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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 게임 ㅣ 헝거 게임 시리즈 1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보통 이런 경우는 잘 없는데, 『헝거 게임』은 결론부터 말하고 시작해야 겠다. 그것도 복잡한 것 없이, 간단하게 말해서, “『헝거 게임』은 정말 멋진 작품이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강한 중독성! 비범한 소설.”이라고 말하는 스티븐 킹과 “매력이 넘친다! 식사 중에도 몰래 읽을 정도였다.”라고 말하는 스테프니 메이어의 찬사가 결코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도 그 중에 스테프니 메이어의 말에 살짝 반항(?)을 해본다면.. 식사 중에도 몰래 읽을 정도라고 하는데, 솔직히 읽다보면 밥 먹을 생각도 나지 않을 것이다 ㅡ.
‘헝거 게임’은 24명의 소년소녀가 서로 죽고 죽이게 하는, 그래서 결국 단 하나만이 살아남을 때까지 싸우는 게임이다. 마치 예전에 봤던 영화 《배틀 로얄》을 연상시킨다. 다른 사람을 죽여야 내가 산다는 기본은 같지만 그 시작은 조금 다르다. 《배틀 로얄》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학생들을 다스리기 위해 제정된 법을 배경으로 시작되지만, 『헝거 게임』은 반란을 다스리기 위한 공포 정치의 수단으로 인해 시작된 것이다. 《배틀 로얄》이 오직 생존을 이야기했다면, 『헝거 게임』은 생존과 생존을 위한 굴욕(?!)이 조금 더 가미되었다고 해야 할까?!
언제인지 모를 미래 ㅡ. 북미 대륙에 새로운 국가 판엠(PANEM)이 있고, 그 중심-모든 부과 권력의 중심이기도 하다-에 캐피톨(CAPITOL)이라는 이름의 수도가 있다. 그 주변은 12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진다. 가난과 불평등으로 시작된 그들의 반란은 실패로 돌아가고, 반란의 뿌리를 처음부터 제거하고자 ‘헝거 게임’도 시작하게 된다. 해마다 12개 구역에서 남녀 한 명씩을 뽑아 모두 24명이 생존을 위해 게임을 벌이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12구역의 조공인이 된 16세의 소녀 「캣니스 애버딘」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 게임에 있어서 정말 무서운 것은 그 모든 장면이 TV로 중계되고, 가진 자들은 베팅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에겐 견디기 힘든 두려움과 고통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즐거움, 쾌락이 되는 것이다 ㅡ.
24명의 소년소녀들은 게임의 원활한 지원을 받기위해 스폰을 받아야 하고, 스폰을 받기위해서는 인기를 끌어야 한다. 그러기위해서 온갖 연기도 서슴지 않는다. 살기위해서 모든 것이 누군가에 의해 재단되어지고, 사랑마저 연기가 되어버릴 정도로 잔인하게 말이다. 굴욕의 역사와 현실 속의 생을 위해 연기를 해야 하는 상황 ㅡ.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끝까지 반항(?!)을 해보지만, 결국 또 다시 생 앞에서 무릎 꿇고 마는 가지지 못한 자들의 슬픔이 다가온다 ㅡ. 문명(보다 힘이 있는 것을 문명이라고 한다면..)과 비문명의 공존이며 삶 자체와 삶의 여유(단순한 쾌락과 같은..)와의 공존이다. 온갖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어울리면서 그려내는 상처와 고통 ㅡ.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던가?! 오히려 그러했기에 이야기속의 세상이 유지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씁쓸함이 밀려온다 ㅡ.
시작부터 끝까지 그 내용은 한없이 슬프고 씁쓸하지만, 『헝거 게임』이 가진 중독과 매력이 주는 즐거움은 그 이상이었다. 곧 영화로도 개봉된다고 한다. 어떤 캐스팅의 어떤 영화로 나올지.. 책을 읽으면서 그렸던 캣니스와 정말 현실에서 만나고픈 느낌, 왠지 모를 아련함 다가오는 루의 모습이 벌써부터 그리워진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