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8 제너시스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7
버나드 베켓 지음, 김현우 옮김 / 내인생의책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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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수상’이라는 말을 앞세우는 책치고 그 명성에 걸맞은 책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그런 미사어구(?!)를 앞세우는 책들이 그리 좋게만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전 세계 22개국 베스트셀러 진입’, ‘아마존 2009년 올해의 책’, ‘영국 가디언 紙 청소년 문학상 최종심’, ‘오스트레일리아 청소년이 선정한 책’, ‘뉴질랜드 포스트 북 어워드 수상’, ‘에스더 글렌 어워드 수상’이라는 수많은 어구를 달고 있는 이 책, 『2058 제너시스』는 정확히 나의 생각과는 반대되는 책이라 확실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ㅡ.

 



 

 

전쟁과 전염병으로 세상은 끝을 향해 달린다. 이에 사람들은 그런 세상과의 단절을 선택한다. 기업가 ‘플라톤’은 남태평양의 섬을 사들여 자신의 공화국을 만들게 된다. 섬 주위 높은 해양 방벽으로 전쟁과 전염병으로 부터 완벽하게 분리된 세상을 만든 것이다. 이 공화국은 철저하게 게놈에 의해 구분되는 신분제 사회이자, 경찰국가이다. 주민들이 안전을 보장받고, 그들의 의지는 국가에 넘긴 것이다. 이런 공화국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2058년에 태어난 ‘아담’은 경계 근무 중 바다 위를 표류하는 소녀를 발견하게되는데, 그의 임무는 그 소녀를 사살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소녀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동료를 죽이게 되고, 결국 재판에 회부되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사형을 면한 아담은, 대신 ‘아트’라는 로봇과의 감옥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ㅡ.

공화국은 아트가 아담을 통해서 자극을 받고, 자기 학습으로 인해 완벽한 개체가 되기를 원하기에 아담과 함께 감옥 생활을 하게 한다. 아트는 인간에 앞서는 로봇의 우위를 주장하고, 아담은 그래도 인간이 우위에 있다는 주장을 한다. 그런 그들의 충돌이 이야기 속에 녹아나고, 그 속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에 대한 그 무엇인가를 찾아가게 된다 ㅡ.

『2058 제너시스』는 액자 구성이다. 앞서 말한 ‘아담’의 이야기를, 주인공 ‘아낙시맨더’가 공화국 최고지성집단인 학술원에 들어가기 위한 면접의 주제로 정하게 되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전체적인 구성도 상당히 간단하다. 면접을 진행하는 1교시에서 마지막 4교시까지의 구성인 것이다. 상당히 간단한 구성으로, 보통의 다른 소설에 비해 적은 분량으로 부담 없이 읽어나가게 만드는 강한 흡인력을 자랑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생각이상의 깊은 내용을 담고 있었기에 책을 읽고 난 후 그 느낌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막막할 정도로 또 다른 강렬함까지 안겨줬다. 특히나 마지막부분에 던져지는 반전은 소설적으로서 전해줄 수 있는 큰 매력과 동시에 마치 철학책을 읽는 느낌을 주는 큰 생각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ㅡ. 

  

“너는 인간의 수명이 짧다고 비웃었지만,
바로 그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삶에 생명을 불어주는 거야.”
- p132

 

관념이라는 것에서 지금의 모든 것이 형성되었다면, 시간으로 인해 다시 그 관념이 바뀌어 가게 되고, 다시 모든 것이 바뀌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쩌면 그 관념이라는 것 자체도 이리저리 옮겨 다닐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렇게 『2058 제너시스』는 인간이 그 스스로를 특별하게 바라봐야할 존재가 없다는 사실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담이라는 인간과 아트라는 진보한 사유기계 사이의 지적 충돌에서 진정 우리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ㅡ. 과연, 내가 어떤 결론에 도달할 수는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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