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후 너는 죽는다 밀리언셀러 클럽 9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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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이미 정해진 운명을 향하여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일까?! 이미 성공의 운명을 타고난 사람은 아무런 노력 없이도 성공을 향해 걸어가고 있을 것이고, 반대로 성공과는 거리가 먼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라면 뭘 해도 실패하는 삶을 살아 갈 것이란 말인가?! 이런 생각이라면 우리는 살아갈 이유가 없지 않을까?! 뭘 해도 바꾸기 힘든 운명이라는 큰 덫 앞에서, 삶이란 단지 자신의 마지막을 확인하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밖에 되지 않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이‘운명’이란 놈의 힘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지금의 나, 괜한 생각으로, 쓸데없이 머릿속만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이것도 운명인 것인가?!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가 당신 앞에 나타나서 당신의 정해진 운명을 알려준다면 어떤 느낌일까?! 그것도 좋은 운명이 아니라면?!  「6시간 후 너는 죽는다」의 주인공인 ‘하라다 미오’에게 그런 일이 닥친다. 상대는 뜬금없이 나타나 그녀에게 할 말이 있다고 5분만 시간을 내어 달라고 한다. 거절하고 돌아선 그녀에게 상대는 “여섯 시간 뒤, 당신 죽어.”라는 말을 남긴다. 이 무슨 황당한 경우인가?! 여섯 시간 뒤 죽는다니……. 그 황당한 말을 남긴 상대는 에도가와, 아니 ‘야마하 케이시’라는 청년으로 예지(豫知), 즉 다른 사람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이를 과연 믿어야 할 것인가, 그냥 무시하고 돌아서야 할 것인가?! 자,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6시간 후 너는 죽는다』는 방금 살짝 이야기한 「6시간 후 너는 죽는다」외에 「시간의 마법사」, 「사랑에 빠지면 안 되는 날」, 「돌 하우스 댄서」, 「3시간 후 나는 죽는다」, 그리고 에필로그인 「미래의 일기장」 까지 각각의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첫 이야기인 「6시간 후 너는 죽는다」의 미오와 케이시가 마지막 이야기인 「3시간 후 나는 죽는다」에서 시간이 흐른 채 다시 만나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른 주인공들을 내세우지만, 그 연결고리와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야마하 케이시’를 통해서 이어진다. ‘야마하 케이시’를 통해서 만나는 『6시간 후 너는 죽는다』에서는 이전에 만났던 ‘다카노 가즈아키’의 《13계단》에서와는 또 다른 느낌의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다른 느낌이지만 그 이야기들에 빠져드는 흡인력만큼은 변함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13계단》만큼이나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책을 놓아야 겠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다시, 책 속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ㅡ. 어릴 적부터 운명이란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곤 했었다. ‘야마하 케이시’의 틀리지 않는 예시를 통해 나타나는 운명론적 세계관과 같이 ‘우리에게 운명이란 것이 있는가?! 그래서 세상의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는가?!’라는 생각에서부터 ‘하라다 미오’가 자신과 케이시를 위해 계속해서 뭔가를 바꿔나가길 원하고 행동하는 모습처럼 ‘그래도 나의 운명은 나 스스로 써나가는 것이다’라는 생각까지……. 혼란에 혼란만 거듭되는 생각들이었지만, 그런 나의 생각에 ‘다카노 가즈아키’가 깔끔하게 결론을 내려 주는 모습이었다. 에필로그인 「미래의 일기장」에서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일기장에 미래를 써 넣을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그래! 그렇게 당연한 사실인데 난 왜 그토록 헤매고 있었을까?! 모든 사람들이 아는 당연한 것인데 쓸데없이 허우적거리고 있었음은, 아마도 비정상적인 현실로 인해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임을 모르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책 한권 읽으면서, 이런저런 복잡한 이야기는 때려치우라고?! 그래 좋다!! 일단은, ‘다카노 가즈아키’의 결코 멈출 수 없는 이야기로 빠져들어 보시라!! 운명을 논하는 것도, 결국에는 이 책, 『6시간 후 너는 죽는다』의 재미를 만나고 난 후의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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