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다락방 - <마음 가는 대로> 두 번째 이야기
수산나 타마로 지음, 최정화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내가 믿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태어나는 어린 아이들은 이 두 질문이 적힌 종이를 받고 답을 적어야 해요.
나중에 생이 다한 후에야 그 질문지의 답을 적게 되겠죠. - p189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의 고민들을 안고 살아간다. 그 고민은 보는 것과 생각하는 것에 따라 큰 것일 수도 작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정작 당사자인 자기 스스로에게는 그 누구보다 크고 심각하게만 느껴질 것이다. 누가 봐도 비웃을만한 그런 사소한 고민이라도 말이다…. 하물며 ‘인간’이라는 존재, ‘나’라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은 말해서 뭐하겠는가! 『엄마의 다락방』은 ‘내가 믿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등의 삶을 살면서 끊임없이 하게 되고, 해야만 하는 고민들을 던져주고, 찾아가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ㅡ.

 

  

 

갑작스런 불행으로 삶이 변화의 기로에 서 있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과거를 돌아보고 싶어지나 봐요.
그럴 땐 먼지를 뒤집어쓸 각오를 하고 다락방으로 가서 가방을 꺼내죠. - p63


 

『엄마의 다락방』은 미국으로 여행을 떠났던 손녀 ‘마르타’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 할머니 ‘올가’와 함께 지내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후 몇 달이 지나지 않아 할머니의 몸이 점점 약해지기 시작하고, 결국 할머니는 세상을 떠난다. 홀로 남겨진 마르타는 다락방으로 발걸음이 향하게 되고, 그 후 다락방에서 발견한 엄마의 편지와 일기장을 통해서 자신의 뿌리를 찾아 나서게 된다 ㅡ.

수산나 타마로의 전작인 《마음 가는 대로》는 죽음을 앞둔 할머니가 손녀에게 전하는 편지글 형식이었다. 사랑을 이야기 하고, 운명을 이야기 하고, 삶을 이야기 하며 자신의 딸에게는 할 수 없었던 말을 그 딸의 딸에게 하는 것이었다. 《마음 가는 대로》가 사랑과 운명, 삶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들려주고, 독자들은 가만히 귀만 기울이면 되는 이야기들이었다면, 『엄마의 다락방』은 그 반대로 직접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고, 이를 통해 자신의 미래까지 찾아야하는, 보다 능동적인 형태라고 해야 할까?!

  

가끔씩 이런 상상을 해요.
지리학자나 탐험가가 지도를 짚으면서 길을 설명해 주듯이,
누군가가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의 윤곽을 보여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 p32

 

고등학생 때 수학 문제를 풀면서, 문제에 대한 고민은 하지도 않은 채, 정답과 풀이만을 찾아보고 마치 모든 것을 이해한 듯 한 표정을 짓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물론 또 다른 문제는 풀려고 해도 풀 수가 없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대로 따라가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살아가면서 조금이라도 힘에 부친다 싶으면 누군가 정답을 내밀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설사 누군가 정답은 아니더라도 그에 가장 가까운 답을 내밀어 줬다면, 나는 아마 덥석 잡았을 것이다. 수학 문제를 풀듯이… 하지만 그것이 전부다. 난, 나의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런 능동적인 사고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생각해본다면, ‘마르타’가 펼치는 자아 찾기 여행은 마르타에게 뿐만 아니라, 그녀를 지켜보는, 그리고 함께하는 모든 이들에게 있어서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이런 소중한 생각들을 수산나 타마로만의 매력적인 문체로 풀어내니 더 없이 멋진 작품으로 남겨지는 것은 또 아닌지…….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것, 그것이 곧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 자리하고 있는 수많은 의문들과 해답들이 자신의 삶을 채워가는 것이다. 지금의 삶이 공허하게만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내가 믿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등의 여기에 던져진 질문들에 마음의 귀를 기울이며 대답을 찾아보길 바란다. 물론, 정답은 그 어디에도 없다. 오직 자기 자신만이 찾아서 대답할 수 있을 뿐이다. 자, 이제 멋진 해답을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각자의 삶, 그 깊은 곳으로 말이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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