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빛 - 검은 그림자의 전설 안개 3부작 1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살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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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눈에 보이는 걸 모두 믿으면 안 돼.”
- P32


 

당연한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 혹은 ‘내 눈으로 못 보지 못하면 못 믿는다’같은 경우들 말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면서 살아갈 수 있는가?!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도 무조건 믿으면 되는 것일까?!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생각들로 살아가는 것이니까 ㅡ. 문제는 그것을 일반화시켜서 다른 이들에게도 강요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본 것만이 진리이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절대 진리인 마냥 행동한다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들에 또 다른 생각들을 보여주는 것이, 『9월의 빛』에서 들려주는 이런 이야기가 아닐까?!

『9월의 빛』은 노르망디의 작은 해안 마을에 있는 ‘크래븐무어’라는 대저택이 주 배경이 된다.
시몬이 장난감 제작사인 라자루스 얀의 저택 크래븐무어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됨으로써, 그녀와 그녀의 두 아이들인 이레네도리안도 해안 마을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실제 책에서는 이스마엘이 이레네에게 쓰는 편지로 시작된다.) 크래븐무어의 미묘한 느낌은 수많은 로봇 인형들로 시작된다. 영혼을 가지지 못한 것이기에 더 음산하게 느껴진다. 그 곳의 주인, 라자루스 얀은 그런 크래븐무어에 감도는 음산함만큼이나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그에게는 20년째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을 앓고 있는 아내 알렉산드라가 있는데, 철저히 외부와는 차단된 삶으로 크래븐무어의 음산함에 힘을 더한다. 한편, 이레네는 크래븐무어에서 일하는 한나를 만나게 되고, 그의 사촌 이스마엘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한나가 죽게 된다 ㅡ. 사랑의 기운이 감돌던 이야기는 그때부터 다시 음산한, 검은 기운을 드러내게 된다 ㅡ. 도대체 크래븐무어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고, 지금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은 그렇게 독자들을 궁금증의 세계로,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크래븐무어로 안내한다 ㅡ. 크래븐무어에서, 그리고 이 책 속에는 재미있는 요소가 정말 많다. 사랑의 이야기로 풀어나갈 수도 있을 것이고, 어린 시절의 아픈 경험으로 인한 잘못된 선택, 그리고 그로인한 평생의 고통을 미스터리하게 풀어나가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처음 말한 것처럼 개개인의 모르고 지나쳤던 생각의 틀을 깰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천사의 게임》에 이어,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과의 두 번째 만남이다. 《천사의 게임》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살아나는 것 같다. 비슷한 분위기가 감돈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것이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만의 느낌인가 생각되어 머릿속에 그만의 색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다.

책은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점점 읽어나가는 속도가 빨라진다. 크래븐무어를 둘러싸고 있는 긴장감으로 저절로 빨라지고, 나를 계속해서 쫓아오는 그 무언가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책 속의 인물들과 함께 나 역시도 발버둥치는 느낌이 들어서 더더욱 그랬다. 긴박한 느낌으로 공포를 느끼게 하면서도 그 시작을 야기한 슬픈 이야기에는 가슴까지 저며 온다. 그 모든 것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모아지면서, ‘사랑’을 생각하게 하고, ‘질투, 증오’를 생각하게 하며, 모든 것의 시작인 ‘마음’을 생각해보게 한다 ㅡ. 내가 꿈꾸는 것들에 나의 마음은 담겨있는지, 나의 마음은 나를 어떤 길로 안내하고 있는지.. 『9월의 빛』을 통해서 많은 생각들을 담아보길 바란다 ㅡ.


아, 그렇다면..
제목에서 말하는 ‘9월의 빛’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직접 찾아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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