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 에듀 픽션 시리즈 5
귄터 벤텔레 지음, 박미화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역사란 무엇인가?” ㅡ.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역사라는 과목은 항상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상반되는 답을 하는 랑케E.H.카와의 만남으로 시작되었다. (아마도 나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 이미 잘 알고 있겠지만, 랑케는 실증주의 역사관으로 역사는 역사적으로 정확히 확인된 사실 그 자체만으로 이해해야한다는 입장이고, 카는 해석주의 역사관으로 역사는 사회와 맥락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다시 던져보자. 사실 자체로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면, 과연 그들이 밝히는 사실은 누구의 시선이나 손을 타지 않은 순수하고도 진정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또한 사회와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역사라면 그 역사는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듯이- 강자의 입장에서 쓰인 역사가 아닌가?! 쉽게 판단이 서지도 않는 문제이고, 생각할수록 혼란만 거듭되는 문제이다. 뭐, 쓸데없는-혹은 전혀 이 책과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역사에 대해서 ㅡ. 

 시작부터 너무 복잡하게 이끌었나?! 그렇다고 이 『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라는 책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마시라 ㅡ. 『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는 「귄터 벤텔레」가 쓴 역사 이야기이다. 그 중에서도 중세의 이야기-특히, 신성 로마 제국의 역사-를 담았다. 그리고 그냥 단순한 중세 이야기도 아니다. 중세의 이야기를 소설로 재구성한 것이다. TV로 치자면 요즘 자주 볼 수 있는 재현 드라마라고 할까?!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더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 무엇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이야기의 시점이 일반인이라는 사실이다 ㅡ. 황제의 호위병에서 시작해, 십자군의 군사, 수습 수녀와 기사 등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으로 역사를 바라본다. 아니 역사가 아니라, 그들을 통해 그 현실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ㅡ.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입장에서 역사의 주인공이 아닌 주변인으로 머물기만 하는 사람의 시점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 ㅡ. 정말 흥분되는 이야기이지 않는가?! 훗날 누군가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현실을 역사로 남긴다면, 나는 어느 위치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우리 모두가 역사-혹은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일 수는 없다. 동네청년2나 행인3이 될 수도 있고, 그런 작은 배역조차 주어지지 않은 단순한 배경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면, 일반인의 시점으로 쓰인 이야기는 상당히 공감되면서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ㅡ. 

 

  『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는 전체 1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다. 하지만 쭈~욱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니다. 계속 흘러가는 시대의 흐름 속에 놓인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라고 하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중세를 정확히 연결해서 알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이런 이런 흐름이다 라는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각 장의 도입부에 들어있는 글로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나 그 당시의 상황에 대한 설명은 그런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책의 곳곳에 들어있는 사진이나 그림들이 이야기를 보다 생생한 느낌으로 전해준다. 이렇게 하나하나의 글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기에 즐거움은 커져만 갈 것이고, 마지막에는 더 큰 역사적 흐름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또 다른 것을 찾고 있는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역사는 다양하게 해석된다. 그리고 정답도 없다. 학교를 통한 의무적인 교육을 통해서든 개인적인 호기심을 통해서든 우리는 계속해서 역사를 접하고 알아나간다. 그 흐름이나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우리는 또 다른 것을 얻어가기도 한다. 결국, 무엇을 얻어가는 것인가에 대한 선택은 스스로 하는 것이다. 그 시작은 역시  “관심”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느 것이 역사인가 하는 궁극적인 질문에 답해나가는 나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이전에 우리는 그에 대한 호기심으로 표현될 수도 있는 “관심”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다양한 역사적 시대와 흐름이 놓여있지만, 그 중에서도 중세 시대를 대하기가 어려웠다거나 관심이 적었지만 다시 시도해 보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마도 관심을 넘어서는 호기심과 흥미를 가지는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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