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떠나가면
레이 클룬 지음, 공경희 옮김 / 그책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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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 디엠(Carpe Diem. 라틴 시인 호레이스의 싯구로 ‘오늘을 즐겨라’라는 뜻)”

많은 사람들이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말을 가슴에 담고 살아간다. 나 역시도 그와 비슷한 말을 가슴에 담고, 또 그렇게 살기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말은 쉽지만 결코 행동으로 쉽게 옮길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대부분은 -적어도 나는- 지금 이 순간에 대한 충실함 대신 “내일부터”라는 말을 더 많이 달고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당신이 내일 당장 죽는다고 한다면 오늘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 혹은 “당신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거의가 그 죽음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생을 향한 마지막 몸부림으로 더욱 지친 채 삶의 마지막을 향해가지 않을까?! 



 

 『사랑이 떠나가면』댄과 카르멘 부부의 이야기이다. 댄은 ‘고독공포증(모노포비아. 고독에 대한 병적인 두려움으로 충동적인 성적 욕구를 갖게 되는 심리 증상)’을 가진 쾌락주의자라고 본인을 소개한다. 그의 바람기를 잠재운 것이 카르멘이고 그들은 행복한 부부의 생활을 하게 된다. 적어도 카르멘이 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 이후 그들의 삶은 달라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서서히 지쳐가는 댄과 카르멘 ㅡ. ‘고독공포증’을 핑계로 자신만의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가는 댄과 결국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되는 카르멘 ㅡ.

아름답다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야기이고, 슬프다면 한없이 슬픈, 그리고 뭔가 불편하다면 그 불편함까지도 고스란히 남겨지는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댄과 카르멘을 통해 새삼스럽게 다시 죽음을 생각하고 사랑을 생각하게 된다 ㅡ. 그 순간들에 ‘나라면?!’이라는 생각을 대입하게 된다. 어쩌면 죽음을 생각한다기보다는 죽음이라는 생의 마지막 순간들을 생각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고, 사랑이라는 것의 정의 보다는 그 표현과 방식의 다양함에 대해 생각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생의 마지막에 놓인 나는 카르멘처럼 이해와 인내로 무장할 수 있을 것인가?! 혹은 댄처럼 마지막을 앞둔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병을 핑계로 또 다른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어떤 것이든, ‘이별’이란 놈은 익숙해지기에는 너무나도 큰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ㅡ. 보통 다른 일들은 겪을수록 무뎌지기 마련이지만, 이별만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을 옮긴이가 그런 이별을 안고 살아가기 때문에.. 그리고 이 작품의 작가가 그렇기에.. 그리고 나 역시도 그렇기에.. 더 가슴이 아프게 다가오는 책 『사랑이 떠나가면』이다 ㅡ. 그런 슬픔을 두고도 여기서는 생의 마지막에 “카르페 디엠”을 이야기하기에 그래도 아직 우리는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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