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고릴라 - 우리의 일상과 인생을 바꾸는 비밀의 실체
크리스토퍼 차브리스.대니얼 사이먼스 지음, 김명철 옮김 / 김영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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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일단 이 동영상을 먼저 보자. 물론 그냥 보는 것은 아니다. 보기 전에 당신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할 것이다. 그것은, 다음 동영상에서 검은 셔츠를 입은 팀의 패스는 무시하고, 흰 셔츠를 입은 팀의 패스 횟수는 모두 몇 번인가?!, 라는 것이다. 공중으로 넘긴 패스 횟수와 바운드 패스 횟수 모두를 세는 것이다. 준비되었는가?! 그럼~ 고~!! (단, 40초 정도까지만 볼 것!!)


동영상은 이곳에서 확인할 것..!! ^^;;
http://www.theinvisiblegorilla.com/gorilla_experiment.html 》

 총 몇 번의 패스를 했는지 확인 해 봤는가?! 이미 40초를 넘어서까지 동영상을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패스의 횟수가 아니다. 중간에 등장한 고릴라를 의식할 수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이미 한 번이라도 ‘투명 고릴라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거의가 고릴라의 등장을 알아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고는 이걸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이 과연 있겠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50퍼센트 정도는 고릴라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당신이 그 중의 한 사람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것을 ‘주의력 착각’이라고 한다. 이미 동영상에서 확인했겠지만, 뭔가를 보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모든 것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음… 또 이런 질문을 어떨까?! 당신은 두뇌 용량의 10퍼센트만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혹은 뒤에 있는 사람이 당신의 뒤통수를 째려보고 있다면, 그 사실을 감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두 개의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대답을 한다면, 당신은 이미 ‘잠재력 착각’에 빠져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경험 또한 있지 않은가?! 어린 아이들이 자주 던지는 “왜요?!”라는 질문에 머리가 멍~해지는 순간 말이다. 평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혹은 너무나도 익숙해서 그런 인식조차 못하던 사실들인데 질문을 마주하면 말문이 막혀버리는 순간… 이것을 ‘지식 착각’이라고 한다. 시작부터 자꾸 무슨 ‘착각’타령이냐고 하겠지만, 이 책이 그렇다. 이 책, 『보이지 않는 고릴라』가 담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착각’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뜬금없는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살다보면 답답함을 느낄 때가 정말 많다. 그중에서도 요즘 들어 정말 많이 답답하다고 느끼는 것은, 사람들이 너무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이다. 자기주장이 뚜렷하다는 것을 넘어서서, 무조건 자기가 옳다고 믿고 행동하는 것이다. 스스로 자꾸만 자신의 한계를 만드는 것만 같다. 자신만의 착각이라는 틀 속에서 말이다. 나 역시도 똑같을지도… 아니, 어쩌면 이런 생각자체가 이미 그런 것 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이들에게-그런 자신을 바꿀 생각이 있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전에 -이 책을 읽고 난 후라면 더더욱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겠지만- 이 책을 읽기 전에 꼭 한 가지 해둬야 할 것이 있다. 세상 모든 일에도 그렇듯,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무조건 내가 옳다, 가 아니라,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어떤 부분에서는 받아들여야 하는 것도 있다는 생각이 필요한 것이다. 만약, 아직도 여전히, 내 생각은 절대 틀리지 않았어, 그러니 난 누가 뭐라고 해도 내 생각을 바꿀 필요가 없어, 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 생각의 위험성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보길 바란다. 하긴, 뭐 굳이 따로 생각해보지 않아도 이 책속에 ‘착각’으로 인한 다양한 위험성들을 만나보게 될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언젠가 우연히 ‘투명 고릴라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는 ‘아, 그렇구나. 신기하네.’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 『보이지 않는 고릴라』를 접하게 되면서, 다시 떠올리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보게 되었다. 같은 것을 바라보고만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것을 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는 그런 사람들로 이루어진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이미 책을 보기 전부터 떠올렸던 생각들이었지만, 책 속에 제시된 다양한 사례들과 함께하면서 보다 깊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이 책은 ‘투명 고릴라 실험’으로 대표되는 ‘주의력 착각’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주의력 착각’을 비롯해, ‘기억력 착각’, ‘자신감 착각’, 앞서 언급했던 ‘지식 착각’, ‘원인 착각’, 그리고 ‘잠재력 착각’까지, 모두 여섯 가지의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착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오해라면 오해일 수 있고, 오류라면 오류일 수 있는, 각각의 착각들의 다양한 예시를 통해서 보다 재미있고 쉽게 알려준다. 재미있고 쉽게 들려주지만, 그 내용까지 마냥 재미있고, 쉬운 것만은 아니다. 이런 착각들이 심각해지면 엄청난 위험으로도 몰고 갈 수 있다는 사실까지 이야기하면서, 심리적 착각이라고 부르는 우리의 한계를 하나하나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게 그 속에서 드러나는 문제들을 통해서 나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돌아보고, 세상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자기 생각만 고수했던 태도에서 벗어나

‘바깥에서 살펴보기 outside view’ 선택하면

계획을 바라보는 방식이 극적으로 달라진다. -P189

 

 

 ‘지식 착각’편에서 나온 이야기이지만, 이 해결방법이 비단 이 ‘착각’의 문제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착각, 아니, 우리 삶의 대부분에서 필요한 것이 이것이 아닐까?!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그 한 번의 뒷걸음질이 지금은 상당히 견디기 힘들지 몰라도, 결국에는 두 세 걸음 더 나가기위한 도움닫기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행동하는 것 말이다. 결국,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임이 틀림없다는 사실을 재확인 한다. 하지만 그런 인간이 향하는 곳은 완전이라는 곳이다. 너무나도 많은 착각 속에 살아가지만, 그 틀을 깨고 나와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힘을 키우는 것이 그 완전을 향한 시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재미있는 다양한 연구 성과들을 통해서 색다른 시선을 경험하고, 그 이상의 깨달음으로 완전을 향해 나갈 수 있게끔 하는 책, 『보이지 않는 고릴라』가 그 시작을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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