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해피 데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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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아무런 생각 없이 던지는 말들 중에 하나가 “뭐 재미있는 일 없을까?!”이다 ㅡ. 그런 말을 자주 던지면서도 역시나 재미있는 일을 찾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우리는 그 재미라는 놈을 정말 대단하고 특별하다고 여기기에, 그래서 일상에서는 찾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그 재미란 놈이 신이 나서 우리가 찾기 더더욱 힘들게 꼭꼭 숨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정말 재미란 놈은 우리가 손 내밀면 닿을 곳에 있는데 우리는 그 손을 닿지도 않는 먼 곳을 향해 손짓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ㅡ. 생각만 조금 바꾸어도 우리 삶은 훨씬 즐거울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삶이 팍팍하다고 느껴지는가?! 아니면 단순히 재미가 없다고 생각되는가?! 여기 일상에서 탈출을 원하는 사람들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한 번 볼 텐가?! ^^ 

 



누군가 “진짜 재미있는 책 없어?!”라는 질문을 한다면 주저 없이 그의 이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오쿠다 히데오」ㅡ. 이번에도 “역시”라는 말부터 시작을 해야 할 것 같다. “역시 오쿠다 히데오다!!” ㅡ!! 제일 먼저 그를 만났던 《공중그네》를 시작으로 《면장선거》, 《인더풀》 등등.. 그는 언제나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가 선사하는 즐거움에 끝이란 없다 ㅡ. 그랬기에 이번에도 역시 주저 없이 그의 책을 선택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오 해피데이』는 일상으로부터 탈출을 꿈꾸는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 6편의 단편을 모아놓은 것이다. 마흔 두 살의 전업주부 노리코가 옥션에 빠지게 되면서 생기는 재미있는-심지어 남편의 소중한 물건들 까지도 경매에 올려버리는- 이야기를 그린 「Sunny Day」, 아내가 살림을 모두 챙겨나가고 썰렁한 집에 남은 서른여덟 살의 평범한 직장인 다나베 마사하루가,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멋진 아지트를 꾸며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우리 집에 놀러 오렴」, 낯선 남자의 방문이후 꿈속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쾌락의 즐거움에 빠진 노리코의 이야기를 담은 「그레이프프루트 괴물」, 회사가 망해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된 유스케와 그로인해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는 아내와의 이야기를 담은 「여기가 청산」, 일러스트를 그리는 일을 하는 하루요와 매번 직장을 바꾸는 남편의 이야기를 담은 「남편과 커튼」, 그리고 유명 문학상을 수상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된 소설가 오쓰카 야스오와 로하스에 빠진 아내와의 이야기를 담은 「아내와 현미밥」까지 ㅡ. 하나같이 모두 즐겁고 유쾌하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단지 즐거움과 유쾌함에서 끝난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 끝이 끝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야기가 또 쓸데없이 복잡해졌나?! ^^;;) 6가지의 이야기들은 모두 일상에서의 탈출을 갈구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일탈에서 느끼는 새로운 에너지, 그리고 그 에너지의 발산을 꿈꾸며 행동하는 것이다 ㅡ. 하지만 그것들이 일탈이라고는 하지만 인생 전체의 흐름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리고 결국에는 가족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족의 소중함이라는 진부한 이야기에서 그치는 것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루한 일상의 대표가 될 수 있는 가족을 통해서 삶의 즐거움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소중함에서 나아가 그 소중함이 즐거움과 행복으로 바뀌는 순간들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진지하고 극적인 사건의 전개로 찝찝하게 알아가는 일상의 소중함이 아닌, 웃으면서 즐겁게 돌아보게 되는 일상과 가족의 행복감 말이다 ㅡ. 다행스럽게도 즐거움과 행복이 숨 쉬는 공간이 나에게도 있다는 사실에 외치고 싶다. 행복한 날들이라고 ㅡ. “오! 해피데이~!!” 



 더하기 ㅡ. 

삶에서 즐거움이 사라질 때, 삶의 적막함이 날 짓누를 때 ㅡ. 

「오쿠다 히데오」, 그를 찾게 될 것이다 ㅡ. 

아니 그의 글을 찾게 될 것이다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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