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미러 - 운명을 훔친 거울이야기
말리스 밀하이저 지음, 정해영 옮김 / 다산책방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32년간 영미 공공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한 책’이라는 문구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아버린 듯하다 ㅡ. 과연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이기에,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이기에 훔칠 수밖에 없는 책이 된 것인가. 600페이지가 넘는 상당한 분량을 봤을 때, 훔치기가 그리 쉬워보지이도 않는데 말이다 ㅡ. 일단, 이 책 속에 담긴 어떤 시간의 여행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마법에 걸려들게 했는지 보지않을 수 없었다.  

  

『더 미러』에서는 죽음을 앞둔 98세의 브랜디, 결혼을 앞둔 20세의 샤이, 그들의 딸이자 샤이의 엄마였던 여자 레이첼 ㅡ. 그들의 뒤죽박죽스러운 이야기, 그 매혹적인 마법이 펼쳐진다. 오래전부터 떠돌던 신기한(?!) 거울이 샤이에게 전해지게 되고, 단순한 거울로만 생각했던 그것으로 인해 그녀와 브랜디, 그리고 레이첼까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뒤죽박죽된 삶의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녀들의 뒤바뀐 운명의 이야기는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 거울로 인해 운명이 뒤바뀌는 그녀들의 삶. 그 시작부터가 정말 흥미롭다. 역시 책이나 영화속에서나 가능한 일이기에 더더욱 그렇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야기는 단순한 상상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ㅡ.

할머니, 엄마, 딸의 이야기이다보니, 책의 구성 또한 ‘샤이의 이야기’,  ‘레이첼의 이야기’, ‘샤이의 이야기’로 나뉘어져 있다. 각각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꾸미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운명에 대한 태도들을 엿볼 수 있다. 운명을 그저 받아들이는 태도, 혹은 자신이 개척해야 겠다는 태도 등을 통해 통해, -비록 뒤바뀐 모습이지만- 각각의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고 경험한 타인 혹은 자신들의 인생과 그녀들의 뒤엉킨 관계에 대한 소통의 필요성을 들려주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 스스로를 가감없이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 거울이고, 오직 스스로의 솔직한 모습만을 떠올리는 것이 거울이었다. 그런 거울이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수단으로 떠올릴수도 있게 된다. 아니 어쩌면 타인을 이해함으로써(혹은 타인이 되어봄으로써) 자신의 모습을 더 적나라하게 마주하게 되는 것이 거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상상으로만 경험했던 세상을 소설 속의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보고, 그로인해 ‘거울’의 적나라함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보다 깊게 나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했던 책, 『더 미러』이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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