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 '온 더 로드'의 박준, 길 위의 또 다른 여행자를 만나다
박준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어릴 적 우리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왜"라는 질문을 아주 많이 던지곤 했다. 정답이 있는 "왜" 일수도 있고, 정답이 없는 "왜" 일수도 있는 많은 것들 ㅡ. 정답이 있다면 고개를 끄덕끄덕, 정답이 없다면 세상은 왜 그런 것일까 하는 생각에 고개를 갸우뚱했던 날들이 떠오른다. 그런 '갸우뚱'을, 하루하루의 삶이 쌓이면서, 당연함으로 받아들인 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리고 우리가 잊고 있었던 "왜"라는 질문 중 가장 기초적이자 심오하다고 느껴지는 질문이 “우리는 '왜' 사는가?! 뭘 위해 사는가?!”이다. 그 대답에서 (혹은 그 질문에서) 새로운 삶을 출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되는 책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이다. 

 류시화 님의 《지구별 여행자》와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 나를 "인도"로 이끌었다면, 박준 님의 《온 더 로드》는 여행의 '여'자도 모르던 나를 "카오산 로드"로 이끌게 했던 책이었다. 그 책에서 느꼈던 자유와 또 다른 삶에 대한 느낌들 덕분에 「박준」이라는 이름만으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는 저자가 "캄보디아"라는 또 다른 길 위에서 만난 또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이다. 《온 더 로드》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스스로를 키워가는 사랑'과 '자유분방함'이라는 느낌으로 표현된다면,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에서 만난 사람들은 '타인을 향상 사랑'과 함께 보다 '정적'인 느낌을 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여기서 만난 사람들은 봉사라는 목적을 가지고, 떠도는 것이 아닌 (적어도 몇 년씩은) 정착해서 "캄보디아"라는 또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차를 마시는 나를 흐뭇하게 바라보던 아주머니가  

내 커다란 카메라를 보더니 문득 묻는다. 

가슴이 아프다며 내 카메라로 자기 가슴 사진을 찍어볼 수 있냐고.  - P24 

 한국이라는 힘든 곳(?!)을 떠나 (또는 피해서) "캄보디아"로 향한 책 속의 사람들 ㅡ. 그들을 통해 만난, "캄보디아"라는 나라는 아주 다양한 느낌을 안겨준다. 낯선 사람들에게 따뜻한 웃음을 내보이며 행복이라는, 사랑이라는 마냥 좋기 만한 느낌을 안겨주기도 한다. 때로는 안타깝고도 슬픈 현실로 가슴을 먹먹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카메라로 아픈 자신의 가슴을 찍어달라고 하는 한 아주머니의 말에 그 모든 것이 담겨있지 않나 생각한다. 어쩌면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하는 순수함까지 담아서 말이다 ㅡ. 

느 날 깨달았어요.  

어차피 다 늦는데, 몇 살에 뭐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니까 나만 피곤하구나. 

그냥 나대로 가다 보면 언젠가 시간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시간에 대한 부담을 버리자고 생각했죠.  - P78 

 책 속에서, 모든 것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어떤 느낌일까?! 비슷하다고 느끼면서도 결정적으로 또 뭔가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또 어떤 느낌일까?!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에서 그런 사람을 만났고, 그로인해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떤 묘한(?!) 느낌을 받았다. 일종의 동질감 같은 느낌인데, 그 속에서 부끄럽다는 느낌이 공존하는 그런 묘한 느낌이라고 할까?! 또 다른 뭔가를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책 속의 그녀는 생각들을 당당하게 실천으로 옮겼고, 난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ㅡ. 

 “써바이 써바이 - 캄보디아어로 '행복하다' '즐겁다'라는 뜻이다.” 

 저자가 캄보디아에서 만난 사람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 한다. 캄보디아를 만나기 전, 한국에서 고민했던 문제들은 그곳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고 ㅡ. 지금까지 부족하다고 생각했었던 자신의 것들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ㅡ. 캄보디아 사람을 도와준다고 왔는데 도리어 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는다고 ㅡ. 그러면서 책 속의 모든 사람들은 말한다. 행복하다고 ㅡ. 

 앞서 "왜"라는 질문을 통해 말한 삶의 의미를 그들은 캄보디아에서 직접 경험으로 깨닫고, 그 경험을 실천으로 옮기며 살아간다. 그들을 통해 나눔의 의미를 그리고 보다 순수하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항상 미뤄두기만 했었다. 뭔가를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ㅡ. 오늘 당장이라도 작지만 소중한 뭔가를 시작해 봐야겠다. 꼭!! 

 그리고 모두가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를 외치게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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