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홀릭's 노트』- 이젠 나만의 작품을?!

포토홀릭's 노트 - 게으른 포토홀릭의 엉뚱하고 기발한 포토 메뉴얼
박상희 지음 / 예담 / 2009년 12월

어릴 적에는 누군가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면 일단 ‘얼음’이 되었다 ㅡ. (뭐 지금이라고 크게 바뀐 것은 없지만..ㅋ) 자세는 차렷 자세에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고, 턱은 당기고, 얼굴은 경직되어 미소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뭐 그런 모습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ㅡ. 거기서 조금 사진에 익숙해지면 살짝 미소지어주고, 한 쪽 다리는 살짝 풀어주고, 손은 허리 어딘가에 가있는, 그런 모습이 되었다. 그러고 보면 지금은 참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는다. 많이 찍고 많이 찍힌다고 해야 하나?! 예전에는 카메라가 그렇게 일상적이지는 못했었다. 특별한 날에만 함께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어딜 가나 사진기부터 들이민다 ㅡ. 여행을 가면서 차안에서는 셀카질에 난리이고, 예쁜 곳을 보면 바로 카메라-DSLR이든 똑딱이든, 폰카든-부터 꺼내들고는 사진을 찍기 바쁘다. 식당에서도 마찬가지.. 항상 음식을 먹기 전에는 사진부터 한 방 찍어줘야 된다. 그래야 싸이에도 올리고, 블로그에도 올리니까 ㅡ. 언제부터 카메라가 이렇게 많이 보급되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모두 하나같이 사진 찍을 때 얼음이던 포즈가 시간이 흐르면서 정말 다양한 포즈로 변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카메라의 종류도 늘어만 갔다. 셀 수도 없이..

세상에는 카메라가 참 많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카메라가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것은 DSLR, 똑딱이, 필름카메라, 토이카메라라는 일반적인 명칭뿐이고, 더 이상의 자세한 것은 모른다. 그런 와중에 『포토홀릭’s 노트』를 만나게 되었으니.. 이 책을 통해 보다 카메라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으면 했고, 더불어 사진을 찍는 기술에 대해서도 보다 많이 배울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조금씩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ㅡ.

소위 똑딱이라 불리는 일반 디지털 카메라에서 엄청난 스펙과 화소를 자랑하는 DSLR로 많은 이들이 갈아타고 있는 요즘, 『포토홀릭’s 노트』는 아날로그로의 귀환(?!)을 선언한다 ㅡ. 그렇다. 이 책은 디카와 DSLR과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다룬다. 예전에 많이 써왔던 필름 카메라를 시작으로 토이카메라, 로모카메라 등등을 다룬다. 그 속에서,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의 매력으로 빠져들어 간다. 『포토홀릭’s 노트』은 전체 3개의 Part로 구성된다. 로모, 클래식, 토이 카메라의 설명을 담은 part 1. camera story, 제목 그대로 다양한 기법으로 카메라와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이야기가 담긴 part 2. play with camera, 그리고 흑백의 매력에서 시작해 자신만의 암실까지 꾸미게끔 만드는 part 3. Black & White style ㅡ. 그 외에도 일회용 카메라를 재사용 하는 방법이나 자신만의 카메라를 만드는 방법, 기본적인 사진 수업까지 이런저런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ㅡ.

언젠가 로모 카메라가 정말 가지고 싶었다. 그 카메라가 뿜어내는 사진이 좋았고, 카메라 자체의 모양도 참 맘에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에 대한 열정도 사라져버렸다. 그 후 시간이 흘러 이제는 DSLR이 정말 가지고 싶었다. 모두가 간편하면서도 높은 스펙을 갖춘 디지털을 찾으려 할 때, 나 역시도 그에 휩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마 아날로그 가득한 이 책을 만났기에 그러지 않나 싶다. 이 책을 통해 다시 예전처럼 로모가 그리워진다 ㅡ. 사진이라는 것이 지나간 시간을 붙잡아두었다가 고이 꺼내 보이는 것처럼, 오래되어 클래식한 카메라가-정확히 말하자면 그 카메라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이- 나의 지나간 열정을 지금에 와서 다시 꺼내 보여주는 듯 한 느낌이 든다 ㅡ. 빠른 시간 속에 뒤로 남겨진 필름 카메라 속에 지나간 시간들과 고이 간직했던 열정을 담아 보다 새롭고 재미있는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포토홀릭’s 노트』와 함께라면 그 무엇보다 멋진,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