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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2 - 神秘
하병무 지음 / 밝은세상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1권이 왕이 되기 전 담덕의 어린 시절과 태자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2권은 상왕의 장례가 끝나고 담덕이 왕이 되면서부터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ㅡ.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이야기하면서 고구려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생각한다. 나라의 발전을 꿈꾸고, 다물의 실현을 꿈꾸며, 나라를 소중히 여기는 자들의 왕을 꿈꾼다. 그리고 그런 왕의 곁에서 호위무사이자 내관으로 살아가는 두절 ㅡ. 그렇게 그들, 왕과 두절은 함께 수많은 전쟁을 겪으며 최강의 나라로 달려간다 ㅡ.
어릴 적 영특한 모습들과 조금 더 자라서 전장을 헤치고 다니는 모습들을 지금까지 즐겁고, 신나게 지켜봤다면, 이제는 그들의 가슴 아픈 사랑을 만날 때가 왔다 ㅡ. 어릴 적 만나 담덕의 여자가 된 한 여인이 있다. 하지만 그가 왕이 되고, 그녀는 왕의 여자가 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그는 한 남자가 아닌 한 나라의 왕으로, 그녀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힘든 결정으로 하게 된다. 하지만 그냥 떠나보내는 것이 아닌, 자신과 군신의 관계이자 형제의 관계를 맺고 있는, 두절의 여인으로 살아가길 희망한다 ㅡ.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그리고 자신의 아이마저도 두절의 아이로 살아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두절 역시도 자신의 부인이지만 왕의 여자로 살아가는 그녀의 곁에서 지켜만 봐도 좋은, 그렇지만 가슴 시린 아픈 사랑의 현실을 안고 살아간다 ㅡ. 그런 사랑의 끝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이제 그 끝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ㅡ.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내가 떠들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실제 전체적인 스토리는 그리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는 말로 나 스스로를 정당화 시켜본다. 이야기의 곳곳에 담겨있는 왕과 두절,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의 감정들, 그들을 둘러싼 정세와 그들을 둘러싼 많은 사건들은 절대 당신을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ㅡ. 그들이 달리면 당신도 함께 달리고, 그들이 가슴 아파하면 당신도 함께 가슴 아파 하게 되는 그런 순간들이 가득하게 될 것이다 ㅡ.
그대의 왕에게 전하라.
부디 그대의 왕이 나의 왕을 따라 배울 수 있도록.
부디 그대의 왕이 약한 자에겐 한없이 약하고
강한 자에겐 한없이 강해질 수 있도록.
부디 그대의 왕이 강한 나라에 빌붙지 않고,
강한 나라와 당당히 맞서 싸우며 세계 최강의 나라를 건설할 수 있도록. - P282
미스터리하게 여겨졌던 광개토태왕의 서른아홉이라는 짧다면 짧은 삶을 이런 가슴 시린 사랑으로 뒤집어 놓는다 ㅡ. 그럼에도 단순한 사랑에 머무는 것이 아닌 그를 통해 끝까지 뭔가를 배울 수 있는 길로 유도한다. 너무나도 멋진 왕이 하는 가슴 아픈 사랑 ㅡ. 그 아픈 사랑으로 인해 더더욱 멋지다고 할 수밖에 없는 왕, 광개토태왕 ㅡ. 정말 이 나라에 왕-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고 그들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이 있기나 하다면, 그렇다면 꼭!! 두절의 왕을 따라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약한 자에는 약하고, 강한 자에 한없이 강한, 그렇게 스스로 일어서는 나라를 만들어보라고! 제발 좀 ㅡ. 책은 정말 신나게 읽었는데, 두절이 마지막에 남긴 당부의 말에 확신을 하지 못하는 현실에 한숨만이 남겨질 뿐이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