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글리 - 못생긴 나에게 안녕을 어글리 시리즈 1
스콧 웨스터펠드 지음, 송경아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어글리』라는 제목의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친구가 다가와 묻는다. 

 

“그거 니 얘기냐?!” // “어..어?! 뭐?!” 

“어글리!! 니 얘기잖아 ㅡ.” // “음.. 그래.. 나도 좀 핸섬해 지고 싶다고!!” 

 

누구나 원하는 아름다움 ㅡ. 오늘날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지 않을까?! 거울을 바라보며 '눈이 좀 더 컸으면 좋겠어~', '코가 좀 더 높았으면~', '키가 좀 더 컸으면~', '뱃살에게 작별을 고하고 싶어~" 등등 많은 소망(?!)들을 외치고는 한다. 실제 성형도 많이 하고 말이다 ㅡ. 

 

자~ 그런 많은 이들에게 아주 멋진 세상이 나타났다. 16세가 되면 무조건적으로 전신 성형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것도 눈부실 정도로 아름답고, 아찔할 정도로 아름답게 말이다. 외모로 인한 스트레스나 차별 따위는 전혀 없고 모두 똑같이 아름답게 존재하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일은 원하는 경우에만 하면 되고, 원하는 물품은 도시 정부에서 공급해 준다. 얼마든지 실컷 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어떤가?! 끌리지 않은가?! 

 

이 멋진 세상이 『어글리』속에 존재하는 세상이다. "못난이"인 주인공 「탤리」는 열여섯 살 생일을 앞두고 있다. 그녀는 이미 "예쁜이"가 되어 '예쁜이 동네'로 떠난 친구 「페리스」와의 재회를 꿈꾸며 하루 빨리 예쁜이가 되어 '못난이 마을'을 떠날 생각만 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우연히「셰이」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못난이"로 살아가길 선택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스모크'라는 곳의 존재를 알게 된다. 셰이가 스모크로 떠나고, 수술을 코앞에 앞둔 탤리에게 '특수 상황국'이 나타나 '스모크'의 위치를 알아오기 전까지 "예쁜이"가 될 수 없다는 말을 전한다. 절실하게 "예쁜이"가 되고픈 탤리에게 던져진 선택 ㅡ. 그 선택을 위해 그녀는 홀로 '스모크'를 떠나게 되고 지금까지 알지 못하던 많은 충격적인 사실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수많은 생각과 갈등들 ㅡ.

 

그러나 그들은 녹슬이들이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수백만 가지 방식으로 세상을 파괴할 뻔했다는 것을 잘도 잊어버렸다.  - P227

 
우리의 미래를 그린 소설이나 영화들이 그 어느 것 보다도 현실을 더 냉정하고 정확하게 바라본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었고, 『어글리』를 보면서 그런 생각은 더 확고해져만 갔다. 정말 냉철하게 과거를 돌아보지 않은가?! (『어글리』에서는 지금의 우리를 "녹슬이"라고 부른다.) "수백만 가지 방식으로 세상을 파괴할 뻔했다"는 말이 가슴 속 깊숙한 곳에 와서 박힌다. 실제, 소설 속에서는 이미 거의 파괴한 것으로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진정으로 미래에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것이 아닐까?! 단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당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런 생각들조차 많이 하지 않고 살 뿐이지 ㅡ. 

 

『어글리』라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여기서는 아름다움을 이야기 한다. 아니, 아름다움을 통해 '인간'을 이야기 한다.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욕망에서 시작해, 아름다움에만 초점을 맞춘 채 진정한 인간적인 삶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야기한다. 물론 조금 남은 인간성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 또한 보여주면서 말이다. 정확히 무엇이 옳고 무엇이 나쁘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건 개개인이 생각해야 할 몫이니까 ㅡ.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우리가 진정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외모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뻔~ 한 대답을 또 하고 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핸섬"해지고 싶다는 이 마음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절대 쉽지 않은 질문에, 쉽지 않은 대답만이 가득하다 ㅡ. 난, 진짜 『어글리』속 "예쁜이 세상"을 꿈꾸며 살아가는 것일까?! ㅡㅡ;; 

 「스콧 웨스터펠드」의 장편소설 《어글리 3부작》의 제1탄이 『어글리』라고 한다. 2탄, 3탄이 계속 나온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어글리』는 또 다른 뭔가가 생길 여지를 두고 마무리를 짓고 있다. 그렇다면, 나 역시도 더 멋진 결론은 2탄, 3탄으로 살짝 미뤄도 괜찮지 않을까?! 음.. 이런식으로 지금 당장의 어떤 결론은 살짝 피해가 본다. 과연, 2탄, 3탄이 지나면 내 생각이 정리가 되긴 할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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