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깨달음 - 하버드에서의 출가 그 후 10년
혜민 (慧敏)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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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란 것은 미완성이기에 더 아름답게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 젊음들을 향해, 젊은 날에 삶의 모든 것들을 깨우치라고, 혹은 그래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삶의 큰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젊음을 반짝반짝 빛나게 하는 것이 더 멋진 삶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문제는 삶을 어떻게 반짝반짝 빛나게 하는 것인가에 있을 것이다.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지식을 배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오직 자신만의 경험으로 세상을 배우고 바라보는 것이 있을 것이고, 그에 더해서 타인의 시선으로 타인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스스로 세상을 경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지금의 내가 있는 공간과는 다른 곳에서 이전에 내가 미처 하지 못한 생각들을 만나는 것 또한 중요한 것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본다면, 『젊은 날의 깨달음』이라는 이 한 권의 책이 가져다주는 많은 생각들은 더없이 좋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ㅡ.

『젊은 날의 깨달음』
이라는 제목에 솔깃해 관심을 기울인 이 책에는 ‘하버드에서의 출가 그 후 10년’이라는 소제목이 있다. 처음에는 이 소제목 때문에, 어떤 책인지 제대로 살펴봐야 겠다는 생각에 앞서 눈살을 찌푸리고 말았다. 『젊은 날의 깨달음』이라는 꽤 심오하면서도 순수할 것만 같은 제목의 책에 ‘하버드’라니… 뭔가 모순적이지 않은가?! 적어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럼에도 일단은 책을 살펴보게 되었다. “미국 최초 한국인 스님 교수”라는 신기하게만 느껴지는 약력에서부터, 뉴욕, 북경, 오사카, 티베트, 산티아고데 콤포스텔라 등을 배경으로 한 스님의 글이라니 궁금증이 더해만 갔고, ‘하버드’따위는 일단 제쳐놓고서라도, 그가 들려주는 깨달음에 대한 좋은 이야기들로 인해 많은 생각들과 함께 보다 풍부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ㅡ.

『젊은 날의 깨달음』
은 혜민 스님이 계를 받고 난 후 지난 10년 동안 일상의 곳곳에서, 혹은 여행지 곳곳에서 생각한 바를 글로 옮긴 에세이들의 모음집이다. 어떤 특별함이 아니라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일을 바탕으로 혜민 스님의 날카로운 성찰을 더한 글들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책의 시작이기도 한, 프롤로그에서 스님은‘하버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우려와는 달리, ‘성공’이라는 말과 동일시되는 ‘하버드’라는 말을 부제로 사용하겠다는 출판사 측의 제안에 그 스스로도 당혹스러워했고, 적잖이 우려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은 ‘하버드’가 아닌, 내용이라는 사실을 스님에게 직접 다짐(?!)받으며, 역시 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세부적인 어떤 내용보다 스님의 큰 생각들을 보다 쉽게 보여주는 것이 표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뉴욕 성베드로 성당에 앉아있는 스님의 모습을 담은 표지 말이다. 언뜻 그런 생각이 들것이다. 스님이 성당에..?! 하지만 전혀 어색해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자연스러운 어울림으로 많은 생각들을 담아서 보여주는 것 같아 그 어떤 표지보다도 마음에 들고, 그 모습으로 전해주는 생각들이 더 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서 더 마음에 든다 ㅡ.

이 책에는 유려한 문장도, 드라마틱한 성공 신화도 없다고 혜민 스님 스스로가 이미 밝히면서 시작한다. 어쩌면 그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더 중요한 사실을 밝히지는 않았다. 유려한 문장도, 드라마틱한 성공 신화 없이도, 담담하고 따뜻한 문장과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만으로 충분히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으면서도 큰 울림을 전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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