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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65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코맥 매카시」라는 이름과 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아직 그의 작품을 접할 기회는 좀처럼 없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드》등의 유명한 작품이 있지만 「코맥 매카시」라는 이름과 연결 짓지도 못했다. 정말 순수하게 그 이름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야 『국경을 넘어』를 통해 그를 처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ㅡ.
『국경을 넘어』는 코맥 매카시의 초기 작품인 「국경 시리즈」중의 한 작품이다. 『모두 다 예쁜 말들』(1992)이 국내에 2008년도에 출간되고, 최근 들어서 『국경을 넘어』(1994)와 『평원의 도시들』(1998)이 함께 국내에 출간 되었다고 한다. 그 중 『국경을 넘어』는 코맥 매카시의 초기 작품인 국경 시리즈의 가운데에 서 있는 작품이다 ㅡ.
늑대에 대한 남다른 생각으로 인해 잡은 늑대를 멕시코로 보내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주인공 「빌리」ㅡ. 빌리는 덫에 걸린 늑대를 원래의 곳으로 보내기위해, 집이 아닌, 멕시코를 향해 무작정 국경을 넘게 된다. 그러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많은 일들을 뒤로하고 다시 돌아간 집에는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다. 아니, 반겨줄 사람이 없다. 자신이 없었던 시간의 일을 듣게 되고,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지내고 있는 동생「보이드」와 만나 다시 국경을 넘게 된다. 도둑맞은 말을 찾기 위해 ㅡ. 그리고 두 소년의 앞에는 행복과 불행이 공존하는 많은 일들이 펼쳐진다.
『국경을 넘어』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대화와 일반 문장의 구분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구분은 있으나, 그 표시가 불분명 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시간과 공간도 마찬가지다. 역시나, 친절한 표시를 기대하긴 힘들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리고 그 대화나 문장 하나하나에 건조함이 묻어난다. 그럼에도 또 역설적이게도 그의 문장들은 아주 친절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ㅡ.
뜬금없이(물론, 내가 발견하지 못한 뜬금 있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늑대를 보내기 위해 멕시코로 향하는 빌리의 모습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세상을 향해 달려 나가는 한 소년의 모습 ㅡ. 부모의 죽음이 주는 뜻하지 않은 인생의 처참함과 상실감 ㅡ. 소년이 모험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많은 사람들을 통해 드러나는 인생의 다양한 모습들 ㅡ. (그 사람들은 소년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위협이 되기도 하는 반면에 도움을 주고 용기를 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 순간순간을 함께하는 다양한 (그리고 이해하기 쉽지만은 않은 ㅡ.) 철학적 이야기들을 통해 인생 본연의 문제들을 곱씹게끔 만들어준다 ㅡ. 소년이 넘은 국경, 또 다른 그 세상을 통해 상당히 무거운 주제들을 평원에서 느껴지는 광활함과 산맥이 주는 힘찬 느낌으로, 그러나 어딘가 여성스러운 느낌으로 풀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코맥 매카시의 국경 시리즈는 첫 번째 작품 『모두 다 예쁜 말들』과 두 번째 작품 『국경을 넘어』의 주인공들이 세 번째 작품『평원의 도시들』에서 만난다는 독특한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누군가 “이 책이 좋았냐, 그렇지 않았냐?!” 라고 질문을 해온다면.. 난 이 국경 시리즈의 연결고리를 모두 이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고 싶다 ㅡ. 멀지 않은 시간에 모든 고리를 완성하고 싶다는 생각이 벌써부터 나를 초조함과 설렘으로 가득 차게 만든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