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들의 섬 밀리언셀러 클럽 3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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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란 책갈피 같은 것이어서
내가 내 인생이라는 책 속을 이리저리 훌쩍훌쩍 뛰어다니면서
내게 흔적을 남긴 사건들이 있는 페이지로 자꾸만 되돌아간다.. - P11

 

1993년 5월 3일, 레스터 시핸 박사의 일기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ㅡ. 박사는 그 자신에게 흔적을 남긴 사건들이 있는 페이지로 우리를 안내한다. 어쩌면 이제 그 페이지는 단지 박사에게만 어떤 흔적으로 남겨지는 게 아닐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는 우리 모두에게 어떤 흔적으로 남겨질 것이다 ㅡ. 1954년 늦여름, 그 이상한 나흘이 말이다 ㅡ.

1954년의 어느 날 ㅡ.
테디 대니얼스처크 아울은 외딴 섬으로 향하는 연락선을 타고 있다. 그 외딴 섬, 셔터 아일랜드에 있는 정신 병동에서 환자 한명이 사라졌는데, 데디와 처크는 바로 그 사건의 조사를 위해 파견된 연방 보안관이다 ㅡ. 사라진 환자는 레이첼 솔란도라는 여자이다. 밤 10시에서 12시 사시에 사라졌다고 한다. 섬을 뒤져봐도 그녀의 흔적조자 찾을 수 없다. 또한 그녀의 방은 밖에서 잠겨 있고, 하나밖에 없는 창문에는 창살이 있다. 자물쇠에 누가 손을 댄 흔적도 없다. 누가 봐도 ‘증발’이라는 말밖에 쓰지 못할 상황이다. 대신 단서 하나가 남겨진다. ‘4의 법칙’이라는 글로 시작하는 뜻 모를 암호들이 적힌 종이 ㅡ. 도대체 무슨 말을, 무슨 단서를 남겨 놓은 것일까?! 보다 자세한 조사를 위해 협조를 구하지만, 병원 측은 이를 거부한다 ㅡ. 의심은 조금씩 쌓여만 가고, 설상가상으로 그들은 폭풍으로 인해 섬에 고립되게 된다 ㅡ.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게 된다. 한 번 책을 잡으면 놓기 싫어질 것이다
, 아니 좋다 싫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을 것이다 ㅡ. 데니스 루헤인은 기본적인 스릴러만의 장점은 물론이고, 복잡하게만 보이는 많은 것들이 실제로는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마지막에 가서는 모두가 하나로 맞춰지는 탄탄한 구성을 자랑한다. 그렇게 데니스 루헤인의 글에는 단순한 스릴러 이상의 뭔가가 항상 존재한다. 거기에 보통의 스릴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문학성이라고 할 수 있을, 자세하면서도 현실적인 인간 내면의 심리까지 담겨있다. 그냥 단순히 쫓고 쫓기는, 그런 긴장만 가득한 스릴러를 원한다면, 데니스 루헤인만의 심리 묘사 때문에 자칫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다. 조금만 적응하게 된다면 그것이 더없이 큰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ㅡ.

연속되는 긴장감 속에, 슬픈 사랑이 담겨있고, 인간의 깊은 곳을 잔인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정확하게 파고든다.
그 각각의 느낌들이 순간순간 조금씩 다르게 느껴진다. 끝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만들고, 처음 볼 때와 또 다른 느낌을 안겨준다. 단순히 한 번의 재미로 끝나버리기도 하는 스릴러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소설이다 ㅡ. 다시 읽어도 전혀 다른 느낌이 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ㅡ.

『살인자들의 섬』은 2003년 《뉴욕 타임스》, 《LA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Amazon.com 베스트셀러,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올해의 책’이 된 화제작이다. 국내에서도 영화 개봉을 눈앞에 두고 있다 ㅡ. 영화로 만나는 『살인자들의 섬』(영화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셔터 아일랜드」라는 제목으로 개봉된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고, 또한 상당히 기대된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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