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칼레의 시민이 될 것인가?
이계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오랜 전쟁이 있었고, 이제 한 도시가 함락의 위기에 직면해져있다. 모두가 기아에 시달려야하는 비참한 순간들의 연속이다. 더 이상의 저항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 적의 왕이 굴욕적인 항복 조건을 제시한다. 이 도시에서 가장 존경받는 시민 대표 6명이 모자와 신발을 벗고 겉옷만 걸친 채 서로의 몸을 밧줄로 묶은 뒤 교수형을 당해야 한다는 것 ㅡ. 이제 조금은 희망이 보인다. 시민들이 살 수 있다는.. 하지만, 누구를 시민 대표로 선발할 것인가?! 만약, 그 시민 중에 한 사람이 당신이라면, 그리고 그 도시가 지금의 우리나라라면 과연 어떨까?! 권력-그것이 남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을 가진 자들은 6명에 선발되지 않기 위해 그나마 남은 권력을 휘두를 것이고, 부를 가진 자들 역시 6명에 선발되지 않기 위해 또 다른 사람을 돈으로 사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살기위해 또 다른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모는 또 다른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를 것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이라면 말이다 ㅡ.
  

 


위에서 이야기한 내용은 1347년 프랑스 북부 도시 칼레에서 실제 일어난 일이다. 칼레에서는 6명을 선발함에 있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먼저 자원하고 나서는 자들이 있었으니까 ㅡ. 가장 먼저 칼레시의 최대 거부였던 생 피에르가 자원했고, 뒤이어 칼레시장이, 그리고 귀족, 부호, 법률가들이 희생을 자처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뭐 뻔 하지 않은가. 해.피.엔.딩. 이 이야기에서 따온 것이 『누가 칼레의 시민이 될 것인가?』라는 이 책의 제목이다. 결국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이고, 조금 더 나아가 나눔과 신뢰, 포용을 이야기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ㅡ.

누가 칼레의 시민이 될 것인가?』
는 모두 3개의 PART와 12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있다. ‘90까지 살면 어떡하지?’라는 제목의 PART 1에서는 사교육, 청년실업, 내 집 마련, 불안한 노년으로 정리되는 네 개의 개미지옥을 이야기하면서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한다. ‘초양극화의 길목에서’라는 제목의 PART 2에서 우리 사회를 좀 더 심층적으로 파고든다. 그리고 책의 제목과 같은 ‘누가 칼레의 시민이 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PART 3에서 그가 강조하고자 하는 바를 정리해서 말한다 ㅡ.
 



  
 
구성원이 국가의 지도자(또는 상류층)를 깊이 신뢰를 하고,
나라와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살기에 즐거운 나라(Great Living Place; GLP)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그곳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나라다. - P216
 

대부분의 내용이 우리사회에 대해서, 그리고 사회의 특권층에 대해 이렇게~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들이 과연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는 할까?! 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국가가 너에게 뭘 해주기를 바라기 전에 네가 국가를 위해 뭘 할 것인가를 생각하라’ 따위의 말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국가라는 것이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국민들이??군가에게 ‘이렇게 해라!’라고 하기에 앞서 ‘내가 먼저’라는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먼저 올바르게-그 올바름마저도 지금은 뭐가 올바른 것인가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지만- 생각하고 올바르게 행동하는 모습을 갖추고 똑같이 누군가에게 올바름을 기대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최소한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불의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나이기를 바래본다 ㅡ. 그런 ‘나’가 더 많이 존재하는 세상이면 더 좋겠고 말이다. 그래서 정말 ‘살기에 즐거운 나라, 세상에서 가장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꿈이 이제는 현실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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