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
최민석 지음, 유별남 사진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이곳은 어쩌면 존재 자체만으로도 미안한 맘이 드는 곳이다. 

그저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건강하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물을 맘 놓고 마실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미안할 이유는 충분해지는 곳이다. - P244

존재 자체만으로도 미안한 마음이 드는 곳이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 어디엔가 가면 말이다. 우리가 사는 공간과는 뭔가 다를 것이라는 생각은 하겠지만, 그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라는 존재 자체가 미안하게 느껴지기까지 할까, 하는 생각도 들것이다. 이런 생각이 가능이나 한 것인가?! 하지만, 이런 생각이 가능하고,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곳이 있다. “있다”고 당당히 말하는 나지만-이 책을 쓴 작가, 또는 이런 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만큼 절실하게 느껴보지 못했기에- 사실은 그저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 어렴풋한 느낌을 보다 명확하게 해주는 책이 있다. 그리고 그 명확함이 -절실한 느낌이든, 어렴풋한 느낌이든 상관없이- 행동으로까지 옮겨지게끔 하는 힘을 가진 책이 있다. 그 책은 바로,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을 담은 책,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이다.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는 ‘월드비전 창립 60주년’을 맞이하여 약 40만 명에 달하는 후원자들에게 월드비전이 모금한 후원금으로 어떻게 구호사업을 하는지, 체계적이고도 상세하게 알려야 할 필요성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월드비전 사업장이 있는 중남미, 동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들 중에서 볼리비아, 보스니아, 네팔, 베트남, 케냐, 에티오피아까지 모두 6개의 나라를 돌면서 직접 보고 느낀 점들을 담아 그들의 가슴 아픈 삶을 이야기한다. 그 속에서 월드비전 직원으로써의 삶과 그들만은 경험도 듣게 된다. 그들이 하는 일을 정확하면서도 보다 다가가기 쉽게 알려주고, 또 이로 인해 새로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게 하는 것이다. 

 

제목이나 표지에서 살짝 눈치 챘겠지만, 이 책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구원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문제들-전쟁, 질병, 가난 등- 중에서도 세계 여러 나라의 어린아이들이 겪게 되는 고통들을 이야기 한다. 아무리 어린아이들이 주인공이라고해도, 천진난만하게 즐겁고, 발랄한 모습만을 만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서 만나는 이야기들은 눈물지을 수밖에 없는, 그래서 아무 이유 없이-혹은 아주 사소한 이유로- 미안해할 수밖에 없는 나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생존을 위해 학교는 포기하고, 당장 마실 물을 구하기 위해 10시간 이상이 되는 길을 떠나는 아이들. 우리에게는 고작인, 1달러가 없어서 병에 걸리고, 죽어가는 아이들. 그들의 책임도 아닌데 단지 에이즈라는 병으로 인해 죄인 취급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혹은 그들만의 관습으로 인해- 13살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는 아이들. 그리고 태어나서 고기는 세 번 먹어봤다는 아이 등등. 이는 요즘 세상에 과연 이런 아이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가 사는 공간과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이겠지만, 사실이고, 우리가 알아야할 것들이다. 더군다나 이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소원을 듣게 된다면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다양한 감정들이 살아나 앞으로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제 그랬고, 오늘 그랬던, 타인보다 무조건 나를 먼저 생각하는 행동들을 앞으로도 또 하게 될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어찌 보면 이 평범한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었다. 

네팔에서도, 예멘에서도, 서아프리카에서도 

평범한 것을 지킨다는 것은 가장 평범치 않은 일인 듯했다. - P152

사람은 아는 만큼만 보이는 법이고, 관심 있는 것만 보이는 법이다. 누가 많이 알고, 누가 조금 알고,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뒤늦게라도 무엇인가를 알면 된다는 사실이고,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알게 됨과 동시에 그것에는 어느 정도의 관심어린 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의 가난과 온갖 억압에 눌려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 사람은 물론이고, 그런 사실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까지도 이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가슴아파할 줄 알아야 되고,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 조금씩이라도 내가 느꼈던 가슴 아픔은 나와 다른 세상에 사는 그들을 평범하게 살아가는 길을 열어주는데 힘을 쓰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이 그토록 바라는 평범한 삶을 위한 길을 말이다. 


나는 언젠가는 꼭 보여주고 싶다. 우리가 맞았다고. 

세상은 결국 사람들이 답답해하고, 걱정했던 바보들이 있어서 살 만해졌다고

실현 불가능한 꿈을 위해 한 걸음씩 묵묵히 앞으로 내딛었던 앞선 바보들과 

지금의 바보들이 결국 우리를 웃게 했다고. - P324

저자는 세상은 조금씩이라도 바뀌는 것이라고 믿으며, 우직하게 바보짓을 해온 사람들이 있어서 지금의 세상이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바보들이 그립고, 또 필요한 사회라고 말한다. 그리고 세상이 조금 덜 똑똑해져서, 미련한 집단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결국은 사람이 좀 더 사람답게 사는 세상, 굶는 아이들이 한 명도 없는 세상을 꿈꾼다고 한다. 이런 세상, 비단 그만이 꿈꾸는 세상은 아닐 것이다. 그런 꿈을 위해 이제 우리 모두는 희망을 이야기해야하고, 그래야만 한다. 아이들의 눈에서 보게 되는 희망을 말이다. 


역시 현실은 그렇지만, 아무리 그렇다 치더라도 

여전히 양보할 수 없는 사실이 있긴 하다. 

희망만으로 살 수는 없다. 

그러나 희망 없이 살 수는 더욱 없다. - P249

이 세상과 대다수의 사람들은 날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이런’ 세상을 향해 뛰어간다. 반면에, 나는 ‘저런’ 세상을 원한다며, ‘저런’ 세상을 위해 한걸음씩 옮겨본다. 희망, 희망, 희망… 을 외치며, 희망을 손에서 놓아버리지는 않는다. 물론, 때로는 허구헌날 하는 것도 없이 희망만 이야기하고 있다고 뭐가 달라지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희망보다는 당장의 현실을 살고 있는 나이기에, 이 세상과 대다수의 사람을 따라가고자 하는 마음에서 말이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희망만으로 살 수는 없지만, 희망 없이도 살수는 없는 것이라는 말이 다시 나를 정신 차리게 만든다. 이렇게 다시 희망의 힘을 얻고, 다시 한 번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아니 내가, 우리가 원하는 그 희망의 세상으로…!! 

 

 

덧붙여서 ㅡ. 

희망을 위해 조금이라도 행동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직접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월드비전( http://www.worldvision.or.kr/ )’을 비롯해 ‘굿네이버스( http://www.goodneighbors.kr/ )’‘유니세프( http://www.unicef.or.kr/ )’등이 있으니 직접 알아보고 행동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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