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게임 1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09년 전 세계를 정복한 단 하나의 소설!” 

“잊힌 책들의 묘지가 열리고,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가 시작된다.” 

“성인이 1년에 평균적으로 소설 한 권을 읽는 스페인에서 출간 40일 만에 100만 부가 팔린 초대형 사이클론” 

등의 찬사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책, 『천사의 게임』이다. 그만큼 기대가 한없이 커져있던 책이기도 하다. 

  

수많은 찬사로, 커질 대로 커진 기대로 인해, 책이 내 손에 들어오자마자 당장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두 권 모두 합치면 800페이지에 육박하는 엄청난(?!) 분량으로 부담이 되기도 했다. 그 부담감 때문인지, 새롭게 시작하는 새로운 내용의 등장인물들과 금세 친해지기 어려웠기 때문인지, 초반에는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내용적으로도 초반에는 생각보다 진도가 팍~팍~ 나가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초반 잠시 뿐 어느 샌가 책의 두께 따위는 이 소설을 읽어나가는데 전혀 고려할 사항이 될 수 없었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 서점〈셈페레와 아들〉의 주인 셈페레 씨의 도움으로 책 속 세상을 안식처로 삼고 살아가던 「다비드 마르틴ㅡ. 갑작스런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어린 그를 도와주는 부유한 소설가페드로 비달」덕분에 신문사의 사환으로 일하게 되고, 비달의 조수로 있으면서 자신의 글도 쓰고 책도 출판하게 된다. 그러던 그는 「안드레아스 코넬리」라는 신비에 싸인 인물에게 거액을 받고 어떤 책을 써 줄 것을 부탁받는다. 그리고 그가 써야할 작품을 준비하면서 자신을 이끌어서 오게 한 '탑의 집'에서 집의 전 주인인 「디에고 마를라스카 폰힐루피」의 물건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의 의문스러운 행적들을 쫓아가기 시작한다. 그러는 중에 계속되는, 어느덧 비달의 아내가 되어버린, 크리스트나 사니에르」를 향한 그의 사랑과 그의 조수가 된이사벨라 히스페르트」와의 또 다른 사랑, 그리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 또 그 사건을 쫓는 형사 등등 ㅡ. 많은 이들과 복잡하게 그리고 전혀 알 수 없게 얽힌 많은 사건들이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음울하게 그려진다. 

 『천사의 게임』을 다 읽고 난 지금 ㅡ. 아~ 이 책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이 된다.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완전 가슴 아픈 사랑의 이야기?! 운명인지 숙명인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삶의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세상에 대한 또는 인간에 대한 복잡하고도 심각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축~축~ 처지는 느낌이 아닌 살아있는 느낌의 대화들이 오간다고 해야 할까?! 철저하게 계획된 듯 한,「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이라는 작가의 반어적 표현과 비꼬는 그만의 독특하지만 냉철한 한 줄 한 줄을 맛보는 재미가 있었다. 스토리의 진행 또한 처지는 느낌 없이 가슴 아픈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맛보는 듯 한 느낌을 주었고, 심지어 어느 순간에는 서늘한 장면까지 연출함으로써 한 편의 소설에서 나타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빠짐없이 맛(?!) 볼 수 있게 만들어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천사의 게임』, 이 책은 독자를 잠시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아니, 몸만 가만히 놔두고, 머리는 계속적으로 움직이게 만들고, 거기다가 뒤죽박죽 혼란스럽게 까지 한다. 그 어떤 글들보다 혼란스럽게도 많은 상상을 하게끔 만든다. 심지어 끝나는 순간 까지도 말이다. 

 

 우리의 삶이 그렇듯, 이 책에도 정답은 없다. 현실은 상상이고, 상상은 현실이다. 그래,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현실이다. 상상이기도 하지만, 현실이기도 한 지금의 현실 ㅡ. 소설속의 이야기가 더 현실스럽기도 하고, 현실속의 이야기가 더 소설스럽기도 하다. 세상엔 정말 이해하기도, 누군가에게 설명하기도 어려운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명쾌한 답을 얻으리라는 기대는 하지 말길 바란다. 그냥, "내가 생각하는 것이 답이다"라는 믿음(?!)으로 읽어나간다면, 훨씬 재미있고 신나는 이야기를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책의 마지막에 도착하면 뭔가 명쾌한 답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로 끝에서는 살짝의 허무함을 맛보았다. "어..뭐야?! 이게 끝이야~!?"라는 생각.. 어떻게 보면 참 어리석게 느껴지는 생각이다. 

 

 맘껏 상상하라~!! 그것이 이 책, 『천사의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하고, 빛나게 할 것이다. 

 

 【더하기】 

기회가 된다면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천사의 게임』 음악과 함께 책을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한다. 배경음악이 필요하다면 말이다 ㅡ.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