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
마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신비한 목걸이에서 시작된 천체물리학자와 고고학자의 스릴 넘치는 모험과 서스펜스’라는 글귀에 끌려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흥미로운 내용에 정신이 팔리다보니 작가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뒤늦게 알게 된 작가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마크 레비」였다. 그는 처음부터 작가는 아니었다고 한다. 기업의 사무실을 설계하는 일을 하다가, 유아불면증으로 잠을 못 이루는 아들 루이를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아들을 위한 첫 소설이자,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비록 그것이 책이 아닌 영화였지만…-이 〈저스트 라이크 헤븐(Just Like Heaven)〉이라는 작품이다. 영화 〈저스트 라이크 헤븐〉은 ‘리즈 위더스푼’주연으로, 한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로 따뜻함을 선사해줬었다. 비록 영화였지만 상당히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었던지라, 지금 만나볼 「마크 레비」의 『낮』이라는 작품에 대한 기대도 커지지 않을 수 없었다 ㅡ.

우주를 연구하기 위해 칠레의 아타카마 고원으로 떠난 천체물리학자 ‘아드리안’ㅡ. 그는 고산병으로 인해서 런던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어릴 적부터 그를 붙잡고 있는, ‘새벽은 어디에서 시작되나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하는 꿈을 간직하고 있다. 인류의 시작을 찾기 위해 에티오피아 오모 계곡으로 떠난 고고학자 ‘키이라’ㅡ. 그녀는 유적을 발굴하던 중 폭풍 샤멀을 만나 모든 것을 잃고 파리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아드리안과 마찬가지로 그녀를 지탱시키는, ‘우리의 조상은 과연 누굴까요?’라는 질문을 간직하고 있다. 아드리안과 키이라 둘 모두에게 필요한건 재정적인 지원이고, 그것을 해결하고자 그들은 각각 왈슈재단에서 발표를 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오래전 연인이었던 그들은, 우연 혹은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인생은 우리 모두의 상상력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상상력을 가지고 있죠.
가끔 작은 기적을 이뤄내기도 한답니다.
그러니 온 마음을 다해 믿으면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아드리안.

- 2권, p323


 

천체물리학자와 고고학자라는 쉽게 연결하기 힘들게 느껴지는 두 사람, 그리고 그들이 우연하게 가지게 되는 의문의‘목걸이’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 흥미는 모두 무한한 상상력에서 펼쳐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일반적으로, 상상력이란 것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약해져만 간다고 느낀다. 어린 아이들을 보면 더 쉽게 느껴질 것이다. 그들의 상상력 가득한 생각들을 놀라움에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일을, 누구나 한두 번쯤은 경험해 봤을 것이다. 『낮』에서는 그런 상상을 어른이 된 아드리안과 키이라에게 남겨놓음으로써,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들을 펼쳐놓는다. 그래서 흥미로우면서도 부럽기까지한 이야기들에 점점 빠져들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된다 ㅡ.

책의 소개에서 ‘<인디애나 존스>를 방불케 할 정도의 스릴과 박진감으로…’이라는 말을 한다. 솔직한 심정으로 이런 비교(혹은 예시?!)는 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이런 말을 들으니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소설 『낮』을 <인디애나 존스>의 스릴과 박진감과 함께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이야기의 중심에 있어서는 모르겠지만, 스릴과 박진감이 펼쳐지는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기까지의 호흡이 너무 길게만 느껴진다. 그렇다고 형편없다거나 재미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소설의 계속해서 바뀌는 장소와 상황들을 읽어가며, 영화화 시켜도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했었으니까 말이다. 『낮』만이 가지는 강점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소설이 아닐까 생각된다 ㅡ.

설마 했는데, 『낮』에 이어 『밤』이라는 제목의 작품도 곧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같은 줄기이면서 대조되는 느낌의 낯과 밤 ㅡ. 『밤』에서는 또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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