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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 불통의 시대, 소통의 길을 찾다
정관용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사람을 무시하지 말라고 배웠다 ㅡ.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라서 우리는 특별히 생각하지도 않고, 생각할 필요도 없이 살아간다. 생각이 필요 없을 만큼 이미 머릿속에 깊숙이 박혀있는 가르침이지만, 가끔씩 이 가르침을 지워버리고 싶은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무시하고픈 사람이 생기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냐고?! 바로, 자기 생각만 절대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ㅡ. 아~ 정말 생각만 해도 싫다. 말도 섞기 싫다. 그냥 무시하는 것이 편하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봤으리라 생각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ㅡ. 아무리 타협을 위해 애를 써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가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군” 이라는 말만 남기고 떠나간다. 그래, 정말 무시해버리고 싶다 ㅡ. 이런 사람이 한 두 사람에 그친다면 정말 무시해버리고 말겠지만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 넘쳐난다는 게 문제다. 물론 나도 예외일수는 없겠지만.. 우리 사회에 넘쳐나는 불통이 우리의 미래를 막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당신이 그 말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다.
- 볼테르 | 1694~1778
볼테르의 멋진 말로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는 시작된다 ㅡ. 정관용 ㅡ. 「KBS 생방송 심야토론」의 진행자로 우리에게 익숙한 그가, 소통이 아닌 소탕만을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토론현장의 답답함을 생각해서 정리하고, 그것을 책으로 출간했다. 대한민국 내의 소통 부재를 아쉬워하며,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보고, 건강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소망하며 쓴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ㅡ.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는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다. 토론의 정의를 이야기하고, 일상토론과 방송토론을 구분 짓고 방송토론을 버리라는 말을 전하는 내용, 전체적으로 토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내용의 1장‘방송토론 잊어버리기’, 우리는 왜 토론이 안 되고 소통하지 못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2장‘불통공화국 대한민국’, 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한국의 토론과 소통을 주도하는 정치, 언론, 보수, 진보 등등의 이야기를 담은 3장 ‘적대적 공존관계에 빠진 한국정치와 언론’, 마지막으로 공존하는 현실, 소통하는 의사결정,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야 할 공동체미래에 대한 고민이자 결론이 담긴 4장‘소통하는 대한민국 만들기’와 ‘배우는 토론, 설득의 법칙’이라는 제목으로 정관용의 책속 강의가 담겨져 있다 ㅡ.
오랜 시간 많은 토론의 진행을 해왔던 경험 때문일까, 그의 생각들이 상당히 균형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렇기에 더더욱 보다 냉철한 관점으로 우리사회를 제대로 진단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또한 각각의 이야기를 함에 있어서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는 질문들을 현실 속의 상황과 연결시켜 대답함으로써 보다 쉽고 흥미롭게-당연히 현실이 흥미롭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책에 집중하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중립적이고 논리적으로, 그리고 솔직하게 풀어나간다 ㅡ.
토론하기 어려운 현실, 소통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현실에 대한 대안은 무엇일까?!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ㅡ. 저자 스스로도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필요한 말이라서 한 번 더 하는 것이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이기에 힘이 빠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변할 수 없는 결론 ㅡ. ‘착하게 살자!!’이다!! 좋은 마음으로 토론하고, 좋은 토론으로 소통을 하자는 것이다. 그것은 ‘한 번만 더’생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한 번만 더 나를 돌아보고, 한 번만 더 미래를 생각해 보고, 한 번만 더 상대방을 생각해보는 것 ㅡ. ‘한 번만 더’라는 사소하지만 큰 의미가 담긴 생각이 우리의 미래를 바꿔놓을 것이다 ㅡ. 나만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시작해보자 ㅡ. 한 번만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