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구제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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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와의 만남이었다.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시작된 그와의 멋진 만남 ㅡ. 하지만 그는 너무나도 많은 작품을 연이어 발표했고, 그 많은 것들 중에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로 매번 뒤돌아섰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다시 만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성녀의 구제』이다 ㅡ. 정확히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뭔가 느낌이 《용의자 X의 헌신》과 확실히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ㅡ. 전체적으로 내용에서 느껴지는 것도 그렇지만, 책의 페이지가 조금씩 줄어드는 순간이 아쉽게만 느껴지는 것 까지도 말이다. 정말 단순히 말하자면, ‘재미있다’는 말밖에는 ㅡ.

요시다카가 아내 아야네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ㅡ. 그리고 며칠 후, 요시다카가 홀로 남겨진 집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사인은 독극물에 의한 타살 ㅡ. 용의자는 당연히 아내이다. 하지만 그녀는 요시다카가 죽는 순간 다른 곳에 있었다.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봐서 그녀는 절대 범인이 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범인이라고 의심되는 사람은 그녀밖에 없다 ㅡ. 그녀는 과연 완전 범죄를 한 것일까?!

  


난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해.
그런데 지금 당신이 한 말은 내 마음을 죽였어.
그러니까 당신도 죽어 줘야겠어. - P12

 

이 책을 읽기 전 띠지를 보았다면-혹은 앞의 몇 페이지만 읽어봐도- 당신은 범인이 누구인지를 알게 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책을 읽으면서 그 범인이 진짜 범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일단 재미있었다. 아주 기본적으로 깔리는 전제(?!)가 흔들리는 모습이 책의 내용에서도 펼쳐졌고, 그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서도 나타났으니 말이다 ㅡ. 혹은 그 의심마저도 벗어나 범인이 누구인지 확신하게 된다면, 이제는 ‘어떻게?’라는 질문이 당신을 가만히 놓아두지 않을 것이다. 나를 계속 뒤흔든 것처럼 말이다 ㅡ. 물론 그 궁금증의 해결은 역시 책 속에서 유가와의 도움으로 밝혀졌지만, 그 과정은 정말 흥미진진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ㅡ. 『성녀의 구제』는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고, 고민하고, 또 흔들어 놓는다 ㅡ.
 

남편을 구제하는 나날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 P452

 

『성녀의 구제』라는 제목이 도대체 어떤 내용인지 좀처럼 예상할 수가 없었다. 그저 읽기 시작했을 뿐이고, 이 한 문장을 만나는 순간 바로 제목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이 한 문장이 나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ㅡ. 왜 그녀는 누군가를 죽이는 것이 아닌, 구제를 하는 것일까?! 비합리적이고 모순에 찬 트릭 ㅡ. 그 모순을 논리적으로 해결한다고 하면 또 다른 모순이 되는 것일까?! 완전 범죄란 과연 가능한 것일까?! 글쎄?! 그 궁금증은 역시 직접 풀어보는 것이 제일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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