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범의 파워 클래식 2
조윤범 지음 / 살림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구석에 처박혀 있던 짐을 정리하다가 클래식 전집 CD를 발견했다. 어릴 적에는 유난히 특기와 취미를 적어야 할 기회가 많았던 것 같다 ㅡ. 특기는 어릴 적 뛰어노는 게 일이었으니 운동으로 적었고, 운동이외에 하는 거라고는 유행가나 듣는 것이 전부였던 나는, 취미에는 머뭇머뭇 음악 감상이라고 적었다. 그러다 언젠가 문득, 클래식 정도는 들어줘야 음악 감상이라는 말도 당당히 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제대로 된 음악을 들어보겠노라고 구입했던 것이 그 전집 이었는데 언젠가부터 구석에 처박혀 있었던 것이다. 뭐, 전혀 듣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빠빠빠 밤”으로 시작하는 베토벤의 교향곡 5번「운명」이나 쇼팽의 녹턴 10번 정도?! 그게 전부였다 ㅡ. 나의 인내심은 그 이상의 열정을 클래식에 허락하지 않았다 ㅡ

 

“음악을 읽는다 ㅡ.” 는 표현이 가능하다면, 그 표현이 이 책만큼 잘 어울리는 것은 찾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바로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Vol.2』이다 ㅡ.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처럼 클래식이 한없이 멀어 보이는 사람에게 더없이 좋은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보통 클래식이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물론 나 같은 사람들에게 하는 질문이다.) 그저 따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또는 조금 삐뚤어진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그저 고상한 척 하려는 사람들이나 듣는 음악 정도로 생각하는 게 고작일 것이다. 고정관념처럼 붙어있는 그 따분함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힘을 가진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듣는 것이 지루하고 따분했다면, 이제는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게 그거라고?! 하긴 뭐 음악을 듣는 거나, 읽는 거나..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니까!! 재미있다!! 음악이 재미있다 ㅡ. 신기하게도 그렇다 ㅡ.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Vol.2』는 다양한 음악가들을 소개한다.
이름 정도는 알고 있는 「빨간 머리 신부님, 비발디」, 「음악의 어머니, 헨델」, 「악마의 카리스마, 파가니니」를 시작으로 「녹턴의 선율, 쇼팽」, 「신이 내린 천재, 바그너」, 「오스트리아의 꽃, 요한 슈트라우스 2세」, 「훈남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를 거쳐, 「할리우드의 스타 음악가, 존 윌리엄스」까지 ㅡ. 그냥 교과서처럼 단순히 이름을 쭈~욱 나열하고 그들이 살던 시대를 이야기하고, 모슨 단조가 어떻고 저떻고 따위는 말이 아닌, 지금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많은 소재들을 가지고 흥미롭게 이야기한다. 따분해서 하품을 할 시간 따위는 주지 않는다 ㅡ. 책을 읽다보면 정말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이 있는데 너무너무 맛있어서 혼자 먹기 아까워 우리 다 함께 나눠먹자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그 맛있는 음식은 클래식이고 ㅡ. 그가 그렇게 소중한 것들을 나눠줘서, 그의 클래식을 사랑하는 진실한 마음이 느껴져서 그런 것일까?! 왠지 그의 글을 읽고 나면 당장이라도 음악이 듣고 싶어진다. 소중한 것을 나눠 줬는데 당연히!! 감사한 마음으로 그러지 않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과거에 탄생했고, 현재 진행 중이며, 미래에도 살아 숨 쉴 클래식을 위해!” 라는 책의 표지에 적혀있는 문구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지금도 이해라는 표현보다는 막연히 조금씩 느껴가고 있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지금은 클래식을 완전히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하루이틀해서도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한 걸음씩 다가가고자 한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라면 나 역시 먹어보지 않을 수 없잖아 ㅡ. 언젠가는 나도 또 다른 누구에게 살짝 손 내밀 수 있겠지?! 지금은 살며시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Vol.2』라는 손을 잡아본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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