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럼의 마녀와 사라진 책
캐서린 호우 지음, 안진이 옮김 / 살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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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마녀사냥”에 대헤 깊게 생각은 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어쩌다 가끔 접하게 되더라도, “음…… 이런 일도 있었군…….” 혹은 “역시, 집단의 광기란 무서운 것이군.” 정도의 단순한 반응뿐이었다. 하지만 『세일럼의 마녀와 사라진 책』에 대해서 다른 시선과 생각으로 그에 대해 접근해 나갈 수 있었다 ㅡ. 다양한 시선으로 다양한 개개인의 모습을 훑고 돌아다닌 기분이랄까?!

 



 

『세일럼의 마녀와 사라진 책』은 주인공 ‘코니 굿윈’이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과정 자격시험을 치는 순간들로부터 시작된다. 코니는 세일럼의 마녀사냥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고, 다양한 학설을 이야기하며 대답을 한다. 대답을 들은 칠튼 교수는 중요한 학설 하나를 빼먹지 않았냐는 당황스러운 질문을 던진다. “고발당한 사람들이 진짜로 마법을 썼을 가능성은 생각해 보지 않았나요?” 라는 ㅡ. 이것이 이 책의 굵직한 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해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시험을 무사히 마치고 코니는 엄마와 전화 통화를 하게 되는데, 외할머니가 살던 집을 정리해달라는 뜻밖의 부탁을 받게 된다. 그녀는 세일럼으로 향하게 되고, 집 정리는 하는 중에 성경책 안에서 우연히 열쇠와 그 안에 숨겨진 양피지를 발견을 하게 된다. 그 양피지에는 ‘딜리버런스 데인’ 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ㅡ. 이를 시작으로 그녀는 ‘딜리버런스 데인’ 에 대해서, 그리고 세일럼의 마녀재판에 대해서 조사를 해나가기 시작한다 ㅡ.

“마녀사냥”
이 처음에는 -칠튼 교수의 당황스러운 질문처럼- 정말 악마적인 마법을 사용하는 ‘마녀’들을 처단하기 위해 시작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광기가 되어, 어느 샌가 지배수단으로써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단어 그대로의 마녀사냥이 아니라, 권력자들의 종교와 사상을 그 이외의 것들로부터 지켜내고자, 민중들의 저항을 ‘마녀’라는 희생양을 사용함으로써 시선을 돌려버리게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그런 전략 많지 않은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건을 또 다른 큰 사건으로 덮으려는 노력과 시도들……. 실제 잘 먹혀들기도 했고 말이다 ㅡ. 어떻게 본다면, 권력자들의 지배수단으로써의 마녀사냥을 방금 이야기 했다면, 이 책에서 야기시킨 마녀사냥은 보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시작된 마녀 사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이나 상황이 어쨌든, “마녀사냥” 이라는 그 자체는 상당히 잔인하면서도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일이 오늘날에도 알게 모르게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다른 것과 틀린 것의 차이를 무의식적-혹은 고의적-으로 혼동하고, 자신이 감당하지 못하는 일을 남의 탓으로 돌려 얻어낼 수 있는 위안에 집중한 채 살아간다면 우리에게서 “마녀사냥”이라는 것은 영원히 지워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아직도 마녀 사냥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ㅡ.

생각보다 두꺼운 책에, 지나치게 세부적인 묘사까지 더해져서 -빠른 전개에 익숙한- 나를 가끔씩 힘들게도 했지만, 점점 빠져들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흐름은 꽤 괜찮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더군다나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를 교차해가면서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하나로 녹여들게 만드는 과정은, 어쩌면 흔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지만, 기대 이상으로 깔끔하게 표현해낸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본다. 또한 처음에, 이 책은 다양한 시선으로 다양한 개개인을 훑고 돌아다닌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단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각기 다른 인물의 마음으로 이 책을 훑고 돌아다니는 도 꽤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게하는 책, 『세일럼의 마녀와 사라진 책』이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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