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혼에 관한 예언 살림 펀픽션 3
요시카와 에리 지음, 이수미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우연히 「청담보살」이라는 영화를 봤다. 청담동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미녀 보살 ㅡ. 그녀는 외모에 재력까지 갖춘 매력적인 여성이지만 스물여덟 전에 운명의 남자를 만나야지만 액운을 피할 수 있는 사주를 타고 났다. 상대는 “1978年 5月 16日 밤 11時 생”의 남자 ㅡ. 그녀는 운명의 상대를 찾기 위해 주위를 서성이게 되고,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일들이 재미있게 그려지는 영화이다. 『나의 결혼에 관한 예언』의 줄거리를 봤을 때, 딱 이 영화가 떠올랐다 ㅡ. 정신없고 팍팍하다 싶을 정도로 건조한 요즘, 재미있는 책을 찾다가 만나게 된 것이다.

 



 

정글 한복판에 남겨진 ‘히라사와 리카’ㅡ. 그녀는 예일대를 졸업한 엘리트 간호사이다. 엘리트답게 엘리트 코스를 밟는 듯 하다가, 그 엘리트라는 이름에 발목 잡히고, 혼란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병원을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떠난 인도 여행. 그 낯선 곳에서 그녀는 홀로 남겨진다. 그것도 정글 한복판에 ㅡ. 그런 그녀를 구해주는 남자, ‘하야세 류지’. 그녀는 유부남인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인도에서 달콤한 사랑에 허덕이고 있을 때, 그녀 앞에 나타난 점쟁이. 그를 통해 그녀는 29세에 ‘38’이라는 숫자와 관련된 남자를 만나 결혼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지금 곁에 있는 그가 그녀의 상대인지, 혹은 또 다른 누군가가 그녀의 상대가 될 것인지. 그 이후부터 그녀는 예언에 따른 결혼 상대자를 찾아 나서게 된다 ㅡ.

처음 책을 접했을 때는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뭐, 비슷하기는 하지만 -당연하게도- 또 다른 느낌이다. 한 여자의 결혼 상대자를 찾아가는 이야기만 재미있게 그려진 것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스토리 전개로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계속해서 나타나는 -그래야 고작 네댓 명이지만- 남자들과의 이리저리 얽히는 이야기들, 그 속에서 계속해서 예언에 상황을 맞추려는 주인공의 생각들이 정말 솔직하면서도 신나게 그려진다. 어떻게 보면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정말 재미있게만 느껴진다. “난 점따위는 믿지 않아!!”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우연하게라도- 점쟁이의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계속해서 거기에 상황을 대입시키게 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소위 엘리트라고 하는 히라사와 리카 또한 다르지 않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더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단순한 재미에 더해서 무거운 사회 문제들도 특유의 작가 특유의 재치와 빠른 속도로 다루면서 이런 저런 생각거리를 안겨주고 있어 더 마음에 드는 책이라 생각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주인공과 전체적인 스토리, 마지막까지 끝을 알 수 없게 만드는 이야기로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계속 붙잡고 있어야만 하는 책, 『나의 결혼에 관한 예언』이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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