수 있을까?! 나조차도 아직까지 느끼지 못하는 그런 떨림이지만, 그리고 아직은 너무나도 큰 꿈에 불과한 것이겠지만, 이런 사회과학 방법론과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결국에는 많은 이들이 사회과학이라는 말만으로도 가슴 떨리는 사회가 되면 어떨까, 상상해본다. 그 떨림으로 가득한 세상, 그래서 진정으로 많은 이들이 원하는 세상을, 나 혼자만이 아닌, 모두가 함께 꿈꾸는 것이다. 이제부터 조금씩 시작해 보는 것이다. 유쾌한 수다 속, 즐거운 세상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이다. 『나와 너의 사회과학』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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