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 - 외로움도 안나푸르나에서는 사랑이다
이종국 지음 / 두리미디어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모든 책들이 그렇지만, 여행을 이야기하는 책들을 보면 다른 책들보다 더 많은 새로움을 얻게 된다. 단순히 여행을 일상 탈출로만 생각했던 나에게 "여행은 일상을 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을 위해 떠나는 것이다 ." 라는 말부터,  "삶 자체가 여행이다 ㅡ." 라는 배움 등등 ㅡ. 직접이든 간접이든 여행을 통해서 현실에서 커나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고 할까?! 유난히 관심이 많아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다른 방식보다 여행을 통해서 뭔가를 배워나간다는 자체가 즐겁기만 하다. 『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에서 본 "행복한 사람은 낯선 길에서 사람을 사랑하여 여행을 멈춘 사람 ㅡ."이라는 말이 또 다른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아~ 이렇게 생각할 수 도 있구나"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이다 ㅡ. 

  

『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에서 저자는 '시작은 여행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한다. 여행이 아닌 '일'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 것이다. 4개월간의 네팔 자원봉사라는 신혼여행을 떠나는 부부를 다큐멘터리로 담기위해 네팔이라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걘 바둘"이라는 이름을 얻고, "디빠"라는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몇 번을 네팔에 왔다 갔다 하면서도 안타깝게 그녀와 사랑의 결실은 맺지는 못한다. 실연을 당하고, 네팔의 아이들에게 눈을 돌리게 되면서 한 사람을 향하던 사랑, 그리고 그 실연의 아픔을 또 다른, 그리고 보다 큰 사랑으로 이끌어 나가는 저자의 이야기들을 『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에서 만날 수 있다. 

 

 

 『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을 보면서, 단순한 여행 에세이가 아니라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 한  느낌도 들었고, 때로는 한 편의 연애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시작은 누군가의 연애소설이었으나 연애 이야기가 끝날 무렵에는, 아이들이라는 새로운 사랑의 상대를 찾아, 그들과의 사랑을 키워나가는 이야기가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이국의 휴대전화를 사고 이국의 말을 배운다는 건, 삶의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그 땅을 스쳐가는 숱한 이방인들의 궤적에서 벗어나, 

그곳 사람들의 아주 오래된 어깨동무를 슬며시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다.  - P174 

 

 내가 더 어린 시절에 여행을 많이 본 해 본 사실을 후회하는 이유 중에 가장 큰 하나가 바로 시간이다 ㅡ. 일상에 치여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만으로도 큰일인데, 하물며 어딘가로 떠나 오랜 시간을 머문다는 것은 더더욱 큰일이고, 사고이다. 그런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많은 시간들을 도대체 뭘 하면서 허비했나하는 아쉬움이라고 할까..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 중 하나, 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현지 사람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그들처럼 생활하는 것이다. 그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그들 중의 하나가 되어, 진정으로 또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것 ㅡ. 그것이 정말해보고 싶은 일이고, 그것이 저자에게 정말 부러운 점 중의 하나이다. 또 다른 세상을 살아보는 것, 또 다른 삶의 큰 의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밤하늘의 빛을 보려면 지상의 불을 꺼야한다.  - P 238   

 

그러고 보니, 다른 이야기들을 주절거린다고 정작 제목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것 같다. 『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ㅡ. 저자가 네팔에서 했던 모든 것들이 처음이고, 그 모든 것들이 사랑이기에, 그리고 여전히 그곳을 그리워하기에 이런 제목이 나왔으리라 생각 된다. 첫 사랑만큼 순결하고 아름답다고 느끼며, 그리워하는 것이 또 있을까?! 자연과 너무 동떨어진 불빛 가득한 현실을 살면서 밤하늘을 제대로 보기란 힘든 일이다. 밤하늘을 보기위해 지상의 불을 끄고, 자연 그대로의 '처음'이라는 순간을 만끽하는 그 행복함을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어쩌면 알면서도 현실이라는 벽 앞에 그리워하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그 자연의 순간, 순결한 순간을 사랑을 통해서, 네팔을 통해서, 밤하늘의 별을 통해서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prologue에서 저자는 말한다. 그가 네팔에서 얻어온 가장 값비싼 항목이 세상과 삶에 대한 애착과 자신감이라고. 그 애착과 자신감을 독자에게도 전염시키고 싶다고. 각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나 삶을 대하는 태도는 제각각 다른 방식이겠지만, 그 세상과 삶 자체에 대한 애착과 자신감은 충분히 전염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도 그가 전염시킨 자신감을 가지고 시도하고픈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책을 읽는 내내 부러웠던 그것!! 

 

 그래 언젠가는 나도 꼭!! 그리고 저자와 똑같이 외칠 것이다. 『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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