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인류의 비밀을 찾아라 - 소설로 만나는 과학의 모든 것 에듀 픽션 시리즈 2
모이세스 데 파블로 외 지음, 고인경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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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교과서만 펴면 잠이 쏟아졌다 ㅡ. 거의 예외 없이 말이다. 정말 공부를 재미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그럴 때마다 그런 생각을 했었다. ‘이 교과서가 정말 재미있는 소설처럼 되어있다면 어떨까?!’ 라는.. 그렇게만 된다면 이까짓 공부 따위야..하는 뭐 그런 쓸데없는 생각들?! 지금에 와서는 그렇게 쓸데없는 생각도 아니었다. 요즘 보면 3~400 페이지 하는 소설책들은 거의 하루면 다 읽을 수 있다. 그런데 교과서는 절대 아니다. 물론, 그 내용의 차이가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겠지만 뭔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그런 즐거움이 없다. (음..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를 내가 주절거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저것 때려치우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있게 뭔가를 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ㅡ. 그래서 탄생한 것이-아마 그런 의도에서 탄생한 것이 맞을 것이다. 100%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에듀 픽션이라는 것이다. 에듀 픽션(EduFiction)은 교육(education)과 소설(fiction)이 결합된 것으로 기본적으로 교육적 가치가 있는 내용들을 픽션이 지니고 있는 재미를 가미해서 만들어낸 장르이다 ㅡ. 내가 원하던, 배움과 재미를 함께 할 수 있는 멋진 장르이다 ㅡ.  

 

『도둑맞은 인류의 비밀을 찾아라』는 세 번째 만나는 살림 출판사의 「에듀 픽션 시리즈」이다 ㅡ. 에듀 픽션인지도 모르고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던 《고양이는 과학적으로 사랑을 한다》와 재현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역사 소설이었던 《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가 각 각 첫 번째, 두 번째 만남이었다. 첫 번째는 과학 이야기를 다룬 일본 작품이었고, 두 번째는 역사를 다룬 독일 작품이었다. 그리고 지금 만난 『도둑맞은 인류의 비밀을 찾아라』는 다시 과학 이야기를 다룬 스페인 작품이다.

어느 날 박물관에 있던 -근대 과학의 기원이 되는 책- 아르키메데스의 팰림프세스트가 사라진다. 그것은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했다. 연이어 세계 각국의 박물관과 기념관의 과학 유산들이 사라지거나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건 해결을 위해 홀리아와 보스코가 한 팀이 되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천재 해커 A의 도움이 더해진다. 단서를 찾아갈수록 그들의 주위에는 어둠의 그림자가 다가오기 시작하고, 그 위험 속에서 그들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ㅡ. 다양한 인물들을 -그들의 사진까지 담아서- 설명하고, 그와 연관된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기본적인 교육적 효과를 바탕으로,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 스릴러적 요소를 더함으로써 ‘교육적인 요소를 재미있게 풀어낸다’는 「에듀 픽션」의 장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ㅡ. 물론 마무리가 살짝 아쉬운 감이 없지는 않지만 말이다 ㅡ.
 

 

내가 생각하는 제대로 된 공부라는 것은, 의문에서 시작되어 그 의문의 해결과정에서 -물론 그 과정에 다른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 시작에 놓여있는 의문을 소설적 요소로 충분히 키워주고, 그 과정에 있어서 도움의 손길을 뻗쳐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책이 바로 이런 책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학창 시절에 원하던 재미있는 교과서-물론 교과서는 아니지만..-를 만나는 기분을 가지게 해주는 책, 『도둑맞은 인류의 비밀을 찾아라』이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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