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회상록
뀌도 미나 디 쏘스피로 지음, 박선옥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은 귀를 내주어야만 

우리는 이 주목이 하는 이야기를 제대로 들을 수 있다. 

그것은 결국 듣는 이가 친절을 베풀어 

인간이 다른 존재보다 우월하다는 가설을 접어두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P7 

 

 『나무 회상록』의 서문에서는 친절하게도 주목(朱木)의 이야기를 듣는 자세를 알려주면서 시작한다. 사실, 이 책을 읽을 때에만 그럴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때면 언제나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는 귀’를 내주어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 당연한 이야기이다 ㅡ. 그럼에도 이 당연한 이야기를 서문에서 밝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이 책을 읽는 오늘날의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세상의 모든 당연함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ㅡ. 

  ‘저 달이 2만4천7백40번이나 떠오르기 전의 오랜 옛날’에 주목(朱木)은 탄생한다 ㅡ. 그녀(!)는 이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이다 ㅡ. 2천 년 이상의 시간을 살아온 주목 한 그루가 장대하고 풍요로운 자신의 지나온 삶을 이야기한다. ‘나무가 들려주는 세상이야기’이다 ㅡ. 

 주목은 마치 인간의 모습을 투영한 듯 갈등을 앓고, 전쟁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승리 이후에는 씁쓸함과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인간 같이 세속적인 욕망을 품기도 하면서 ㅡ.제 3자의 입장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듯 하면서도 그녀 자신이 인간을 나타내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다시 제 3자의 입장으로 돌아가 세상을 바라본다. 단순하고도 불행한 진실을 바라보면서도 그에 굴하지 않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ㅡ. 그리고 사랑과 용서를 이야기 한다. 주목의 삶과 인간의 삶과 함께 바라보면서 말이다 ㅡ. 

 그래, 결국에는 희망이고 사랑이다 ㅡ. 언제든지 두 팔 벌려 기다리고 있는 엄마의 품처럼,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어주는 나무와 함께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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