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여행유전자 - 여행유전자따라 지구 한 바퀴
이진주 지음 / 가치창조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그 누구에게나 좋은 기억들은 존재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들었던 '그 노래'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거닐었던 '그 거리'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자주 갔었던 '그 카페'를 기억한다 ㅡ. 반면에 누군가에게는 좋았던 기억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 반대의 기억으로 남겨지기도 한다. '그 노래'가 사랑하던 사람에게 차이는 그 순간에 흘러나와서 다시는 듣기 싫은 노래가 되기도 하고, '그 거리'에서 소매치기라도 당해서 다시는 가기 싫은 거리로 기억되기도 하고, '그 카페'로 인해 자신만의 잊을 수 없는 치욕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이렇듯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기억들 ㅡ.  누군가의 기억을, 그 느낌들을 공유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가봤던 곳이라서 또는 가보고 싶은 곳이라서 (혹은 기타 등등의 ㅡ)' 라는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이유로 인해 그런 기억들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여행이고, 여행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여행유전자가 나에게도 조금은(혹은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타인의 기억을 마치 내 기억인 냥 공유 할 수도 있는 것이고 ㅡ.

 





 

여행은

거기 있는 그것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거기 있는 그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것.

 

나는

사람이 좋아 사랑에 미친 것 처럼

그 곳은 잊어도 그 사람들은 못 잊는

인연의 실꾸러미를 둘둘 말아 들고 떠나는 여행자.  - P63

 

 

『내 안의 여행유전자 - 여행유전자 따라 지구 한 바퀴』스스로를 여행 유전자라고 일컫는 저자의 기억과 느낌을 따라 세상을 한 바퀴 여행하는 것이다. 사람이 좋아 사랑에 미친 것 처럼, 사람이 좋아 여행을 한다는 그녀. 세상의 여기저기에서 이런저런 사람들과 곳곳의 장소, 다양한 순간들을 마주했던 기억들을 풀어놓는다. 그런 여행의 이야기들을 단순히 즐겁고 유쾌하게만 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나타난 몇 장의 사진에서 느껴지는 안타까움 들이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하기도 했다. 거기다가 단순한 동정을 넘어서서 그런 느낌들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조언까지 전해준다. 그리고는 다시 놓칠 수 없는 유쾌함으로 돌아간다 ㅡ.

 

「여행유전자 따라 지구 한 바퀴」라는 부제처럼, 세상의 많은 곳들을 순간 이동 하듯 넘나들고 있지만, 그 어느 곳도 완벽하게 자세히 설명한 곳은 없다. 솔직히, 자세한 설명이라면 여행 가이드를 살펴보는 것이 훨씬 나으니 당연히 이 책에서는 필요한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보게 되는 이유는, 여행 가이드에는 나와 있는 않은 "느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유한다. 여행유전자의 느낌이지만, 마치 나의 느낌이며 기억이 되는 것이다. 그만큼 유쾌하면서도 또 다른 멋진 나의 기억을 만들어주는 책 『내 안의 여행유전자』이다 ㅡ.

 





 

여행의 절정은 집에서 이루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 한다. 길든 짧든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집에서, 그동안 내가 가진 것이 많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또 다시 현실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도 오래가지는 못하니.. (마치, 대한민국 남자들이 모두 간다는 군대 ㅡ. 군대 전역만 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을 가지는 순간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6개월 정도는 그런 마음이 변함없지만,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그 마음처럼) 현실에 대한 고마움을 잃어가는 내 마음이 싫어지는 것을, 마음 스스로가 안다는 듯이 그 곳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는 여행유전자는 다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나도 떠나야 할 순간이 점점 다가오는 것만 같다. 나만의 또 다른 여행유전자를 따라서 떠나야 할 순간이 점점 다가오는 것 같다 ㅡ. 현실을 뒤로 한 채 떠나는 순간, 그 때 나도 말할 것이다. 여행유전자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현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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